신호대기로 멈춰섰을 때 수입차들 속에 갇힌 경험이 있는가? 서울 강남의 경우 거짓말 조금 보태 국산차 반, 수입차 반이다. 가계소득 증가와 달러가치 하락, 국산차 값 인상 등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자 수입차업계는 발 빠르게 경제형 수입차들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환영할 일. 2007년 1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2천만~3천만 원대의 수입차를 모았다.
크라이슬러
크라이슬러는 현재 네 가지 엔트리급 수입차를 판매하고 있다. 가장 싼 PT 크루저 2천850만 원, PT 크루저 카브리오는 3천250만 원, 세브링 3천590만 원, 세브링 컨버터블은 3천790만 원에 살 수 있다. PT 크루저는 2.4ℓ152마력 엔진에 4단 자동 변속기를 물려 앞바퀴를 굴린다. 세브링은 한때 인기가 좋았지만 풀 체인지 모델의 수입을 앞둔 현재 판매가 주춤한 상태다. 세단보다 컨버터블이 많이 팔린다(2006년 세단 22대, 컨버터블 80대).
닷지
닷지 엠블럼에 2.0ℓ휘발유 엔진과 무단변속기(CVT)를 조합한 캘리버는 2천690만 원의 저렴한 값에 판매된다. 우람한 외관과 깔끔한 실내 디자인, 아이디어 장비 등으로 최근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SUV와 세단의 중간형태로 실용적인 패키지를 자랑한다.
지프
오프로드 매니아들이 선호하는 지프 랭글러 사하라는 3천490만 원에 판매된다. 175마력과 29.5kg·m의 토크를 내는 직렬 6기통 4.0ℓ 파워테크 엔진을 쓴다. 2천만~3천만 원대 수입차 중 가장 큰 배기량을 자랑한다. 일체형 프레임 보디와 코일스프링 서스펜션, 로 기어 등으로 오프로딩 실력이 수준급. 연비는 생각 안하는 편이 낫다.
포드
미국 메이커 중 크라이슬러 다음으로 경제형 모델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싼 몬데오(2.0, 2천660만 원)를 판매하고 있다. 이스케이프는 2.3 3천만 원, 3.0 3천345만 원 두 가지가 나오고, 머스탱 쿠페 역시 3천600만 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표가 붙었다. 가장 싼 4WD 세단이라는 전략을 내세운 파이브 헌드레드는 4WD(4천230만 원)보다 2WD(3천980만 원)가 더 많이 팔려 효자노릇을 했다. 포드는 올해 신형 몬데오를 들여오고, 푸조 207CC에 대항할 포커스CC를 저렴한 값에 판매할 계획이다.
혼다
혼다에서 판매하는 수입차 중 레전드(6천780만 원)를 제외하고 모든 차종이 4천만 원을 넘지 않는다. 시빅 2.0이 2천990만 원으로 가장 싸고, 어코드 2.4 3천490만 원, 3.0은 3천940만 원이다. 베스트셀러 SUV CR-V는 지난해 10월 3세대를 출시한 후 판매가 급상승해 3개월간 무려 829대가 팔렸다. 값 대비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WD 3천90만 원, 4WD 3천490만 원. 혼다는 3월 3천만 원대 중반의 시빅 하이브리드 버전도 출시할 계획이다.
미니
폭스바겐 뉴 비틀과 함께 귀엽고 깜찍한 차로 대표되는 미니는 6가지 모델이 판매된다. 이 중 쿠퍼S 컨버터블을 제외한 5개 모델을 4천만 원 이하에 살 수 있다. 1.6ℓ 엔진을 얹은 쿠퍼와 컨버터블, 파크레인은 각각 3천390만 원, 3천440만 원, 3천850만 원이다. 여기에 수퍼차저를 더한 쿠퍼S와 체크메이트는 3천890만 원과 3천940만 원으로 최고시속 220km, 0→시속 100km 가속 7.5초의 괜찮은 성능을 낸다. 상반기 중 덩치를 키우고 크루징 능력을 강화한 신형 미니가 나올 예정이다.
푸조
푸조는 콤팩트 하드톱 컨버터블의 대표인 206CC와 307시리즈, 407 등 6가지 경제형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206CC 퀵실버가 2천980만 원으로 가장 싸고, 206CC 클래식과 RC라인이 각각 3천300만 원, 3천400만 원이다.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와 2.0ℓ 디젤 터보 엔진으로 돌풍을 일으킨 307SW HDi는 3천550만 원이다. 407의 막내 2.0은 3천900만 원에 살 수 있다. 최근에 출시된 307 HDi는 3천350만 원으로, 올해 더해질 207CC와 함께 푸조의 볼륨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브
사브 중 유일하게 3천만 원대인 9-3 2.0 리니어(3천990만 원)는 직렬 4기통 2.0ℓ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4.5kg·m를 낸다. 지난해 60대가 팔려 사브 중 판매 1위를 했다. 같은 모델의 컨버터블 버전은 5천635만 원으로 값 차이가 크다.
볼보
볼보의 저가모델은 S40(3천580만 원)과 V50(3천890만 원), 그리고 3월 중 더해질 C30(3천만 원대 초중반) 등 세 가지. 엔진은 모두 직렬 5기통 2.4ℓ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3.5kg·m를 낸다. 지난해 판매는 S40 126대, V50이 106대로 S60에 비해 많지 않지만 스칸디나비안 스타일로 통칭되는 디자인과 안전의 볼보라는 인식, 비교적 싼 값이 메리트로 작용한다.
폭스바겐
국내 수입차 메이커 중 2천∼3천만 원대 모델을 가장 많이 보유한 폭스바겐. 뉴 비틀과 골프, 제타와 파사트 등 10개 모델에 이른다. 2천990만 원인 골프 2.0 FSI 디럭스가 가장 싸고, 3천990만 원짜리 제타 2.0 TDI 프리미엄이 가장 비싸다. 뉴 비틀은 3천270만 원과 3천890만 원(카브리올레)으로 여성 구매율이 높은 반면 골프는 남성이 많이 찾는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파사트 FSI 컴포트로 750대다. 폭스바겐의 2.0 FSI 엔진은 150마력에 20.4kg·m의 토크를 내고, 2.0 TDI 엔진은 140마력에 32.6kg·m다. 최근 디젤 터보(TDI)의 판매가 늘고 있다.
볼보 C30
볼보의 소형 해치백 C30이 3월 중 한국에 들어온다. 값은 3천만 원대 초중반. 판매 모델은 직렬 5기통 2.4ℓ엔진의 C30 2.4i로, 해치를 유리로 만들어 웃는 듯한 뒷모습이 인상적이다.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혼다는 지난해 11월 시빅 2.0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도 같이 발표했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94마력, 12.3kg·m를 내는 1.4ℓi-VTEC 엔진에 20마력짜리 전동 모터를 더해 23.2km/ℓ의 연비를 실현한다. 출시는 3월경, 값은 3천만 원대 중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 벤츠
B클래스 고급차의 대명사 메르세데스 벤츠에서도 저렴한 차가 나온다. 들여올 차는 해치백형 B클래스로 3천만 원대의 가격표가 붙을 전망. 시기는 3월경이다.
푸조 207CC
206CC가 모델 체인지되어 207CC로 바뀔 예정이다. 수입 시기는 미정. 206CC에 얹었던 4기통 1.6ℓDOHC 엔진을 쓰고, 범퍼를 두 단으로 나누는 새로운 프론트 그릴과 펜더 쪽으로 길게 뻗은 헤드램프 등이 눈에 띈다. 206CC보다 크고, 값은 비슷한 수준에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포드 뉴 몬데오
차세대 몬데오는 볼보 S60과 V70을 생산하는 EUCD 플랫폼에서 탄생한다. 볼보의 직렬 5기통 2.5ℓ터보와 1.8ℓ직분사, 2.0ℓ와 2.2ℓ직분사 디젤 등 다양한 엔진을 얹지만 국내에는 2.0ℓ 휘발유나 2.2ℓ디젤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값은 기존 몬데오 2.0(2천660만 원)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싸질 전망. 출시는 하반기로 잡혀 있다.
포드 포커스CC
포커스CC는 전동식 하드톱을 얹은 컨버터블이다. 1.6ℓ100마력과 2.0ℓ듀라텍 145마력, 듀라토크 136마력 엔진을 쓴다. 3천만 원대 중반의 값으로, 207CC와 경쟁하게 된다.
크라이슬러 뉴 세브링
트렁크와 보닛이 날렵하게 바뀐 세브링은 세단과 컨버터블이 들어온다. 출시 시기와 값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근 크라이슬러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감안하면 그리 비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엔진은 V6 2.7ℓ190마력, 2.0ℓ디젤 터보 등이 얹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