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0일
돈번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아르바이트..
사장님도 일 마니 안시키고 같이 일하는 알바생들도 착하고
잘 대해주고 주방싸모님(나의 이상형^^)의 맛나는 요리도 맛보고
이 이상 더 좋은 알바가 어딨겠냐고 처음에 혼자서 생각했다.
5월21일
전날의 마스터한 일들을 한 날이다. 진정한 아르바이트란 이런
거구나 하구 생각하며 내심 내가 일해서 돈을 버는구나 마음속으로
뿌듯했다. 사람은 살면서 힘들일을 해봐야 인생을 안다는 말이
진리인줄 오늘에야 알게 됐다.
일이 익숙해질 무렵 때쯤 사장도 이제 익숙해진 나를 익숙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야이 씨발놈아 니 지금 어디앉아 있노? 니 돌았나?
여기 놀러왔나?"
욕을 듣고도 바보같이 죄송하다는 말만 했다. 앉은것도 아니고
기대어 있었는데도...
5월22일
일한지 어언 3일째 되던날.. 어처구니 없게 애를 보란다.
사장은 나에게 달콤한 속삭임으로 나를 유혹했다.
돈을 주며 "이거 가지고 아이들 아이스크림사주고 니먹고
싶은거 사먹어라. 그리고 기냥 애들 집에 델고 가서 씻기고
티비 틀어 주면 알아서 티비보니깐 니는 기냥 집에 있기만
하면 된다. 알았제?" 오늘 하루 편하게 쉬어보까 ㅋㅋ
귀여운 4살짜리애 동주니, 겉으로는 어린 초등학생 8살
속은 20살인 나보다도 더 깊은 애 동우......
어린 두애들은 알바생에게 맡겨지는게 너무나 익숙해져서
나를 아무꺼리낌없이 대했다.
집에들어가자마자 "형 울동생 얼굴하고 손하고 발하고 깨끗이
씻겨레이~ 나는 방에 들어가 있으께" 동우가 너무나 태연하게
말했다. ㅋㅋ 기특한 꼬마네 하고 내심 웃고있는데
"행님아~ 과자 먹고 싶은데 행님아가 쫌 사올래?"
내가 무슨 힘이 있겠노 바로 애가 좋아하는 장난감들어있는과자를
사왔지..근데 이게 왠일 장난감 조립품하나가 부서져 다시
사가지고 오라고 하네 -_-; 다시 사서 온 과자속의 장난감이 다른
거였 는데 맘에 안든다고 하네... (애들뒷바라지한지 1시간후)
동우가 라면을 들고 오면서 "이거 내 먹을 건데 형아도
같이 먹자"
알바하는곳에서 밥을 주지 않아 언제나 불만이던 내게 고맙게도 이
엉아를 생각해주는 배려깊은 동우가 넘 사랑스럽게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4살애 먹일려고 끓인 죽냄비를 손으로 바로
잡아서 손가락 5군데가 디었다. 아파 죽겠는데 내가 꾀병인 줄
알고 동우가 자꾸 행님아 뭐하는데 빨리 동준이 밥주라.....
헐 아무것도 잡지도 못할만큼 아픈데 헐...................
아이씨 그냥 하던 써빙이나 할걸..
5월23일
희성이 생일이라고 아이들이 밀려왔다. ㅋㄷㅋㄷ 알바시작하고
첨으로 맞는 울동기들.. 넘 반가웠다.
또 안녕이라고만하며 손만흔들었지만...
생일도 추카해주고 즐겁게 노는게 얼마나 부럽던지
복받쳐오르는 서러움.. 어느샌가 시간의 소중함 함께 있음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됐다.
5월24,25,26일
태어 나서 처음으로 밤새도록일을했다. 저녁6에서 다음날
아침6시까지.......
사장은 자기 필요할때만 알바생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그렇지않을 때는 태도가 달라졌다.
밥도 주지 않으면서 일은 마니 시키고...,
손님이 먹지않고 남기고 간 음식을 쳐다본다.
혹시나 먹을 수 있는 게 있지나 않을까?
그래도
새벽1시정도에 밥을 해주었다.
자기 말로는 남은재료 하나도 안써서 만들었다고 했다.
빈민가 촌에서 쓰는 아주 큰 냄비하나에 라면,두부,소세지,
당면등등 가게에서 쓰는 모든재료를 다넣어서 개밥같이 만들었다.
배는 고픈데 눈물이 핑돌았다.
돈이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