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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메이트 soulmate]
7화 Episode 11. 우주를 넘어서... Across the Universe...
Episode 12. 심장에서 소리가 나요... Heartbeat...
S#1. 동욱집/유진집(N)
이미 오랜 통화에 지친 듯 책상에 팔을 기댄 채 피곤한 듯 전화를 받고 있는 동욱
거실 소파에 앉아 초롱초롱 말짱하게 핸드폰으로 통화중인 유진
유진 : 어제 그 드라마의 여배우가 한 목걸이를 제가 이미 구입하지 않았겠습니까?
제 감각이 너무 정교하지 않습니까?
동욱 : (할수없이 맞춰주느라) 네, 유진씨 정교해요 정교해
유진 : (웃으며) 제가 꼭 담엔 하고 나와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때 울리는 유진의 귀여운 짱구 모양의 자명종 알람소리
동욱 : (소리에 놀라서) 이게 무슨 소리에요?
유진 : 어머! 벌써 12시를 알리는 알람이 울렸습니다!
동욱 : (반가워서) 아~ 이제 자야죠 유진씨?
유진 : 그럴리가요! 커플요금제를 했으니까
이제부터 새벽 6시까지 저희가 나누는 달콤한 대화들은 돈이 안드는 공짜 말입니다~
동욱 : (허걱) 6시까지요? ...저도 밤새 유진씨랑 통화하고 싶지만 우리가 내일 또 출근도 해야 하고..
유진 : 동욱씨는 농담도 잘 하십니다 프리랜서가 출근이시라니~
동욱 : (뜨끔해서) 아~ 저야 상관없지만 유진씨는 내일 출근해야 되니까
유진 : 이렇게 제 몸까지 챙겨주셔서 무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동욱씨랑 통화하다 보면 어느새 피로는 사라지고 피부까지 재생된답니다
동욱 : (수화기를 막고 혼잣말로) 그만하고 자자 쫌!!
유진 : 동욱씨 혹시 ‘사랑스러워’라는 노래 아십니까?
새벽에 수화기를 통해 듣는 남친의 세레나데~ 모든 여자들이 꿈꾸는 로망입니다
동욱 : 에이~ 유진씨, 저 노래 잘 못하는데..
유진 : 사랑의 세레나데에는 음정이 중요하지 않답니다~
‘사랑스러워’를 최선을 다해 귀엽게 부르기 시작하는 동욱
S#2. 교열부(D)
잠이 모자란지 다크서클에 눈이 퉁퉁 붓고, 뺨에 주근깨처럼 기미까지 낀 유진
감기는 눈을 겨우 지탱하면서 입은 마냥 행복해 웃고 있다
미진과 수경, 그런 유진을 이상하게 바라보며
유진 : 밤새 너무 행복했답니다
수경 : (부러워서) 밤새 듣는 사랑의 세레나데라~
미진 : 지겨운 사랑노래도 한두번이지! 유진씨 얼굴 좀 봐
오뎅국물에 삶은 무처럼 시커매가지고, (빰에 손가락을 쓰윽 스치며) 기미 낀 것 좀 봐
무슨 말광량이 삐삐쳤니?
유진 : 그렇게 놀리셔도 소용없습니다 부장님과 선배에게도 커플요금제를 적극 전도합니다
수경 : 아니야~ 이미 그런 건 다 경험해봤지~ 처음에만 좋지~ 자기도 한달만 지나봐!
(Insert)필립방/수경방
아침, 핸드폰을 귀에 댄 채 세상 모르고 잠들어있는 둘,
수경, 먼저 잠이 깨서 놀란다
수경 : 필립씨! 자? 잤어
필립 : 어? 아니!
수경 : 뭐야! 안잔다며~
필립 : 아냐...(덮어씌우듯) 너가 먼저 잤잖아!
수경 : 그랬나?..아냐! 필립씨가 먼저 잤어!
필립 : 너가 먼저야!
수경 : 아냐, 필립씨야!
티격 대고 있는 둘
현실로 돌아오면 다시 수경
수경 : 유진씨~ 연애선배로서 충고하자면 서로 좀 숨쉴 여유를 줘야 한다는거야~
미진 : 맞단다! 조금 있으면 핸드폰 비밀번호 안가르쳐준다고 징징대다가
그 남자 블로그에 여자글 하나만 올라와도 밤새 신경이 곤두서고
결국 유진씨 피부만 만두피처럼 쪼그라들게 될테야~
유진 : (약간 멈칫) 그래도.. 전 진정 사랑하는 사이라면 모든 걸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진 : 뭐, 유진씨 뜻이 정 그렇다면 확실하게 내 손바닥에 놓고 속속들이 다 아는 법 들어볼테야?
수경 : 그런 방법이 있었어요?
미진 : 일단 유진씨 핸드폰 좀 줘봐 어떻게? 빨리!
미진, 유진의 핸드폰을 받아서 폴더를 열면서
미진 : 처방전이 강하면 부작용도 센 법! 잘못 쓰다간 혼쭐나는 수가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한단다!
유진 : (쫑긋해서 들으며) 네, 주의의 말씀 아로새기겠습니다
S#3. 카페(D)
유진, 시간이 지나자 더 안색이 안좋아보인다
테이블에 올려진 연애다이어리 보이고 동욱의 핸드폰을 눈치를 보며 만지는 유진
유진, 자기 핸드폰을 열어서 친구찾기 위치추적을 로딩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미진 : (Off) 일단 자기 핸드폰으로 접속해서 친구찾기에 등록을 하고
유진, 화장실 쪽을 보며 혹시나 동욱이 올까봐 진땀을 흘리고 있다
미진 : (Off) 친구찾기에 남친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승인확인을 누르고
유진, 자기 핸드폰에 친구찾기에 신동욱 이라고 입력하고‘보내기’를 누른다
울리는 동욱의 핸드폰
동욱의 핸드폰 폴더를 열어 친구찾기를 수락하시겠습니까 에 ‘Yes'를 누르는 유진
떨면서 동욱, 핸드폰에서 수신된 메시지를 지우는 유진
미진 : (Off) 몰래 남친 핸드폰에서 승인 동의를 누르고 문자메시지를 지워서 증거를 인멸해!
이때 화장실에서 걸어오는 동욱을 보자
잔뜩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테이블 위 제자리에 놓는 유진
미진 : (Off) 물론 걸리면 큰일나니까 조심 또 조심!
동욱, 자리에 와서 앉으며
긴장된 유진의 얼굴에 진땀이 흐른다
동욱 : (심하게 걱정) 아니 유진씨!! 대낮부터 왜 이렇게 진땀을 흘려요!!
병원에 가봐야 되는 것 아니에요?
유진 : 아닙니다, 말짱합니다 행복이 절 지켜주고 있습니다
동욱 : 다음부터는 아무리 아쉬워도 통화 일찍 끊어야겠네요!
유진씨 기운이 하나도 없어보여요 밤새 통화하느라 잠을 못자서 그런 거 아니에요?
유진 : 아닙니다.. 동욱씨 피부가 좋아지기 전 잠시 트러블이 생기는 단계입니다
동욱, 못말리겠다는 듯 유진을 보고 웃는다
갑자기 카페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유진 : (생각난듯) 아, 이 노래... 이게 1시 45분에 나왔던? 그 노래입니까?
뭔지 몰라서 당황하는 동욱
(Insert)동욱집
시계가 1시를 지나고 있고 거의 힘 빠져서
신해철의 ‘인형의기사’마지막 소절을 부르고 있는 동욱
동욱의 노래가 끝나면 좋아라 하는 유진의 웃음소리
동욱, 뭔가 생각난듯 시디장에서 시디 몇장을 빠르게 빼낸 후에 오디오데크에 넣는다
동욱 : 제가 유진씨를 위해서 CD를 만들었거든요 유진씨 생각하면서 고른 곡들이니까 잘들어주세요
유진 : 네, 그러겠습니다~
하면서 동욱, 핸드폰을 고정대에 넣어 스피커 앞에 세우면 들려오는 음악
행복에 잠긴 표정으로 듣는 유진과는 달리
동욱은 어느새 침대에 쓰러져 피곤했는지 코를 골고 있다
다시 현실 속의 동욱
동욱 : (당황) 그럼요, 기억나죠!
동욱 : (Na) 잤는데 내가 어떻게 아냐구!!
유진 : (기억이 날듯말듯) 샤르르한 건 아니고 약간 슬프면서도
동욱 : 아, 그게 발라드였던가요?
유진 : (고개 저으며) 아, 아닌데..
보면, 슬쩍 다이어리를 보면
1시45분 - 남자보컬, 허스키한 분위기’라고 적혀있다
동욱 : (안도하면서) 닉케이브 앤 베드시즈라는 밴드입니다
유진 : 닉 케이브 앤드
하면서 다이어리에 또박또박 필기하고 있는 유진을 보면서
동욱 : (Na) 아 조심해야지 유진씨한테 거짓말하다 걸리면 큰일나겠구나!
S#4. 헬스클럽/헬스클럽 앞/유진집(D)
정환, 료헤이가 벤치에 앉아서 제법 무거워 보이는 덤벨을 들고 씩씩하게 운동하고 있다
힘없는지 동욱만 제일 가벼운 중량의 덤벨을 살짝살짝 들고 하고 있다
정환 : 너 요즘 기도 빠지고 10년은 늙어보인다
동욱 : 정말? 그렇게 상해 보인단 말야? 요즘 밤을 좀 샜더니...
료헤이 : 안됐다~
정환 : 그럴 땐 젖과 꿀이 흐르는 신천지에 가서 기를 보충해야 돼!
동욱 : 거기가 어딘데?
정환 : 내가 물죽이는 클럽을 하나 뚫었다는 거 아니냐~
료헤이 : 나도 갈래!
정환 : 요즘 잘 나간단 애들은 다 거기서 부비부비한대~ 생각만해도 흥분지수가 짜악~ 샘솟지 않냐!
동욱 : 아니야, 안갈래 됐어, 거기가 거기지 뭐!
정환 : 니가 그렇게 올드하게 생각하니까 니 얼굴도 동안에서 점점 이탈하고 있는 거야
팬서비스 차원에서 반짝 한번 떠줘야지 몸값을 유지하지~
동욱 : 그런가...? 안그래도 요즘 몸이 찌푸둥한데 좀 풀어줄까?...
S#5. 홍대클럽 안/유진집(N)
정환과 동욱, 료헤이 클럽에서 춤을 추며 목표를 탐색 중이다
정환 : 어때, 나 따라 오길 잘했지 쨔샤!
동욱 : 그래... 이제 좀 살 것 같다
정환 : 어 저기저기! 목표물 발견!
정환이 가리킨 곳을 보면
긴머리에 실루엣이 돋보이는 섹시녀에 조준표가 맞춰진다
동욱 : 좋은데! 그럼, 형이 먼저 워밍업해봐~
료헤이 : 파이팅!
정환, 먼저 섹시녀 앞에서 복고댄스를 선보이다가 바짝 다가가서 귀에다 대고
정환 : 너무 반짝인다~
섹시녀 : 네? 뭐가요?
정환 : (손가락으로 느끼하게 가리키며) 자기! 눈!
섹시녀 : (코웃음 친다)
정환 : 오늘밤 큰오빠랑 반짝반짝 북두칠성 한번 만들어볼까
섹시녀 : 북두칠성 말고 다른별은 모르나보죠?
정환 : 니 눈속에 있는 이 백만볼트짜리 샛별은 알지
섹시녀 : 아저씨 진짜 깬다~ 타임머신 타고 70년대에서 날아왔어요? 멘트가 너무 촌발 날려요!
정환, 무안하듯 1차로 까이자 이번엔 료헤이가 다가가서, 말없이 슬쩍 웃기만 한다
섹시녀 : 왜요?
료헤이, 역시 말없이 슬쩍 웃는다
섹시녀 : 뭐야, 말을 하든가 말을!! 혹시 지금 살인미소?
료헤이 : (미소 날리며 고개 끄떡이면)
섹시녀 : (열받는듯) 답답해서 살인나겠다!!
료헤이 : (머리 긁적이며) 이거 안먹히네~
동욱, 료헤이와 정환의 뻔한 작업에 웃는다
동욱, 섹시녀 옆에서 가서 잠깐 같이 리듬에 맞춰 부비부비 춤을 춘다
동욱 : (Na) 첫째, 일단 목표물의 눈을 집중해서 바라본다
동욱, 섹시녀의 눈을 뚫어질듯 집중해 바라보면 피하지 않는 섹시녀
동욱 : (Na) 피하지 않는다면 반은 성공!
동욱, 섹시녀에게 다가가 가벼운 부비부비 댄스를 추면
섹시녀, 약간 달아오른 듯 상기된 표정이다
동욱, 섹시녀의 머릿결이 스치자 가볍게 미소를 한번 날려준다
동욱 : (Na) 둘째, 가벼운 미소와 함께 가벼운 칭찬을 날려줘라
동욱 : 향이 좋은데요~
동욱, 섹시녀에게 가벼운 목례를 하고 돌아선다
동욱 : (Na) 셋째, 끝까지 달리지 말고 중간에 끊어서 아쉬움을 남겨라!
돌아서는 동욱을 보며 무슨말을 하려고 망설이는 섹시녀
동욱 : (Na) 넷째, 쪽팔리게 결정적인 말이 여자입에서 나오게 하지마라
동욱 : (웃으며) 나가실래요?
동욱, 웃으면서 플로어 밖으로 나가자는 듯 고개짓을 하면
섹시녀, 같이 웃으며 나간다
정환과 료헤이, 부러운 듯 쳐다본다
이때 동욱에게 걸려오는 전화, 보면 ‘홍유진’이다
섹시녀에게 잠깐만 기다려달라는 듯, 손으로 멈춤표시를 해주고 핸드폰을 들고 나가는 동욱
유진, 소파에 앉아 역시 위치추적 액정을 펼쳐놓고 있다
‘홍대’로 표시되어 있다
유진 : (Off 넌지시) 여보십시오, 동욱씨, 어디십니까?
동욱 : (뜨끔) 예, 집이지요 집!
유진 : (Off) 아, 역삼동집...음악 소리가 조금 크게 들립니다?
동욱 : 아,,, 당연하죠 아까 말했잖아요 선곡할 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해야 돼요
유진 : (Off) 동욱씨 많이 피곤하시겠습니다, 늦게까지?
동욱 : (찔린다) 아니요, 할만해요 늘 하는 일인데요
유진 : (Off 머리 아픈듯) 아~ 머리야...
동욱 : 왜요 유진씨 어디 아파요?
유진 : (Off) 그냥 편두통이 좀...
동욱 : 정말요? 괜찮겠어요?
유진 : (Off) 제가 동욱씨집에 가겠습니다 잠깐 동욱씨 얼굴 보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동욱 : (당황) 아뇨 아뇨! 안오셔도 돼요 아픈 사람이~!
유진 : (Off) 아닙니다. 동욱씨 집에서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는 유진
동욱, 미안한 마음에 급하게
동욱 : (급하게) 아, 클났네 클났어!! 죄송해요! 담에 봐요 (정환과 료헤이에게) 나 먼저 간다!!
섹시녀 : (김샌다는듯) 뭐야~ 진짜
료헤이 : 가지마 안돼!
정환 : 임마!! 그렇게 나르면 어떡해 우리 둘이 건수는 만들어주고 가야지
료헤이 : 맞아!
열받아서 플로어에 다시 가면
재도전하듯 섹시녀에게 ‘도전’을 누르며 다가가는 정환
정환 : 나 북두칠성 말고 다른 별 생각난 거 있어요
섹시녀 : (코웃음치며) 뭔데요?
정환 : 처녀자리!
섹시녀 : 아, 아저씨 진짜 밝힌다!
S#6. 몽타주(N)
(네비게이션 표시창이 동욱의 몽타주 밑에 뜨면서 빨간점이 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홍대에서 빨간점이 깜빡이고)
급하게 달려와 택시를 잡아타는 동욱
택시 안, 뒷좌석에서 조급하게 운전석으로 몸이 기울이며 가고 있는 동욱
(네비게이션. 올림픽대로로 빨간점이 이동하고)
동욱 : 아저씨!! 좀 쭉쭉 밟아줘요 밟아줘!! 총알 탄 택시 몰라요! 따따불!
거리일각, 백미터 선수처럼 죽어라 거 헥헥대면서 뛰어가는 동욱
(네비게이션, 신사동으로 빨간점이 이동한다)
S#7. 동욱집/유진집(N)
급하게 방으로 뛰어 들어서는 동욱 숨이 찬지 헐떡거리고, 온몸이 땀에 절어있다
침대에 거의 몸을 던져서 헥헥거리는 숨을 고르며 앉는 동욱
아무렇지 않은듯 숨을 다시한번 고르면 걸려오는 유진의 전화
유진 : 동욱씨~
동욱 : (느긋하게 목소리 깔며) 유진씨, 저 집이에요~
유진 : 동욱씨.. 무한죄송드립니다 오늘은 그냥 저 바로 집으로 들어가봐야 될 것 같습니다
동욱 : (억울해서 버럭) 왜요! 온다더니!! 왜요!!
유진 : (놀란듯) 아니, 왜 화를 내십니까..?
동욱 : 아뇨. 실망스러워서 그러죠~ 보고 싶은데 안오신다니까~ 머리는 어때요?
유진 : 아, 이제 괜찮습니다 집에서 푹쉬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동욱 : 그럼 몸조리 잘하세요..
유진 : 동욱씨도 일 잘하십시오
동욱 : (허탈한듯) 네...
동욱, 전화 끊고 침대로 쓰러져서 억울한 듯 침대 스프링을 손으로 쿵쿵 가볍게 때린다
차분하게 핸드폰 폴더를 닫는 유진
S#8. 포장마차(N)
료헤이마저 가고 남은 정환
정환이 옆에 여자를 하나 앉히고 우동에, 소주, 닭똥집을 먹고 있다
약간 취기가 오른 정환
정환 : 오빠, 양희랑 지금 남산 가고 싶다
여자 : (생각없이) 오빠 차 있어? 외제차야? 뚜껑 열리는 스포츠카? 난 빨간색이 좋은데!!
정환 : 무슨 소리야! 신토불이 몰라? 한국사람은 한국 땅에서 만든걸 써야 돼~
여자 : 그래? 근데 신토불이가 뭐야?
정환 : 몰라도 돼~ 오빠가 다 알아서 할게~
정환, 무식함에 답답한듯 우동 사발을 시원하게 들이키고 내려놓으며
정환 : 아줌마, 단무지 좀 더 주세요!
하면서 대각선을 보면 미진이 너무 아무렇지 않은듯 자연스럽게 우동을 한젓가락 먹고 있다
놀라는 정환과 눈마주치는 미진
미진 : (너무 자연스럽게) 어무나 정환씨~
정환 : (무지 깜짝 놀라서) 미진씨!!
여자, 정환에게 미진이 누구냐는듯 쳐다보며
여자 : 저 고모는 누구야 오빠?
미진 : (버럭) 뭐 고모!! 이 명랑 발랑 촐랑하게 생긴 버릇없는 애가!
(하다가 부드럽게) 그래, 편안하게 고모라고 불러요
하면서, 예라는 대답도 안듣고 바로 우동 사발을 들고 정환 옆에 와서 앉는 미진
정환 : 여기 웬일이에요!
미진 : 잠못 드는 밤, 출출한 배를 달래는덴 라면국물 한게 없단다 미녀는 국물을 좋아해~~!
정환 : 미진씨 집은 강남이잖아요 왜 집 놔두고 여기까지까지!
미진 : 정환씨두~ 여기가 내 밤마실 단골야식 2호점이란다
여자 : 마실이 뭐야 고모! 미용실 이름이야?
미진 : 하긴 너처럼 머리가 청순한 애들이 이 복잡한 세상엔 꼭 필요한 존재들이지
그래, 넌 어떤 스타일 좋아하니?
여자 : 나? 샤기커트!
미진 : 아니, 얘야 머리 말고 남자 취향?
여자 : 음, 그냥 뭐 이 아저씨처럼 약간 느끼하고 돈 많고~
정환, 여자의 말에 약간 기분이 상해하는데
미진 : (하는데 말끊고) 그래 이 아저씨 참 괜찮은 사람이란다
가벼운 것 같으면서도 생각이 깊고 말많은 것 같으면서도 모진말은 잘 못하고
싸가지 없는 것 같으면서도 정이 많고 (약간 애잔하게) 이런 남자... 요즘에 흔하지 않단다
내가 이 남자 적극 강추한단다...
정환 : (좋으면서도) 미진씨, 그 정도까진 아닌데!
미진, 살짝 눈시울이 적셔오는걸 감추려는 듯 여자에게 말거는 미진
미진 : (떨리며) 너 눈이 너무 예쁘다 내 눈처럼 물이 많구나 초가을 능금처럼!
여자 : (속도 모르고) 고마워요 언니!
미진 : (입을 닦으며)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아줌마! 이 테이블도 계산할게요
여기 꼼장어 한접시 넣어주세요
미진, 요조숙녀처럼 정환을 보고 살짝 웃고는 미련없이 나간다
아무 생각없이 안주를 집어먹는 여자
정환 : 왜 저러지! 이게 아닌데?
S#9. 동욱집/유진집(N)
짱구시계를 보면, 새벽 1시를 달리고 있다
초롱초롱한 유진과는 달리
동욱, 약간 하품을 하며 듣고 있다
동욱 : 유진씨, 머리 아프다는 건 괜찮아요?
유진 : 네, 괜찮습니다 내일은 뭐하십니까 동욱씨?
동욱 : 내일 미르에서 음악을 좀 바꾸고 싶다고 하셔서..
유진 : 그 여사장님이 있는 미르?
(Insert)화장실에서 놀고 앉았네요, 놀고 서있습니다, 하는 유진과 소영
유진 : 그 분, 분명 저의가 있습니다. 그분 동욱씨에게 분명 흑심을 품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동욱 : 유진씨, 무슨 말이에요 설령 흑심이 있다고 해도 저만 아니면 되잖아요 저 못믿어요?
유진 : 여자가 한번 흑심을 품으면 동욱씨의 순정에 까만물을 들일게 틀림없습니다
동욱 : 유진씨, 그 사장님 그런 분은 아니에요..
유진 : 지금 제 앞에서 그 분을 두둔하는 겁니까?
만나지 말라는 제 부탁을 들어주기가 진정~ 그렇게 힘든 겁니까 진정!!
제 입에서 진정이라는 말이 두 번이나 나왔습니다
동욱 : 알았어요 안만날게요! 안만나면 되잖아요!! 됐죠!
유진 : 아~~ 머리가 아파옵니다
동욱 : 왜요? 또!
유진 : 동욱씨 분명 약속을 지키시는 겁니다, 약속!
동욱 : 알았어요 약속!!
S#10. 미르/유진집(D)
나타샤 아틀라스의 아랍음악이 흐르고 있는 미르
머리띠를 한 동욱과 소영, 와인을 마시며 얘기 중이다
동욱 : 제가 사장님이 분명 아랍음악 좋아할 거라고 했죠!
소영 : (목소리를 슬프게 깔고) 전 아랍만 생각하면 괜히 슬퍼져요
(동욱의 눈을 바라보며 자기를 설명하듯) 목마름을 간직한 채,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메마른 사막... 너무 애잔하지 않나요?
동욱 : (Na) 아~ 오늘은 슬픈 컨셉으로 작업을 거시겠다!
동욱 : 의외로 사막에 비가 많이 온다네요 스콜이라고 부른다던가 암튼 걱정 안하셔도 돼요
소영 : (분위기 깨지며 삐진듯) 네 그렇다고 하대요
동욱 : (Na) 상대가 지쳤을 때 작업을 시작하라!
동욱 : (은근하게) 소영씨~
소영 : (약간 놀라서) 네?
동욱 : 아, 죄송합니다 사장님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소영씨라고..
소영 : 소영씨라는 말 너무 새롭네요 다 사장님이라고 부르니까 제 이름을 까먹고 있었는데
동욱 : (더 은근하게) 소영씨... 아랍은 밤이 길대요 그래서 사람들이 밤새 이야기를 나누죠
소영씨, 아라비안 나이트에 관심있어요?
소영 : 그럼요... 관심이 아주...많아요...
하는데, 걸려오는 유진의 전화
동욱, ‘잠깐’하는 제스추어를 하며 자리를 일어나 다른쪽으로 걸어가며 전화 받는다.
유진 : 동욱씨, 지금 어디십니까
동욱 : 아..네 지금요?
유진 : 음악소리가 제 귓가를 적십니다 아직 집에서 작업하시는가 봅니다...
동욱 : ...네? 예예..그게 쉽게 안되네요
유진 : 혹시.. 미르 아니십니까?
동욱 : (버럭) 네? 아닌데요! 거긴 안간다고 했잖아요!
유진 : 아니 좀전에 제 룸메이트가 미르에서 봤다길래..
놀라 주위를 둘러보는 동욱, 바짝 긴장한 얼굴이다
동욱 : 에이 잘못..봤겠죠~! 저 흔한 얼굴이거든요~
길가는 사람 돌던져서 맞으면 세명중에 한명은 저처럼 생겼어요
유진 : 동욱씨, 저한테는 거기 안간다고 해놓고 혹시 가신 건 아니십니까?
동욱 : 아니라니까요!
유진 : (머리가 아픈듯) 아~~
동욱 : 왜요 유진씨?
유진 : 또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옵니다
동욱 : 또 아파요?
유진 : 모르겠습니다.. 전화걸기 전까지는 괜찮았는데 동욱씨랑 통화만 하면 머리가...
아무래도 조퇴해야겠습니다
동욱 : (걱정돼서) 아, 그래요 어쩌죠, 자꾸 아파서
유진 : 동욱씨 그럼 수고하십시오
동욱, 소영의 눈치를 보고 전화기 내린다
아픈 목소리의 유진전화를 끊어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소영 : 그래서 아까 아라비안 나이트가 어떻다고 했죠?
동욱 : 아, 아랍여자들이 밤새 허리춤을 춰서 디스크에 잘 걸린다구요
하는데, 커피를 담아오는 서빙녀(유진)
동욱의 테이블에 커피를 내려놓는데
동욱이 보면 아파보이는 창백한 얼굴의 유진이다
유진 : (기운없이) 지금 거짓말하셨습니다 미르 안가신다면서요?...
동욱, 놀라서 다시 보면 서빙녀가 웃으며 자리로 돌아가면
정신을 깨려는듯 고개를 흔드는 동욱
동욱, 앞을 보는데
통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가수, 창백한 얼굴의 유진이다
유진 : 전 지금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답니다 아픔속에 동욱씰 원망하며 잠들겁니다
동욱 : (멍하게) 아...
소영 : 동욱씨, 왜 그래요?
동욱 : (진땀을 흘리며) 아니야...아닐거야
소영 : 동욱씨, 어디 아파요
하면서 보면, 앞에 있는 소영도 창백한 얼굴의 유진이다
유진 : 동욱씨, 전 지금 아파서 누워 있는데 여자랑 이래도 되는 겁니까?
동욱, 제정신이 아닌듯 주위를 둘러보면
앞테이블의 여자 세명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동욱을 향하면
동욱의 눈에 다 유진으로 보인다
동시 : 아~~ 머리야~ 나도 머리 아파!
동욱, 고개를 저으며 죄책감에 빠진다
S#11. 미사리 카페(D)
정환, 여자와 미사리 카페에 앉아있다
통기타 노래를 들으며 여자와 작업 중인 정환
정환 : 무공해지역에 와서 그런지 자기 눈동자가 더 초롱초롱거린다
여자 : 고마워!
정환 : 뭐야, 그게 끝이야 내 칭찬도 좀 해주라~
여자 : (생각하듯) 응... 오빤 느끼해!!
정환 : 그게 다야?
여자 : (생각없이) 응!
뻘쭘해진 정환과는 달리 빨대에 음료수를 생각없이 마시는 여자
무대위의 사회자, 마이크를 잡고 새로운 가수를 소개하면서
사회 : 그럼 이번엔 샹송계의 ‘이효리’ 앙뚜와네뜨의 순서가 되겠습니다
열렬한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하고 정환과 여자, 박수를 치는데
통기타를 안고 자리에 앉은 고개 숙인 여자
고개를 들면 미진이다
허걱 놀라는 정환
정환 : 미진씨!! 미치겠다 왜 내가 가는 데마다 있는거야~
미진 : (고개숙이며) 앙뚜와넷입니다
미진, 조신하게 앉아서 통기타를 메고 샹송을 부르고 있다
미진, 정환을 향해 윙크를 날리고
미진의 분위기 있는 연주와 노래에 자기도 모르게 몰입되는 정환
미진도 필받아서 정환의 테이블까지 내려와서
정환을 향해 샹송을 부른 뒤 정환 앞에 서는 미진
정환 : 여기서 뭐해요?!
미진 : 대학선배가 운영하는 가게랍니다
나름 팬층이 확보되어 있어서 가끔 와서 멜로디에 마음을 실어 부른답니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세요
조신하게 인사를 하고 통기타를 어깨에 가로질러 메고 가는 미진
퇴장하는 미진의 뒷모습을 멍하게 보는 정환
S#12. 거리일각(D)
유진 : (Off) 동욱씨
동욱 : 유진씨, 어디에요?
유진 : (Off) 갑자기 선배한테 전화가 와서 성당에 가는 길입니다 급한 일인거 같아서
동욱 : 네... 유진씨 머리 아픈건 좀 괜찮아요?
유진 : (Off) 네 동욱씨의 무한염려 때문에 괜찮습니다
동욱 : 유진씨 보고 싶었는데...
유진 : (off) 그럼 사뿐사뿐 걸음을 옮겨 그 성당으로 오시겠습니까?
동욱 : 그래요! 근처에 가서 전화할게요
S#13. 성당안/앞(D)
유진, 수경을 안아주며 같이 눈물이 흐르는 유진
유진 : 괜찮아질겁니다 선배 다 괜찮아질겁니다 그 사람 나쁜 사람입니다
그 사람 말고 세상에 좋은 사람 많습니다 그런 나쁜 사람은 잊어버리십시오
수경, 유진의 말에 수경 아니라는듯 고개저으며 북받치는 감정을 안들키려고 문쪽으로 뛰어간다
열리는 성당문, 동욱이 열린 문앞에 선다
눈앞의 성당을 보며 데자부를 느끼는 동욱
(Insert)웨딩드레스를 입고 울고 있는 수경이 보인다
앞을 잘 살피지 않고 울면서 뛰어가는 수경
문으로 들어오는 햇살 때문에 1회 때처럼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뛰어가다 동욱의 품에 팍하고 안기는데~
(Insert)1회때, 꿈속 성당에서 수경이 동욱에게 안기는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동욱이 데자부를 느낀다
수경도 잠시 동욱의 품에 안겨 있는데
둘의 심장이 하나로 연결되듯, 뛰는 심장소리가 그대로 느껴진다
수경, 동욱의 품을 떠나서 열려진 문으로 뛰어나가면
동욱, 이상한 느낌 때문에 수경을 따라서 뛰어나간다
S#14. 바(D)
바에 나란히 앉아서 병맥주를 마시는 동욱, 정환
둘다 멍한 얼굴이다
동욱 : 나 요즘 왜 이러지 정신나간 사람처럼 자꾸 멍해지네..
헛것도 보이고... 악몽도 보이고...
정환 : 너도 그러니 나도 그런데...
동욱 : 왜 이러지..벌 받는 걸까? 내가 유진씨한테 거짓말만 하면 머리가 아프다네
정환 : (진지) 신기하네, 너랑 무슨 텔라파시 같은 게 통하는 게 아닐까?
동욱 : 그래, 세 번 이상 우연이 반복되면 누가 운명이라고 그러던데
그 여자랑 나는 하늘이 정해준 운명의 짝일까?
정환 : 맞아, 그럴지도 몰라 그럼 미진씨랑 나랑도?
동욱 : 그래 결심했어! 나 정말 이 여자한테 올인해야겠어!
하는데 걸려오는 유진의 전화
동욱 : 봐!~ 자기 이야기하니까 바로 전화가 오잖아
S#15. 유진집(D)
유진, 동욱의 위치가 역삼동으로 표시되어 있고
유진 : 동욱씨, 저 홍유진입니다
동욱 : (Off) 아, 유진씨?
유진 : 어디십니까?
동욱 : (Off) 아, 지금요, 친구들하고 술 마시고 있는데요
유진 : 네, 그럼 술 잘마시고 들어가십시오
동욱 : (Off) 유진씨 혹시 머리 안아파요?
유진 : 전혀 안아픕니다, 머리가 아주 맑습니다
동욱 : 그럼 나중에 통화해요
동욱, 전화를 끊으면
유진, 흐뭇한 마음으로 전화를 끊는다
S#14-1. 바(D)
동욱 : 봐, 이렇게 거짓말 안하고 바른말하니까 머리 아프다는 소리도 안하잖아
정환 : 신기하다 진짜!
동욱 : 맞지?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맞힐 수가 있을까?
우리 몸안에 무슨 네비게이션 달아놓은 것도 아니고!
정환 : 네비게이션? 그래.... 맞다!! 혹시 너...그 여자한테 위치추적 당하는 거 아냐?
자식, 똑똑한 척 혼자 다하더니 완전 당했네!!!
동욱 : 아냐! 그 여자 기계치야! 설마?
동욱, ‘설마’고개 저으며 핸드폰 꺼내서 친구찾기에 접속을 하면 ‘등록한 번호’에‘홍유진’이라고 뜬다
친구찾기를 눌러보면 유진이 있는 역삼동 근처 지도가 자세히 깜박대고 있다
동욱 : (펄쩍뛰며) 뭐야!! 말도 안돼 이럴수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정환 : (덩달아서) 그럼 그렇지, 운명은 무슨!!
동욱 : 그럼 내가 거짓말한 거 다 알고 있었단 말야? (흥분) 참을 수 없어! 어떻게 이렇게 뒤통수를 치냐!
(분해하며) 내가 이걸 모르고 있었다니!!
정환 : 그렇다면! 난 이걸 사용해서 그 여자가 나타나는 곳만 피하면 되겠군! 동욱아 쌩유다!
정환, 핸드폰을 열어 친구찾기 등록하려고 하면 ‘김미진’이라는 이름이 이미 등록돼있다
술취한 정환의 눈에 보이는 비전
핸드폰 화면 안에, 뽀샤시한 미진이 웃으며
미진 : 오무나! 정환씨가 알아버렸네 언제? 지금! 넌 내꺼란다!! 하하하하
소스라치게 놀라는 정환
S#16. 신촌거리 일각(D)
열받은 정환, 핸드폰 액정화면에 위치추적 표시를 보고 있다
김미진, 신촌 근처에 깜빡이가 켜져 있고..
미진에게 전화를 거는 정환
미진, 길을 걸으며 전화를 받고
정환 : (다정한 척) 미진씨!
미진 : 오무나, 정환씨도 직접 전화를 다하고 필씨 내 목소리에 중독된 거란다
정환 : 지금 신촌 어디쯤?
미진 : 어무나, 어떻게 알았어요 신촌인거~ 이젠 나랑 텔레파시까지 통한단다~
우린 하늘이 허락한 사랑이란다! 누가? 하늘이!
정환 : 핸드폰 안에 김미진이라고 깜빡거리면서 어, 연대방향으로 움직이네
깜짝 놀라며 멈추는 미진
미진 : (깜짝놀라며) 오무나! 걸렸네! 뭐가? 위치추적이!!!
하는데 앞을 보면, 이제 걸렸다는듯 쓴미소를 날리는 정환
급하게 전화 끊어버리고 재빨리 도망가는 미진
미진을 쫓아가면서
정환 : 야! 김미진! 너 오늘 내 상스런 매력의 끝을 보여주마!
S#17. 거리 일각(D)
핸드폰으로 미진의 위치를 조회하는 정환
미진의 위치, 을지로 근처로 표시되어 있다
정환 : 아~ 니가 도망가봤자 내 손안에 있지
하고 다급하게 택시를 잡아타는 정환
S#18. 서강대교(D)
무섭게 도망치는 미진과 쫓아가는 정환
정환 : 거기 서 김미진!!
안잡히고 무섭게 달아다는 미진을 보며
정환 : (Na) 진짜 잘 달린다 이 여자 80년대 임춘애스러운 매력도 있어..
S#19. 여의도공원(N)
거의 녹초가 되서 공원 벤치에 쓰러지듯 앉는 미진
몰골이 거의 상거지 꼴이다
미진 : (울상) 정말 이 남자 끝내주는구나! 뭐가? 스테미너가!!
하면서 다시 핸드폰 보면..
어느새 여의도 공원에서 깜빡이고 있는 정환의 위치표시
다시 비틀거리면서 일어서는 미진
미진, 프레임 아웃되면 프레임 인하는 정환
정환 역시 상거지꼴에 비틀거리며 벤치에 쓰러지듯 앉는다
정환 : 이 여자.... 체력이 장난이 아니야...
힘들어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들어 위치를 확인하려는데..
갑자기 정환의 핸드폰 배터리 방전되며 꺼진다
정환 : 이런 된장!!
정환, 비틀비틀 일어나서 힘겹게 나무 옆을 도는데
바로 앞에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있는 미진의 뒷모습이 보인다.
정환 : 찾았다! 미진씨!
여고괴담처럼 쾅쾅쾅 점프컷으로 미진 앞에 나타나는 정환
화들짝 놀라 자빠지는 미진
미진 : (말할 힘도 없어) 용..서.. 바..란..단..다.
정환 : (미진 말투로) 거봐~ 우린 연분이란다! 무슨 연분? 천생연분!
놀라 뒤로 넘어가는 미진과 기력이 다했는지 지쳐 쓰러지는 정환
S#20. 유진집(N)
유진, 소파에 앉아 다소곳한 자세로 동욱에게 전화를 건다
유진 : 여보십시오 동욱씨~ 저 유진입니다~ 어디십니까?
동욱 : (Off) 왜 그걸 저한테 물어봐요?
유진 : 네? 그럼 누구한테 물어봅니까?
동욱 : (Off) 핸드폰한테 물어봐요! 지도까지 다 나와있을텐데 깜빡거리면서 친절하게!!
유진 : 동..욱...씨 그게 말입니다..
동욱 : (Off) 지금 나오세요 유진씨 집 앞이니까!
유진, 절망스런 표정으로 핸드폰을 끊는다
겁에 질려 덜덜 떠는 유진
S#21. 유진집앞(N)
화난 얼굴로 서있는 동욱에게
조심조심 걸음을 옮기는 유진.
동욱, 핸드폰을 꺼내 위치추적을 보여준다
동욱 : 이게 뭐죠 유진씨?
유진 : 핸드폰입니다...
동욱 : 누가 몰라요 나 유진씨가 이렇게 머리굴리는 여자인 줄 몰랐어요!
유진씨 믿었는데.. 언제까지 모른 척 그렇게 날 속일 생각이었어요?!
유진 : (울먹) 위치추적을 한 건 정말 무한 죄송드립니다..
처음엔 동욱씨의 모든 것이 궁금해서.. 호기심에 시작한 것이 그만...
호환마마보다 무섭고 인터넷보다 끊기 어려운 것인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동욱 : (기도 안찬다는듯) 유진씨.. 실망이에요 우리 여기서 끝내요!
유진 : 그게 무슨 뜻입니까? (울먹) 동욱씨...
동욱 : (단호하게) 난 유진씨가 그렇게 알면서도 모르는 척 좋아라 날 갖고 논 것만 생각하면
용서가 안돼요! 유진씨 변했어요 내가 좋아했던 유진씨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어요!
나한테 변명 같은 거 안통하니까 하지 마세요
유진 : (눈물 흐르며 정톤으로)...사랑해서 그랬습니다.. 동욱씨를 정말 사랑해서 그랬습니다...
사랑해서...나도 모르게... 죄송합니다 동욱씨 제발 끝이라는 말은...
울면서 이야기하는 유진의 말에 미안해지는 동욱
동욱, 서럽게 우는 유진에게 다가가 안아준다
동욱 : 유진씨... 앞으론 그러지 말아요. 알겠죠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믿어야죠 절대 거짓말하면 안돼요
앞으로 내 마음 아프게 하지 말아요 이번 한번은 용서해줄게요
유진 : 네.... 동욱씨 무한 감사드립니다
유진, 안긴 상태에서 동욱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유진 : 근데 동욱씨는 왜 거짓말하셨습니까?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믿어야 한다면서요?
동욱 : (당황) 네?
유진 : 괜찮습니다...그럼 앞으로는 거짓말 안하시는겁니다?
동욱 : 네, 그럼요...
동욱 : (Na) 아차! 아까 지워야 하는데 늦었다
이제 와서 지운다고 하면 거짓말 안한다면서 왜 지우냐고 할 거 아냐?!!
유진, 동욱의 품에 더 밀착해서 안기면
동욱, 가슴이 쓰리다
유진 : 동욱씨, 너무 행복합니다... 이제 우리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믿음커플이 된 겁니다
Across the Universe가 흐르며
유진, 다시 동욱 품으로 쏙 안긴다
행복해하는 유진과는 달리 당한 듯 멍하다
S#22. 필립집(N)
거실, 바닥의 TV화면 앞에 앉아 오락하는 필립
(칼싸움 대결같은 오락)
뒤를 보면, 수경이 거실에 반 기대 누워 심심한 표정으로 필순이와 놀고 있다
오락을 하는 필립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수경 : 게임 언제 끝나는데 필립씨?
열중하는 척 플레이스테이션을 움직이며 화면 안에서 칼싸움을 하고 있는 필립,
필립 : 어..끝내야지.. 끝!내야지..
수경 : 언제~?
필립 : 이 판 깨고... 이 판만 끝내고
수경 : (애교부리듯) 지금 그냥 끝내면 안돼?
필립 : 안돼!
수경 : 아유~ 오락이 그렇게 좋아요?
필립 : 아니..그게..이 판을 안 깨고 끄면 지금까지 이긴 게 다 없어지니까
세이브시키려면 그래야한다는거지..
굳은 표정의 필립 뒤로 보이는
입을 삐죽거리는 수경
수경 : 치, 혼자 있을 때 하지~ (필순이보며) 그치 필순아~~ 필순형 나빠요!! 해봐~
필립, 게임을 하다가 인상을 약간 찡그리며
필립 : 필순형이라니? 필순이 여자 아냐?
수경 : 응? 아닌데...그런말 한 적 없는데?
필립 : (게임하며 퉁퉁거리며) 뭐야 근데 왜 그럼이 필순이냐?
수경 : 필순이가 어때서? 그럼 야구선수 박철순은 여자야?
필립, 멍하니 필순이를 보면
(Insert)필립현관앞, 수트에 출근세팅을 한 필립
필순이를 들어 귀여워 죽겠다는듯 눈을 마주치며
필립 : 필순아 뽀뽀 뽀뽀! 오빠 회사갔다 올게~
다시 현실 속, 필립이 필순이를 조금 어색하게 보고 있다
수경 : 계속 오락만 할 거면 나 집에 간다!
필립 : 그..그럴래?
필립, 바로 화면을 끄면서 일어선다
수경, 잠시 황당해서 필립의 행동 보다가 가방을 챙기고 현관에 놓여진 신발을 신으려는데
두 짝의 스니커즈 중 완전히 풀려있는 한쪽 스니커즈 신발끈이 클로즈업된다
수경, 쭈그리고 앉아 신발끈을 묶는 모습이 초라해보인다
필립 : 수경아!
수경, 몸을 일으키면서
수경 : 응?
필립 : 미안해..
수경 : 뭐가?
말똥말똥 쳐다보는 수경에게 차마 말문이 막히는 필립,
괜히 현관옆에 둔 빈병을 모아둔 봉투를 내밀면서
필립 : 나가면서 이것 좀 버려줘...
수경 : (뻘쭘하게 받아들며) 뭐야..!
수경, 나가면서 철컥 문이 닫히는 소리
닫히는 현관문을 가만히 바라보고 서 있는 필립
옆을 보면 필립의 발등 곁에 선 필순이를 보고
필립 : (버럭) 저리 가 있어 임마!! 남자끼리 그렇게 애잔하게 보는 거 아냐
S#23. 노래방(D)
노래방에 앉아서 노래곡목을 고르고 있는 수경과 필립,
수경, 완전 신나있는 기분이다.
수경 : 웬일이야~ 노래방에 다 오자고 하고 진짜 오랜만이다 그지!
필립,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고 책을 뒤적이고 있다
마이크를 잡고 일어선다
수경 : 뭐야 처음부터 칙칙하게 언제적 거짓말이야! 근데 ‘싫어 싫어’부분은 내가 한다!!
서서 수경이 들으라는 듯
굳은 표정으로 진지하게 부른다
필립 : 난 니가 싫어졌어~ 우리 이만 헤어져~ 다른 여자가 생겼어..너보다 훨씬 좋은..
GOD의 거짓말을 부르는 필립,
수경, 아무것도 모르고 고개를 흔들면서 박자를 맞추고 있다
필립 : 실망하지는 마~ 난 원래 이런 놈 이니까~
수경 : 아~악!! 나 이 노래 넘 좋아~ (팬클럽단원처럼) 최.필.립.짱~
필립 : (Na) 수경아...가사 좀 제대로 들어봐...
계속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마냥 신이 나서 박자를 맞추며 따라부르는 수경,
수경 : 이 파트는 내가!!
랩부분이 나오면 아예 마이크를 들고 나가
필립옆에 서서 함께 부르는 수경.
필립 : 그래, 이래야 했어, 이래야만 했어, 거짓말을 했어, 내가 결국 널 울리고 말았어
수경 : (코러스) 싫어!싫어!
난감한 필립의 표정과 대조되는 수경의 가사와 표정.
필립 : 잘가~
수경 : (목청껏) 가지마~
필립 : 행복해~
수경 : (신나서) 떠나지마~
필립 : (애절) 나를 잊어줘 잊고 살아가줘~
수경 : (율동까지 곁들여) 나를 잊지마~
서로 나란히 서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둘
암것도 모르고 신나하는 수경의 표정을 보며 필립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진다
S#24. 카페(D)
카페에 마주 앉아있는 필립과 수경,
필립, 수경에게 슬쩍 상자 하나를 내민다.
수경 : 갑자기 웬 선물이야?
풀어보면 여자 스니커즈가 들어있다
수경, 물끄러미 필립을 쳐다본다
필립 : 사람들은 애인한테 신발 사주는 거 아니라던데... 자긴 괜찮겠어?
수경 : 알잖아, 나 그런 거 신경안쓰는거~ 무슨 날도 아닌데 이런 선물까지 준비하고..
너무 이쁘다 자갸~ 나 넘 감동받은 거 있지? 잘 신을게!
헉! 하는 필립, 다시 안정을 되찾고
필립 : 수경아...내가 이야기 하나 해줄까..?
(INSET) 벤치앞, 군복을 입은 사내와 심기 불편해 보이는 여자가 나란히 앉아 있다.
필립 : (OFF) 내 해병대 후배 중에 한명이 제대하고 여자친구를 만났대····그런데....
여자 : 우리 헤어졌는데 왜 찾아왔어?
군인 : 뭐? 언제 니가 그랬어?
여자 : 사진보냈잖아!
군인 : (가슴팍에서 사진을 꺼내며) 이거?
여자 : 자세히 봐!
군인 사진을 보다가 눈이 번쩍 뜨인다.
군인 : 아니 이건!!
사진을 보면 벤치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여자 사진이 줌인돼서 보인다
여자의 신발쪽으로 점점 줌인되면
여자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현실로 돌아오는 필립과 수경
필립 : 난 그 여자 맘 이해가 가더라고... 남자가 상처 받을까 얼마나 걱정했으면 그렇게 했을까?
수경 : 뭐야! 그건 아니지!! 아니 마음이 변했으면 변했다고 확실히 말해줘야 알지 진짜 못됐다!!
그냥 내가 그 남자였으면~ 가만 안뒀다....
필립 : (이 방법도 아니라는듯) 그래? 그렇구나..
그때, 돈까스가 테이블로 오자 표정이 밝아진 수경
수경 : (찬송가 박수치듯) 오~오~ 오셨네~오셨네~ 어서 먹자 자기도!
수경, 맛있게 돈까스를 써는 먹는 모습 보이고,
필립, 표정이 더욱 답답하게 변해간다
S#25. 포장마차(N)
혼자서 소주를 한잔 들이키고 정면을 단호하게 쳐다보는 필립
필립 : 이수경!! 나 할말있어! 우리 끝내자... 그래...나 여자 생겼어...미안해 나 나쁜놈이야
그때, 맞은편으로 카메라 돌리면
포장마차 아줌마가 필립을 이해안간다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가 혀를 차며 다시 파를 썬다
필립 : 아~ 이렇게 속시원히 말해야 하는데....수경이 얼굴만 보면....휴~~~
필립, 괴롭다는듯 소주를 연거푸 들이킨다.
S#26. 유진집(N)
부엌에서 같이 요리를 하고 있는 민애와 료,
소파에 앉아있는 유진, 액정표시화면을 보면 홍대에서 신촌쪽으로 이동중인 동욱
유진, 빨간점이 이동하는 것을 보며
유진 : 집까지 가려면 한 40분은 걸리겠는데~
민애 : 완전 맛들렸네 맛들렸어!
하는데, 유진집 창문밑에서 들리는 필립의 목소리
필립 : (Off) 민애씨~ 저에요 민애씨!
유진 : 이거 웬 낯선남자의 목소리? 너 찾는 거지!!
민애와 유진, 달려가 창가를 보면
아래에서 민애를 향해 손을 흔들며 소리치고 있는 필립
유진 : (겁주듯) 아니 이건!!
민애 : 왜~ 뭐 하려고?
유진 : 연애백서 영화따라하기 편에 나오는 나 로미오! 창문을 열어다오 줄리엣 기법!
민애 : 이건 실제상황이야 그런 기법 같은 거 아니거든!
유진 : 의외로 기법이다~!
민애 : 저 남자, 순진해서 머리 굴리는 타입 아니라니까!
유진 : 그럼 저 사람이 은행원 순둥이?
민애 : 응!
유진 : (두팔 벌려 막으며) 나가지마!
민애 : 비켜 좀!
유진 : 가서 헤어지자고 말해!
민애 : 응용 좀 해라! 어떻게 내가 한말을 그대로 써먹냐 그럼 저 밑에서 밤새 소리지르게 만들래!!
민애, 유진의 팔을 뿌리치고 뛰어나간다
유진집 창틈에서 민애와 필립을 내려다보고 있는 유진
다이어리를 창틀에 펼쳐놓고 필기를 하면서
유진 : (혼잣말)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따라하기편 맞는데 아니라고 그래~
확실한 현장학습이 되겠는데~?
S#27. 유진집앞(N)
차분한 민애를 보며 마주선 필립,
괴로운 듯 술에 취해 약간 비틀거린다.
민애 : 초인종 누를 줄 몰라요?
필립 : (생각지도 않은 질문에)...네? 아니..아는데요..
민애 : 알면 초인종을 누르든가 아니면 핸드폰 해서 내려오라고 하면 되지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요!
필립 : 그게 말이죠... 제 마음이..
진지한 필립을 보다 입을 떼는 민애,
민애 : 필립씨, 많이 힘들어요? 그럼 힘들지 않은 쪽을 택해요!
여전히 창가에서 진지하게 경청하며 내려다보고 있던 유진
다이어리에 ‘힘들지 않은 쪽을...’필기를 하면서
유진 : 힘들지 않은 쪽을 택해라? 민애야, 좀만 천천히 말해줘 받아적기 너무 힘들다~
민애 : 너 쫌!!
민애, 올려다보며 소리치면
커튼치는 모션 취하는 유진
필립 : 민애씨 너무 이기적이에요! 내가 민애씨 좋아하니까 이러는건데..
왜 끝까지 자기 방식만 이야기하고 그래요? 난 힘들어도 민애씨 옆에 있고 싶어서..
민애 : 힘들어하지 말라니까 그래요! 그렇게 아픈 사랑 가지고 나한테 오는 거 나도 부담스러워요!
필립 : 나 지금 민애씨한테 사랑해달라고 조르는 거 아니에요... 내 마음을 알아 달라는 거에요...
이제 얼굴 봤으니까 됐어요...
무겁게 돌아서는 필립의 뒷모습을 보는 민애
S#26-1. 유진집(N)
창틈에서 밑을 내려다보고 있는 유진과 료헤이
유진, 연애다이어리에 두 사람의 어록을 기록하는 듯
필립 말 중에서 ‘얼굴 봤으니까’를 막 적었다
유진 : 저 남자 멋있다... 내가 민애라면 마음이 움직일 것 같애..
한번 안아주지...그냥 가만히 있네 독한 것!
료헤이, 차분하게 필립과 민애를 내려다보고 있다
유진 : 료헤이 뭐라고 말해봐요? 저 남자가 찾아와서 저러는거 기분 안나빠요?
료헤이 : ...이해해요
유진 : 마음이 넓은 거에요? 아님 우유부단한 거에요? 료헤이 입장을 말해야지 뭔지 알 수가 없어요
료헤이 : 민애가 결정할 일이야...
유진 : 그렇게 말하니까 더 모르겠어요
유진, 료헤이를 통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연애다이어리에 집중한다
S#28. 필립집(N)
필립집, 소파에서 전화하고 있는 수경
필립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때, 필립집 문이 열리면서 술취한 필립이 들어오면 벌떡 일어서는 수경,
수경 : (약간 화난듯) 뭐야 필립씨!
필립 : ...
수경 : 아니 만나기로 해놓고 전화도 안받고 그러면 나보고 어떡하라고!
갑자기 무슨 일 생겼으면 그렇다고 전화를 해주든지!
술이 취해 아무말 없이 소파에 앉는 필립,
수경 : (술냄새가 풍기자) 으~ 어디서 술은 이렇게 마셨대! 술마시다 약속까지 잊어먹은거야?
필립 : 그래..미안해..미안하다..
수경 : 또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면 다야?
필립 : 그럼 뭐라고 그래? 뭐라고 해야하냐고!
수경 :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서 몇 시간째 필립씨 전화 오기를 기다린줄 알아?
필립 :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하잖아!
수경 : 어디있었는데? 어디 있었길래 전화 한통도 못하는데 있었냐고? 나 걱정할 거는 생각도 안나?
필립 : 좀 그만해! 이젠 니가 내 걱정 안해도 돼..
수경, 황당한 듯 필립을 쳐다본다.
수경 : 무슨 소리야? 내가 걱정 안 해도 된다니?
필립 : 내 걱정 하지 말고 너나 잘 살라고..
수경 : 필립씨! 점점! 예전엔 안그러더니 왜 그래?
필립 : 그래! 헤어지면 되겠네! 헤어지자 헤어지자고!
수경 : 뭐야! 술김이라고 지금 막말하는 거야?
내가 전에 헤어지자고 말했다고 지금 나한테 복수하는 거야 쪼잔하게?!!
필립 : 마음이 변했어! 사랑이 가버렸다고 여자가 생겼다고!! 모르겠니?
니가 사랑했던 필립은 없어! 없다고!
수경 : (외면하듯) 담에 술깨면 이야기하자 자기 지금 너무 취했다
필립, 술에 취해 소파에 쓰러지면
수경, 멍하니 필립을 바라보다가 집을 나가버린다.
S#29. 필립집(D)
필립, 수경에게 받은 넥타이랑 지갑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애잔하게 보고 있다
필립 : 5년간의 사랑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내가 나쁜놈이야...
하면서 눈물이 흐르고 있는 필립
갑자기 문열고 보온병을 들고 오는 수경
깜짝 놀라 당황하는 필립
수경 : 서프라이즈! 나 해장국 끓여왔(하다가 말 끊어지고)
하다가 필립을 보면, 눈물을 닦으며
테이블 위 수경이 사준 선물들을 만지고 있는 필립
수경, 필립의 표정과 선물들을 보고 눈치를 약간 채고
필립 : 수경아, 이리 와서 얘기 좀 해...
수경, 눈물이 맺힌 필립의 얼굴을 믿기 힘들다는듯 쳐다본다.
수경 : (눈물이 맺히며) 이번엔....진짜....구나? 그렇지... 필립씨?
정말 여자였어? 다른 여자가 생긴거야? 누구야? 이걸로...이걸로. 우리가 끝나는거야?
필립 : 미안하다..하지만 이게 서로를 위해 최선이야...
지금 나 욕하고 때린다고 해도 나 할말없어...나도....
수경 : 듣기 싫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나한테! 이렇게 끝내자고! 말도 안돼!
수경, 눈물을 흘리며 밖으로 뛰쳐나간다
S#30. 몽타주
공원벤치에 힘없이 앉아있는 수경
(Insert)공원벤치, 필립에게 필순이를 선물해주는 수경
눈물이 흐르며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들고 한입을 베어먹는 수경
(Insert)아이스크림가게, 바닐라 두 개라고 외치며 주문하는 필립과 수경
연못 앞에서 필립씨, 라고 말하는 수경
(Insert)빨간금붕어를 잡고 나와서 수경에게 외치는 필립
S#31. 거리일각 공중전화(N)
몽타주로 길을 계속 걷는 수경
밤이 되어 공중전화 박스 앞에 서는 수경
수경 : 말도 안돼...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있지..
맞아, 이건 꿈이야 아침에 일어나면 다 괜찮을거야
자기도 모르게 공중전화 박스로 들어가 동전을 주머니에서 꺼내 공중전화에 넣고, 번호를 마구 누른다.
아줌마 : (OFF) 여보세요?
수경 : 아줌마? 내 얘기좀 들어줄래요? 나...나...힘들어 죽겠어요...흐흑.....
아줌마 : (OFF) 여보세요? 이봐~ 나~ 참 별꼴을 다보네...
수경 : 흐흑..끊지 말아요.... 끊지 말아요....내가~
뚜~ 전화 끊기는 소리 들리자,
수경 다시 어디론가 전화 번호를 누른다
속 흐느껴 우는 수경
S#32. 동욱집(N)
헤드폰을 끼고 작업중인 동욱,
핸드폰을 받으면 아무말 없이 흐느끼는 소리,
동욱 : 여보세요? 여보세요?
말이 없이 수경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고
동욱 : 잘못거셨습니다
잘못 걸린 전화인 줄 알고 끊으려고 하면 핸드폰에서 나오는 목소리
(전화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필터링하지 마세요!!)
수경 : (Off) 끊지 마..
동욱 : (의아하게) 아, 이게 뭐지? 저기요?
수경 : (Off) 저 힘들어요..
동욱이 다시 핸드폰을 귀에 대면,
계속 서럽게 흐느끼는 수경
수경 : (Off) 날 잡아줘.. 제발 이렇게 날 놓아버리지마.. 나..너무 힘들단말야..
울먹이는 수경의 목소리가 들린다
수경의 애절함이 동욱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듯
동욱, 헤드폰으로 연결된 선을 빼면 C'mon through가 흐른다.
S#31-1. 거리일각(N)
수화기를 붙잡고 계속 울고 있는 수경,
흐르는 음악을 들으며 놀라 수화기를 떼었다가 다시 귀에 대고 음악을 듣는 수경.
동욱 : (Off) 괜찮으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다 괜찮아질거에요
수화기를 통해서 나오는 동욱의 목소리와 음악에
계속 눈물이 흐르는 수경
S#33. 성당 안(N/D)
슬픔에 찬 수경
성당문을 열고 달려가 성당의자에 앉는다
두손 모으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수경
수경 : 하느님...너무 겁나요 나 그 사람 없이 어떻게 살아요 하루도 그 사람 없이는 못살아요
나 그 사람 없으면 안돼요 제발 돌려주세요
(목이 잠기며)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말해주세요...다 고칠게요...
신호등 바뀌기 전엔 횡단보도도 안건너고요 지각도 안하고요
지나가다가 불쌍한 사람 있으면 돈도 다 줄게요
더 사랑해달라고 투정 안부릴게요 할 수 있는 건 다 할게요 (눈물 흘리며) 제발 말해주세요
나 어떻게 하면 돼요 이거 그냥 하느님이 나, 그 사람에게 더 잘하라고 일부러 시험해본거죠?
나 너무 행복하니까, 그냥 잠깐 놀래킨거죠 저한테 겁준거죠? 이거 그냥 거짓말이죠?
하느님, 제발 도와주세요 착하게 살게요 제발...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북받치는 서러움에 울면서 간절히 기도하는 수경
- JUMP -
멍하기 힘없이 두손 모으고 눈감고 있는 수경
울었는지 힘없는 수경의 모습을 보고
심각한 일이라고 느끼는 유진
유진 : 선배...?
수경 : (슬프게 울먹이며) 나 헤어졌어...그 사람이 이제 나 싫대... 딴사람이 생겼다네...
유진, 수경을 안아주며 같이 울먹인다,
수경 : (유진 품에 안겨) 나 이제 어떻게 해야돼...?
유진 : 선배, 다 괜찮아질겁니다 그 사람 나쁜 사람입니다 잊어버리십시오
수경 : (울먹) 난 이대로 포기 못하겠어...
수경, 유진의 말에 수경 아니라는듯 고개저으며 북받치는 감정을 안들키려고 문쪽으로 뛰어간다
성당으로 걸어오는 동욱, 성당문을 열면서 손이 잠깐 멈칫한다
동욱 : 어 이 익숙한 느낌은 뭐지...
1화때 꿈속의 같은 상황에 데자부를 느낀다
(Insert)웨딩드레스를 입고 울고 서있는 수경이 보인다
울면서 뛰어오는 현실의 수경
문으로 들어오은 햇살 때문에 동욱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뛰어가 동욱의 품에 팍하고 안기는데 데자부를 느끼는 동욱
(Insert)꿈속 성당에서 동욱품에 울면서 안기는 웨딩드레스의 수경
눈물흘리는 수경도 동욱의 품에 안겨 있는데 둘의 심장이 하나로 연결된듯, 같은 호흡으로 뛴다
너무 놀라서 멍해진 동욱,
수경, 동욱의 품을 떠나서 뛰어나가면
동욱, 이상한 느낌 때문에 잠시 머뭇하다 보면 사라진 수경
S#34. 필립집(N)
초인종이 울리면 창백해 보이는 필립,
문을 열면 이제 차분해진 수경이 들어온다
필립 : 수경아..무슨 일..로..
수경 : (차분한) 나.. 나 내 시디 챙겨갈라고 왔어!
필립 : ..그래?...
수경, 시디꽂이에 있는 시디를 뒤적거리며 쇼핑백에 시디를 챙기넣기 시작한다.
말없이 그대로 서 있는 필립,
수경, 다 챙기자 머뭇대다 나가버린다
- JUMP -
컴퓨터를 하고 있는 필립
다시 초인종이 울리고 문을 열면 수경이 들어온다
필립 : 수경아..
수경 : ..놓고 간 게 있어서..
수경, 돌아와 집안 구석구석 뒤지는데 가져갈 물건이 없지만 계속 손질만 바쁘다
그런 모습을 애잔하게 보는 필립
필립 : .... 미안해..
당황한 수경, 잠시 필립을 원망스럽게 쳐다본다
수경, 슬픈 감정을 안들키려고 화장실로 들어가면
거울을 보면 색깔만 다른 같은 디자인의 칫솔 두개가 통에 꽂혀있다
칫솔 하나를 꺼내들면
(Insert)필립집 화장실 거울앞
수경이 눈을 감고 있고
필립, 뒤에서 뭔가 선물을 준비한 듯이
필립 : 수경아 이젠 눈떠!
수경, 눈떠서 보면
필립이 수경에게 내미는 칫솔 두개
둘다 분홍색 리본이 매여 있다
수경 : 이게 뭐야?
필립 : 뭐긴 칫솔! 여자친구가 생기면 쓰려고 미리 사뒀던 커플 칫솔이야
수경 : 암튼 유치쟁이!
수경, 필립이 귀여운 듯 볼에 뽀뽀해준다
다시 현실 속 수경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빈칫솔질을 한다
잠시 쓸쓸한 표정에서 아무렇지 않은듯 칫솔을 챙기는 수경
S#35. 수경집(N)
혼자 잠옷바람으로 바닥에 앉아 술을 마시는 수경
수경 : 그래! 잘났다 최필립! 내가 너랑 헤어지면 싸매고 누워서 펑펑 울 줄 알았니?
나 싫다고 가는 사람 나도 잡을 생각 없다고!
<브리지존스의 일기>에서 처럼 혼자 술에 취해 음악 틀어놓고 춤을 추다가
어느새 침대로 쓰러져버리는 수경, 눈을 떠서 옆을 보면 탁자에 놓여있는 열쇠 하나
S#36. 스파게티집(D)
자막 - 한달 후
카페에 앉아있는 필립, 계속 물잔을 마시고 있다.
필립 : 잘 지내지..?
수경 : (씩씩하게) 응! 좋아!
필립 : 그래..얼굴 보니까.. 그런거 같네..
수경 : 자긴? (하다가 멈칫하고 웃으며) ..필립씨도 잘 지내지?
필립 : 나야 똑같지 뭐...
수경 : (웃으며) 그래, 좋아보여
아무일 없다는 듯 씩씩하게 크림스파게티를 도르르 마는 수경
필립, 그런 수경을 말없이 보고 있다
수경, 스파게티를 먹다가
수경 : 이 집 크림스파게티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그지!
필립 : 근데 양파가 많이 들어갔네 넌 싫겠다
필립, 습관처럼 수경의 스파게티에 있는 양파를 자기 접시에 던다
수경의 입에 묻은 크림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수경의 입에 손이가는 필립
필립 : (닦아주며) 또 흘린다
닦아주던 필립도 수경도 어색해하다가,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어색함을 깨드리려는 듯,
필립 : 정말 괜찮은거지?
수경 : 그럼!
밝은 미소를 지으며 스파게티를 먹는 필립을 보는 수경
필립 : (Na 애잔하게) 수경아... 너 지금도 불 다 끄면 무섭다고 스탠드 켜놓고 자니...
아직도 지하철 출입구에서 길 못찾아서 헤매니...
스파게티에 들어간 양파를 골라주는 좋은 사람은 있는 거니..미안해.. 정말 미안해...
S#37. 스파게티집 앞(D)
스파게티 집을 나오면서 밝게 웃고 있는 수경과 차분한 표정의 필립
수경 : 진짜 봄인가보네 날씨 참 좋다~ 그지?
필립 : 너 꽃알레르기 있잖아 조심해
수경, 생각난듯 필립에게 집열쇠를 주면서
수경 : 찹, 우리 이것 때문에 만나놓고 그냥 갈뻔했다! 자!
필립, 수경에게 열쇠를 받으며, 수경에게 열쇠를 주는 필립
수경 : (열쇠를 받으며) 잘먹었어 필립씨 다음에 만나면... 내가 살게
필립 : 아니야..내가 또 살게
수경 : 그럼 나 간다!!
하고, 수경 씩씩하게 필립에게 손을 흔들고 뒤돌아선다
성큼성큼 걷는 씩씩한 수경의 뒷모습을 애잔하게 보는 필립
필립 : (Na 애잔하게) 수경아.... 숨기려고 해도 난 다 알잖아...
안들키려고 일부러 그렇게 씩씩하게 안걸어도 돼... 난 참 나쁜놈이다...
S#38. 여의도공원(D)
밝은 표정으로 공원벤치로 걸어오는 수경
공원벤치에 차분한 표정으로 앉는다
말없이 고개를 들어 살짝 하늘을 올려다보며
수경 : 날씨, 참 좋다!
하고 고개를 내리는데 그동안 참고 있었던 눈물이 흐른다
가슴을 찢어내듯 서럽게 생울음이 터지는 수경
한적한 공원에서 생울음을 터뜨리는 수경에게 들려오는 C'mon through
보면 동욱이 같은 벤치 끝쪽에 앉아있고 한쪽 이어폰을 수경의 귀에 꽂아준다
수경과 동욱, 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보면
지금까지 만났던 수경과 동욱의 장면들이 플래시백으로 몰려온다
(Insert)꿈속, 성당에서 만나는 수경과 동욱
(Insert)회전문에서 만나는 수경과 동욱
(Insert)비오는 카페에서 스치는 수경과 동욱
(Insert)택시를 잡다 스치는 수경과 동욱
(Insert)포장마차에서 스치는 수경과 동욱
(Insert)성당안, 동욱에게 부딪쳐 안기던 수경
동욱, 어느새 수경의 슬픔이 전이된 듯 자신도 모르게 뺨을 타고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