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왕왕왕, 나는 왕자다!!??
어린이들이 교회에서 오래전부터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왕왕왕왕’입니다. 오늘 아침 어린이집 차량을 운행하는데, 어떤 아이가 운전석 뒤에서 그 노래를 불렀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채 나는 그 노랫말을 가만히 반추해 보았습니다.
"왕왕왕왕 나는 왕자다! 하나님 나라에 나는 왕자다.
내가 비록 어릴지라도 나는 왕 나는 왕 나는 왕자다.
내 앞길 가로막는 자 모두 다 물리치리라
이 세상을 앞장서가는 나는 왕 나는 왕 나는 왕자다!"
1. 자긍심을 주었던 노래, 그러나 반쪽짜리 가치
우리가 가난하고 열등감에 찌들어 살던 시절, 이 노래는 아이들에게 일종의 자긍심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독교회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노래로서 이 노랫말은 온전한 가치의 절반만을 담고 있을 뿐입니다.
세상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크리스천들이 자신을 ‘하나님의 자녀’요 ‘왕 같은 제사장’으로 인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 역시, 하나님을 대신하여 이 세상을 사랑으로 관리하는 임무를 맡은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인으로 자라날 아이들이 스스로를 "나는 왕자다!"라고 노래하는 것 자체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2. 물리치는 왕인가, 섬기는 왕인가?
문제는 우리 교회가 '물리치는 왕'의 노래만을 가르쳐왔다는 점입니다.
위대하신 왕으로 오신 예수께서 어떻게 종처럼 세상을 섬기셨는지를 배우고, 그 겸손의 가치를 노래하며 성장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어른이 될까요? 무조건 내 앞길을 가로막는 자를 물리치겠다는 승리주의적 노래만 불러서는 곤란합니다. 도리어 진정한 왕이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성경의 가치로 다듬어 가르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3. 톰 라이트가 말하는 '왕 같은 제사장'
신학자 톰 라이트는 성경이 말하는 인간에 대해 ‘왕 같은 제사장(Royal Priesthood)’이라고 설명합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 서 있는 위치는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지성소’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자신이 거니시는 곳에 인간을 두셨습니다. 그렇게 인간은 처음부터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거룩하면서도 동시에 위험한 곳입니다. 그렇기에 순종하지 못한 아담과 하와는 동산에서 쫓겨났고, 이스라엘 백성은 예루살렘에서 바벨론으로 끌려가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앞에서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산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