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7/31 아들과 지리산 종주,먼저 지리산 카페님 감사합니다.

[심사강행]

산행 일기에 앞서 제가 지리산 카페에 입소하게 되었던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여기저기 헤매다가 지리산 카페에 입소하게 된지가 벌써 6개월이 지난
것 같습니다.
멋진 산행일기,산행도우미,특히 지리산365(F&Q)의 도움이 이번에 제 아들과 함께 3박 4일 동안에 화엄사 입구에서 중산리까지 종주하기까지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준비물은 어떻게 하여야 되는지,
산행을 할 때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대피소에서 식사 준비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식사 후 에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이것이 더욱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제 아들과 함께 산행을 하였기에 이번 산행은 그 어떤 경험보다 알차고 보람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산행 일기는 간단하게 요약하기로 하고
저는 화엄사에서 시작하여 중산리로 내려 오기까지 저와 아들 동석이에게
용기와 격려와 도움을 주신 분들께 산행 일기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7월28일 김해에서 부산 사상터미널로 향하여 화엄사로 가는 버스탑승,
화엄사 입구에서 오후1시30분에 출발하였다.
시작하면서 부터 무척 힘이 들고 지겨운 산행이었다.
아마도 그렇게 돌을 많이 밟아 보기는 처음이다.
무지하게 힘이 드는 와중에 서울서 오신 분이 아들에게 격려의 말이
제 아들에게는 용기와 힘이 되었던지 돌 계단을 오르는게 달라 보인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여러분들이 격려해 주시고 삼겹살을 동석이에게 먹으라고 주신분 자신 밖에 모르는 동석이가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늦은 밤이니 엄마 생각이 나는지 두 눈이 약간 충혈되어 있고 갑자기 말을 하지 않는다.(내 마음도 여민다.)


7월29일
노고단에서 아침 8시10분에 벽소령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동석이가 어제보다는 다리가 무척 가벼운가 훨씬 가벼워 보이고 걸음이
빠른게 내 마음도 가벼워진다.
항상 내 앞을 걷고 있고 위험한 길이나 큰 바위가 앞에 있으면 "아빠 조심하세요" 하고 이야기 해 준다(가슴이 뭉클하다.이런게 자식 키운 ...)
토끼봉에서 잠시 휴식을하고 있는데 아빠와 삼촌과 함께 온 네살짜리
꼬마에게 관심이 많은가 보다.
꼬마에게 자유시간(과자종류)을 준다(동석이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것같다.)
산행하기전에 약간의 교육을 시킨 것 중에 먹고 남은 과자 봉지는 돼 가져가야 한다고 하였다.(그래서 항상 과자 빈 봉지는 호주머니에 넣는다)
토끼봉을 지나면서 동석이가 코피가 흘렸다.
급히 휴지로 닦고 있던 차에 뒤에서 오시는 분께서 왈"내가 다른 도움은
주지 못해도 코피나는 것은 도와 줄 수 있다" 면서 약을 뒤 목에 발라 주시면서 주물러 주셨다.얼마후 코피는 멎었고 (동석이는 코가 시원하네요)
하였다.

연하천 대피소,
지리산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하고 나 자신 또한
꼭 보고 싶었던 그 곳 연하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던지라 무척 복잡하고 어수선하였지만 기분만큼은 참 좋았다.

벽소령 대피소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
동석이가 무척 기뻐한다.벽소령에서 2박을 하기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모퉁이를 돌아서 내리막 길을 내려오는 순간 해외 유명
사진에서나 볼 수 있을것 같은 벽소령 대피소 '너무 아름답다'.
벽소 명월이라 하였던가.
아깝게 구경을 하지 못하였다. 너무 피곤했던 탓일까?
밤이 가까워오니 또 엄마 생각이 나는지 운다
휴대폰이 터지지 않으니 답답하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못할게 뭐 있겠는가?
대피소 직원에게 간곡히 부탁하여 집에 전화를 하여, 동석이에게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전화 한 통화로 씻어주려는 아빠의 마음을 엄마는 아는지 모르는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집에 와서 물어보니 이웃 친구들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었단다.)
동석이 왈 그래도 직접 통화는 하지 못했지만 한결 마음은 좋다고 한다

7월30일
역시 아침8시10분쯤에 다음 목적지 장터목으로 출발한다.
점점 발 길은 가벼워진다.
왜 일까?
칠선봉을 지나면서 청주에 사는 9살짜리 (정 공 희)라는 꼬마와 그의 아빠,엄마를 만나면서부터 동석이는 더욱더 신이 나는 것 같다.
공희가 동석이를 형아 하면서 얼마나 따르는지 모른다
(공희 부모님께서 아들을 잘 키우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세석 평원
말이 필요없다.
그야 말로 낙원이다.
여기보다 더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곳이 어디있을까?
중간 중간에 야생화에 대한 이름과 주변에 자라는 나무에 대한 설명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게 참 좋은 것 같다.
지리산을 이렇게 잘 가꾸어주시고 등산객들에게 즐거움을 주신 지리산 관리 담당자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장터목 대피소에 가기 위한 시간이 남아서인지 세석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두고두고 있지 못할 곳이다.

장터목 대피소로 향하는 발걸음은 날아갈 듯 하다.
동석이는 연신 공희와 즐겁게 다닌다.
고개를 넘어 서니 인산인해다.
내일의 천왕 일출을 보기 위함인가?
저녁 준비를 시작한다.
맛있게 참치 김치찌게를 끓여 저녁 밥을 먹는데 많이 듣던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어둠이 드리우며 안개가 자욱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는 여기 지리산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너무나도 멋있게 해 준다.
휴대폰이 터진다. 너무 좋다. 동석이가 너무 좋아한다.
엄마에게 지금까지의 일들을 자랑하고 이야기하기에 정신이 없다.
천왕 일출을 볼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은근히 든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안개가 끼었고 비가 내렸으니까.


7월31일
새벽 3시30분쯤에 눈이 떴다.
어제의 걱정이 염려되어 밖을 내다 보니 안개가 자욱하다.
지리산 천왕 일출을 보기가 어렵다더니 진짜구나 싶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천왕봉을 향하여 힘차게 발걸음을 옮긴다.
제석봉에 도착하니 벌써 하산하는 분들이 있다.
드디어 천왕봉
너무 기분이 좋다.
일출을 보지 못하면 어떠하리
아들과 함께 두 팔로 "나 왔노라 하면서 힘껏 안아 본다."
지금까지 3박4일 동안 우리 부자와 함께 같이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함께 지내고 격려와 용기를 주신분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면서 중산리로 향하였다.
로타리 대피소를 지나 한참을 내려오느 와중에 이제 막 올라 오시는 분께서 천왕봉이 얼마나 남았습니까? 하고 물어 보시면서 두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두 사람이 함께 웃었다.
지금까지 저희 아들 동석이에게 많은 용기와 격려를 주신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가까운 임호산을 또 다녀왔는데
그 전에 다녀 올때보다는 훨씬 가볍게 임호산을 오르내리는 것 같다.
끝으로, 많은 지리산 회원님들 몸 건강하시고 더욱 더 좋은 카페가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