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 과학
정확해지는 판정, 초고속
카메라
서울대 공대 이야기 '공대상상' 2017 가을호
글 컴퓨터공학과 1, 심성원
편집 에너지자원공학과 2, 윤영주
안녕하신가요, 독자 여러분!
많은 사람들은 운동을 직접 하기도 하고,
경기를 보기도 하며 스포츠와는 뗄 수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스포츠’는 우리에게 낯선 단어가 아닌데요. 스포츠란 경기규칙에 따라 승패를 가르는 신체적인 활동을 말합니다.
스포츠를 관람하는 입장에서 보면, 경기의 정확한 승패를 가르기 위해서는 경기규칙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하죠.
이는 주로 심판이 담당하는 부분인데요.
심판은 경기 중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제3자로서 판단하고 벌칙이나 규제 등을 내리는 사람을 말합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심판이 그 분야에 전문가지만 인간이기에 실수하는 것은 불가피해요.
대표적인 예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영국과 독일의
16강전에서 독일의 골 라인을 넘은 공을 보고서도 주심이 골을 선언하지 않아 영국이 4:1로 참패를 당한 경기를 들 수 있겠네요.
이와 같은 심판진들의 실수는 경기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니 심판의 실수에 대한 대비책의 마련이 필요하겠죠?
인간의 한계로 빚어진 이러한 실수들로 인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패배와 손해를 지켜만 볼 수 없던 팬들과 스포츠 업계의 성화에 힘입어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 현재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란 스포츠 경기에서 인간의 눈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순간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하고 이를 판정의 근거로 사용하는 기술을 일컫는데요, 사람의 눈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여 심판진들의 판정을 돕습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초고속 카메라의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요? 영상을 찍는 방법은 일반 카메라에 적용되는 방법과 동일합니다. 일반적인 카메라와 초고속 카메라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큰 차이점은 초당 보여주는 사진의 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카메라가 1초에 약 30여 장의 사진을 보여주는 반면에 초고속 카메라는 1초에 수천여 장의 사진을 보여주죠. 초당 찍는 사진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적은 시간의 단위로 영상을 분석할 수 있게 되며 이 결과 찰나의 순간을 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고속촬영이라 합니다. 고속촬영은 1873년 영국의 사진작가 에드워드 마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가 말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스틸카메라로 연속 촬영을 시행하면서 시작되었는데요. 이후 비디오 기술 개발, 모션 분석 장치, CCD 찰상소자, CMOS센서의 발달 등으로 현재에 이르러 곧 상용화에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고속촬영 전 고려해야 할 사항은 촬영속도, 카메라 분해능, 촬영기록시간, 그리고 렌즈의 종류 등이 있는데 이들은 촬영의 대상 및 목적에 의해 구체화됩니다. 이 중에서도 비디오 판독의 핵심이 되는 촬영속도와 분해능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까요?
촬영 속도(temporal
resolution)는 고속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최대 해상도(Full Resolution)에서 초당 몇 장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가를 수치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PPS(Pictures Per Second)로 표현됩니다.
촬영하고자 하는 영역,
얻으려는 영상 수와 대상체 이동속도에 따라 촬영 속도가 달라져요.
물체의 이동속도가 빠를수록 촬영하는 영상의 수가 많아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고,
필요한 영상 수가 많을수록 더 빨리 촬영해야 합니다.
하지만,
촬영면적이 넓을수록 화면에 담아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져서 촬영속도가 느려지게 되죠.
이와 같이 촬영속도는 이동속도와 필요 영상 수에 비례하고 촬영영역과는 반비례하므로 이동속도,
영상 수 및 1/영역의 곱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촬영면적(대상체 크기)이 20mm×20mm이고 촬영대상체의 움직이는 속도가 10m/s에 촬영면적 내에서 보고자 하는 영상 수가 10장~100장이라 하면,
10(움직이는 속도)×10~100(몇 장의 영상)×(1/ 0.02(촬영 영역)) = 5000~50000장의 촬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또한,
분해능(spatial resolution)이란 두 점을 구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거리를 뜻합니다.
카메라에서는 CMOS 센서의 화소 수를 의미하는데,
이는 가로×세로의 화소 수에 의해 결정되는 값입니다.
대상체 크기(mm×mm)/ 전체 화소 수(pixels×pixels)로 계산하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대상체의 크기가 300×200mm 이고 화소 수가 4096×2440pixels이라 할 때,
분해능은 0.07×0.08mm /pixels가 되는 것이죠.
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에 관해 일부에서는 스포츠에 개입하는 기술이 많아질수록 스포츠 본연의 매력과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스포츠 경기에서 경기 외적 요소의 개입을 배제하고 싶어 하며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이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촬영속도와 높은 분해능으로도 여전히 잡아내지 못하는 실수나 장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될 기술의 발전으로 스포츠 속 대부분의 실수나 오심을 바로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며,
오직 선수들의 실력과 노력으로 결정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현재 이 기사를 읽고 계신 고등학생 독자 여러분,
성적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계실 텐데요.
불안하고 두려울수록
공부 또한 비디오 판독이 도입된 스포츠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해보세요.
열심히 공부한다면 실력과 노력에 따른 결과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