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에 연극 한편을 보고 왔다. <두려워 마라>
홍룡폭포가 있는 대석마을의 이야기였다.
주인공 권순도는 일제시대에 대석마을에 살았던 애국청년이었다.
권순도와 다리집 아주머니는 실존인물이고, 나머지는 가상인물을
설정하여 만든 연극이었다. 90분 동안 시민극단의 작품을 감상하고
11시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텃밭에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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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47분에 일어났다. 더워지기 전에 얼른 텃밭으로 갔다.
2번 골의 부부가 먼저 와서 고구마를 캐고 있었다.
오늘도 모갯불을 피워놓고 고구마 줄기를 들썩들썩 들어가며,
떡잎도 정리하고 배추에 물도 듬뿍 주고 왔다.
고구마 줄기를 따서 옆에 골의 아주머니에게 좀 드렸더니,
그 분은 또 땡초를 따서 나에게 건네 주었다.
땡초가 필요한 나, 고구마 줄기가 필요한 너, 이심전심 잘 됐다.
아주머니가 내가 지어놓은 골을 보면서 "이제 전문가가 다 됐네요?"
하며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내가 봐도 그럴싸 해 보여서 같이 웃었다.
추석 전에 밭을 한번 돌아보고 왔더니, 마음도 편하고 좋으네~
밑창이 닳은 등산화를 밭에서 3년을 더 신었더니, 드디어 오늘 밑바닥이
덜렁덜렁 접착제가 떨어졌다. 산에서~ 밭에서~ 합해서 얼마나 신었을까?
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별을 고하는 멋진 하늘색 등산화 ~
무생물이지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부디~ 잘 가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