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하면 떠오르는 것은 ‘나비’지만 함평 ‘고산봉(高山峰·359.1m)’하면 황금박쥐다.
황금박쥐는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붉은 박쥐의 애칭.
전 세계 황금박쥐 3분의 1이 이곳에 서식한다고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고산봉(高山峰 359.1m)은 처음 ‘고산(高山)’이었다가 봉우리(峰)를 더 얹은 것.
300m대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아래에서 볼 때 마치 붓처럼 솟았기에 ‘필봉(筆峰)’이라고도 불렸다.
석산봉(石山峰 223m)은 함평군 자료에 등장하는 봉우리로서 U턴해야하지만 특A팀들은 거꾸로 올라 석산봉을 거쳐 기산봉까지 탐했다.
자연스럽게 특A, A, B코스로 구분되었다.
정상에서 10분 정도 내려가면 고산사지(高山寺址)삼거리로 160m 숲속에 고산사지와 마애불이 있다.
주변엔 야생녹차가 자라고 있고, 시누대숲 조그만 암벽에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오랜 세월 마모되었지만 온화하게 미소 띤 얼굴로 고려 초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일대의 지질은 정상에서보듯 화강암이 아닌 푸석푸석한 바위라서 풍화가 심화된 것.
날머리의 함평향교는 창건 연대를 알 수 없으나 정유재란(1597) 때 소실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뒤 1599년에 초가로 재건되었고, 1625(인조 3) 현재의 자리에 중건하려 했으나 정묘호란으로 중단되었다.
1631년 함평 유림 22명의 발의로 대성전과 명륜당을 완공하여 향교의 규모를 갖추었다.
고산골삼거리엔 ‘고산골 전승지’가 있다.
이곳 출신 칠실(漆室) 이덕일(李德一·1561~1622) 장군이 의병을 조직해 정유재란 때 왜적 7,000명을 격파한 곳이다.
산행일시: 2023년 1월 17일
코스: 대동면사무소~석산봉삼거리~석산봉(선택)~고산봉~고산지삼거리~마애불~향교저수지~ 함평향교(9.5km, 4시간 10분)
궤적.
9.3km에 4시간 정도.
고도표.
<월간 山>
함평군 문화관광.
미리 준비한 표지기.
네비엔 '함평군 대동면사무소'를 입력하여 대동면사무소 앞에 버스를 댔다.
그리곤 '대동면 행복배움광장'과 파출소 사이로 들어가면...
대동면사무소.
화살표 방향 입구에...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는 본격 들머리.
황금박쥐가 비상하는 모습.
푸른 창공의 황금박쥐.
널널한 산길.
돌탑을 지나고...
사각정자에서...
빨치산 활동 이동경로 안내판이 있다. 향교뒤 삼거리에서 고산봉을 거쳐 불갑산과 지리산을 이동하였단다.
벤치가 있는 지점에서...
좌로 석산봉이 보인다.
석산봉은 이름 그대로 석산.
석산봉 진입 삼거리 이정표. 배낭을 벗어놓고 석산봉을 향한다.
업다운이 평이한 능선길의 암릉에서...
조망을 살핀다.
석산봉을 앞에두고 ...
우측으로 고산봉을 짚어본다.
이미 되돌아오는 일행들.
준비해간 표지기를 건 뒤...
돌비를 확인.
석산봉 아래 누에등을 닮은 바위는 '고래등바위'라고 한다.
벌판을 지나 살짝 솟은 기산봉을 탐하는 특A팀이 내려갈 능선은 고래등 능선이지만 직하강은 불가해 뵌다.
氣가 뭉쳐있는 고래등으로 내려가보니...
'박시'님이 서 있는 곳에서 더 이상은 진행불가.
고래등바위에서 올려다 보는 모습.
좌측 능선으로 시선을 돌려 나아가 보았지만...
거기서도 길없음.
비산비야의 벌판너머 바다는 함평만.
석산봉의 외솔 한그루.
30분 만에 석산봉을 다녀와...
갈림길 삼거리 조금 아래 도드라진 바위에 올라 앉아 '박시'님과 함께 막걸리를 곁들인 요기를 하였다.
그러다가 뚫린 공간 진행할 방향에 고산사지가 있을 테고, 멀리 범상치 않은 산맥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당겨보며 방향을 짚어보니 호남의 명산 월출산. 가까이 뾰족뿔 첨(尖)산은 어느 산인감?
멀리 무등산 방향.
막걸리 몇 잔의 업된 기운으로...
고산봉으로 오르자 역주행하는 팀들을 만난다.
고산봉은 이름값하느라고 제법 가파르게 올라야 하는 것.
고산마을 삼거리를 지나자...
또다시 역주행 팀들.
구수천(廐首泉) 안내판엔...
기이한 전설이 전하고 있다. '서해바다가 썰물이면 샘에 물이 차고, 밀물이면 샘에 물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지만 이름의 유래는 알 수 없다.
등로는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오르기 쉬운 지형을 따라 나무계단을 설치하였다.
붉은 박쥐 서식지 안내판을 지나면...
<안내판>
정자가 있는 고산봉.
엉거주춤 기념사진을 찍고...
준비해간 표지기도 걸었다.
삼각점은 '나주24번'. 2등 삼각점이다.
망원경이 있는 고산봉.
그 옆으로 고산사지 마애불의 지질처럼 푸석한 바위에 여러 각자가 새겨져 있다. 그리 오래돼 보이지 않는 한글체.
고산봉은 300m대의 산정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희열을 제공한다.
하산길 돌탑을 지나면...
강운촌닭 삼거리에서 우측 능선을 갈아타고...
금세 고산사지 삼거리에 닿는다. 고산사지에는 '마애불'이 있다.
고산사지에는 야생녹차가 자라고 있고...
그 아래 부처님 손바닥만한 터에 시누대숲이 무성하다.
마애 부처님은 윤곽만 뚜렷해 보이나...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이목구비가 선명하다.
마애여래좌상은 바위 면 가장자리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깊이 깎아 내어 바위 면이 불상을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가부좌를 하고 있다.
광배도 함께 새긴 듯 보이나 워낙 풍화가 심해 형체만 가늠될 뿐으로 조성시기는 고려초기.
안내판.
되돌아나와 정자를 지나고...
고속도로 같은 산길에서...
상강삼거리 이정표. 유독 인근의 식당들이 안내되고 있고...
'한국전쟁이 부른 아픔의 길' 안내판이 있다.
서울 수복이후 북으로 돌아가지 못한 빨치산들이 산으로 숨어들어 온갖 약탈과 만행을 저질렀다.
이 길은 강제로 끌려간 양민들의 고난의 길이었던 셈.
온갖 소원들이 난무하는 돌탑을 지나...
굵은 밧줄이 안내하는 데로 조금 내려서자...
반짝반짝 윤슬이 빛나는 향교저수지에 내려선다.
돌아보는 산길입구.
저수지 위의 능선은 아까 우리가 올라갔던 산길로 살짝 솟은 봉우리는 돌탑이 있는 곳.
향교저수지 뚝방을 건너...
수로를 우측 겨드랑이에 끼고 내려섰더니 바짓가랭이에 도둑놈(?)들이 왁자하게 붙었다.
향교1구경로당을 내려서...
함평향교를 담넘어로 기웃거리다 비석 몇 기가 지키고 선 정문에 다가섰다.
안내판.
보초는 하마비. 맞배지붕 외삼문을 들어서기전...
좌측의 비석 두 기를 카메라에 담다가 낯익은 이름을 접한다. 바로 현대 故 정주영 회장의 이름이다.
우측의 비석 '峨山鄭周永特惠紀念碑(아산정주영특혜기념비)'다. 19687년 함평향교를 중수하는데 후원을 한 듯.
내삼문을 들어서자...
두 그루의 은행나무 가운데...
바닥에 깔린 은행열매가 징하다.
맞배지붕의 대성전 뒤로...
팔작지붕의 명륜당과 그 양 옆으로 동·서재가 있다.
건물의 배치가 낯선 건 '전묘후학(前廟後學)'으로 앞채(대성전)에서 제사를 지내고 뒷채(명륜당)에서 공부하는 배치.
대개 '전학후묘(前學後廟)'이나 호남지방의 향교 중에 정읍향교와 나주향교가 이와 같은 배치다.
명륜당(明倫堂)의 현판에는 '신안주희서(新安朱熹書)'라고 적혀있다.
주희는 중국 남송(南宋) 때의 유학자(1130~1200)로 성리학(주자학)을 창시하여 완성시킨 인물.
전국의 향교 명륜당에는 대부분 주희의 글체를 집자(集字)한 현판이 걸려있다.
외삼문 닳고닳은 문지방을 넘으며 돌아보는 대성전.
두 그루의 은행나무는 은행열매가 있고없고를 구분하면 쉽게 암수를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열매가 떨어지지 않은 이 나무는 숫나무.
향교를 나와 '효자광산김유성기실비'. 참고로 나는 광김 39대손.
향교 옆 '향교회관' 마당에 자리를 마련했다. 길 건너엔 함평유림회관이 있다.
나를 환영해 주는 고무장갑을 낀 여성회원.
버너가 화력이 약해 뒷풀이가 늦어지는 모양이지만 매번 꼴찌로 다니다 시간 내에 도착을 했으니 몹시 반가운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