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를 넘어 좌절을 넘어
새벽 2시에 깼다
1년 가까이 새벽 2~4시에 깬다
그런데 아직 할 일이 많은지 아침 7~8시까지 바쁘다
아니 '살아있어 바쁜척'한다.
혹여나 염라대왕이 보며 '당신은 한가하군요,다음생으
로 가심이.....'하며 염탐해 볼새라 몸을 움직여 바쁜척
하며 산다
내일 법회를 준비하기 위해 4분이 아침 일찍 오셨다
청소와 정리를 하고 오후 4시에들 가시고,나는 밭일
을 하느라 힘들어 그만 깊은 수면과 꿈에 들었다
여느 분이 전화했다는데 못듣고 40분 휴식후 전화를
드렸다. 근 1년간 여나무 노처사님과 노보살님들이
큰 노환으로 고생하시는 가운데 깊은 고뇌에 빠져
때로는 멍하니,때로는 법당 명상과 뒤산 숲길을 달리
며 연로한 여러분들의 안위를 빌었다.
지난해 고라니의 피해를 막기위해 한달간 진행하던
비닐 온실용 대나무 석가래가 썰렁한 채 공정을 변경해
철망 울타리로 바꾸었으니,내 자신이 봐도 웃꼈다.
부처님! 죄송합다! 불자님! 죄송합다!
한달을 상간해 자주 바뀌는 나의 곡석밭의 수행여정이
란 .......전화도 제대로 못받고,더러 장부정리도 어긋났
으니,그동안 내 번뇌와 상심이 컷음을 방증하는 노릇이
었다.
생로병사의 네 부분이 모두 중요하지만 결국 '사'라는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의 정황이란 가장 크고도 두려운
질곡의 현장인 것이라 하겠다. 요양원 계시고,거동이
불편하고,때로 홀로 계시며,육신의 큰 고통에 시달리며
때로 치매와 기저귀를 차신채 힘들게 노년을 이어가시
는 그들로 인해 이 '푸성귀 날도사'는 화끈한 처방 하나
없이 약사여래부처님께서 8대원을 내리시사,고통과
우울에 그 분들이 벗어나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이 드러난 밑천의 법력이란......
결국 여러분들의 노환이 전이되 본인도 크나큰 고뇌에
빠지게 되었다. 법당기도와 울력과 뒷산달리기가 내
기도의 주메뉴다.몸을 혹사시키니 저녘, 초저녘 '자빠져
자기도' 바뻤다.지구를 짊어지고 때로는 두팔로 안아
자주 깊은 숙면에 빠지는 날도 큰 기쁨이었으니. .. .
그렇다 보니 새벽 2~4시에 깨 ,전형적인 노인의
경계에 잠입했음을 고백한다. 근자에 '노인공경잔치'
(?)에 다녀왔다. 경품추천이 있다해 800여분이 운집
했다.가보니 나는 그중에 '영계 노인'이었다.졸다
졸다 더 졸려 결국 50인치 TV 경품 상품을 쓸쓸히 포
기하고 돌아오는 내 꼴이란.
노인들은 사바에서 우리들의 전임이자 스승이다
그들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으니,어찌 그들의 긴 삶의
역정을 가벼히 하랴? 오직 '그들의 삶을 존엄히 여기며
내 머문자리에서 순명'을 따를 뿐이다. 세월이 깊어지며
노년의 노환에 대해 세밀하게 엿보고 깊히 고민하는
자신을 보며 결국 '도사자격증'을 부처님께 반납하기로
했으니,동사무소에 낼수도 없고,교통공단에도 수납창구
는 없을테니,밭을 매다 호미로 묻어야 하나......
그래도 눈뜨면 새벽,피곤해 앉으면 저녘
ㅡ몹시도 하루하루가 속히 간다함은 한편 기쁜 마음의
소산일지도 모르겠다.감옥이나 지옥같은 일상에 어찌
시간이 빨리 가랴? 안부가 궁긍해 전화를 주신 분도
고맙고,맛난 반찬으로 때를 맞춰 주시는 분들도 고맙고
기도와 울력을 할 수 있는 나날이 곧 극락이자 천상임을
아니 이 또한 기쁨이다,법희라 한다.오늘 저녘도 노환
에 시달리는 여러분들께 다시금 약사여래불 칭명염불
을 모셔 올린다.
모든 분들의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 위하여 !
불기 2568.4.23
쑥차,표고차를 만들기 위해 건조시키다.
미나리깡인데 잡초가 더 많다. 나의 불민,나의 방일.
고추,상추모를 심다
밭의 쑥을 기르다.
점심에 나온 까죽 나물은 약초이자 건강나물이다
데치기와 무침이 천상의 반찬이다.
일출전 숲길ㅡ태고의 적막이 감돈다
이미 꽃들은 지고 연록의 녹음이 무성해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