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다 소지
이즈모 특급살인
정리 김광한
책소개
시마다 소지의 소설 『이즈모 특급 살인』. 토막 난 시체를 열차에 실어 보낸다는 충격적인 설정과 실제로 사용하는 열차 시각표를 이용한 검증된 리얼리티로 독자 사이에서 제2의《점성술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수수께끼 풀이라는 추리소설의 본질과 사건을 둘러싼 인간 군상의 갈등과 추악한 민낯을 조화롭게 풀어내어 큰 호평을 받았다.
저자
시마다 소지 소설가
1948년 일본 히로시마 출생. 현재 LA에 거주 중이다.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덤프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며 일러스트와 잡문을 썼다. 1976년에는 작사, 작곡, 노래에 재킷 디자인까지 직접 한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1979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 1980년 '점성술의 매직占星術のマジック'을 26회 에도가와 란포 상에 응모해 최종심까지는 올랐으나 낙선했다. 이듬해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제목을 바꾼 후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점성술사 미타라이 기요시나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寢臺特急(はやぶさ1/60秒の壁)'으로 인기를 얻은 미남 형사 요시키 다케시 시리즈를 발표, 다양한 추리소설 스타일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점성술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일본 추리소설계에 '신본격'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냈으며 이른바 '신본격파'라 불리는 작가들을 발굴하는데 공헌을 했다. 2006년에는 '제국의 수도 위성궤도(帝都衛星軌道)'를 비롯해 근 한 달에 한 권 정도 신간을 발표하고 있다. 이외 사형 문제와 일본인의 정신에 관한 평론 등을 기고하는 등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8년 제12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을 수상하였다. 추리 소설 이론가로서도 이름이 높은 시마다 소지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일본 추리소설계에 '신본격'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냈다. 또한 '신본격파' 후배 작가 발굴에 지대한 공헌을 하며, 오늘날까지도 정력적인 집필활동을 펼치며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적으로 시각을 넓혀 아시아 각국의 유력 출판사들이 주최하는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 상'의 심사위원으로, '시마다 소지 선정 아시아 본격 리그' 시리즈의 선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양질의 아시아 추리소설을 알리는 메신저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일본 추리소설사에 큰 획을 그은 걸작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일본은 물론 국내 미스터리 독자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거장 시마다 소지. ‘수수께끼 풀이를 중시하여 추리소설 본연의 즐거움을 되찾자’는 ‘신(新)본격 추리소설’로 문학적 흐름을 주도하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이내 다른 구상을 하게 되었다. 비록 자신에 의해 일본 추리소설계의 판도가 바뀌었지만 다양한 추리소설이 사랑받기를 원했던 그는 본격물의 뼈대에 사회파적 문제의식을 담은, 소위 ‘본격과 사회파의 융합’에 고심하였던 것이다. 실제로 1980년 중반 이후 일본에서는 본격 추리소설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는 풍조가 있었으며, 시마다 소지는 《리라장 사건》의 작가 아유카와 데쓰야와의 대담에서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러한 작가적 고뇌 끝에 탄생한 ‘요시키 형사 시리즈’는 독자와 평단 모두를 만족시키며 ‘미타라이 시리즈’에 이어 시마다 소지의 대표 시리즈로 자리매김하였다. 추리소설 마니아 사이에서 필독서로 손꼽히며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를 비롯, 총 15편의 ‘요시키 형사 시리즈’가 출간되었으며 이 중 4편은 일본 민영방송국 TBS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토막 난 시체를 열차에 실어 보낸다는 충격적인 설정과 실제로 사용하는 열차 시각표를 이용한 검증된 리얼리티로 독자 사이에서 제2의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이즈모 특급 살인》에서 시마다 소지는 수수께끼 풀이라는 추리소설의 본질과 사건을 둘러싼 인간 군상의 갈등과 추악한 민낯을 조화롭게 풀어내어 큰 호평을 받았다.
극단적인 리얼리티가 주는 공포와
초기작부터 이어진 본격 추리의 깊은 맛
‘하야부사 유령 여자 사건’을 마무리하고 고향으로 휴가를 떠난 요시키 형사는 잠시 정차한 역에서 묘하게 긴장된 공기를 감지한다. 분주히 오가는 경찰들 사이에서 경찰학교 동기 이시다 형사와 우연히 만난 요시키는 그곳에서 일어난 광기 어린 사건에 대해 듣게 된다. 종착역에 도착한 열차 안에서 분실물 검사를 하던 역무원들에 의해 토막 난 시체가 발견된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머리가 발견되지 않아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점 외에는 알아낸 바가 없다는 것이다. 약품으로 꼼꼼히 지문을 지우고 옷에 붙은 라벨을 모두 떼어버리는 등, 범인은 필사적으로 피해자의 신원을 숨기는 한편, 결국 시체가 발견될 수밖에 없는 열차 안에 유기하는 기이한 행동을 하였다. 서둘러 휴가를 마친 요시키는 이시다와 함께 수사에 착수하고, 그러던 중 피해자가 누군지 알고 있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역사학으로 유명한 한 대학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