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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우거진
갈론계곡
한적하게 거닐기 좋은 원시의 계곡
보물 찾기 하듯 만나는
아홉 가지 절경
충북 괴산 칠성면에 자리한 갈론계곡은 청정한 자연에 푹 파묻혀 한적하게 더위를 식히기 좋은 곳이다. 깊은
골짜기가 많은 괴산 땅에서도 외진 곳에 위치해 때묻지 않은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갈론계곡에 있는 아홉 곳
의 명소를 일컬어 갈론구곡이라 부르는데, 모두 기암절벽과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절경을 빚어낸다. 계곡을 따라 보물 찾기 하듯 숨은 비경을 만나는 재미는
덤이다.
녹음이 우거진 갈론계곡
한적하게 거닐기 좋은 원시의 계곡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한 괴산은 계곡이 유독 많은 곳이다. 칠성면에서 청천면 화양리에 이르는 길에 화양계곡, 선유계곡, 쌍곡계곡, 갈론계곡 등 신비로운 비경을 품은 계곡이 흩어져 있다. 그중 갈론계곡은 다른 계곡보다 사람의 발길이 뜸해 한적하게 거닐기 좋은 곳이다.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계곡물이 시원하고 맑은 데다 너럭바위가 많아 물놀이를 즐기기도 좋다. 물 맑은 달천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오솔길은 청량한 기운을 뿜어낸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와 야생화가 뒤덮인 흙길이 걷는 맛을 더한다.
갈론계곡은 근처 마을에 갈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숨어 살았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 계곡에 아홉 곳의 명소가 있어 갈론구곡 혹은 갈은구곡이라고도 불린다. 약 3㎞ 길이의 트레킹 코스에는 기암절벽과 함께 수려한 계곡 풍경이 끝없이 이어진다. 1곡부터 9곡까지 바위마다 다양한 서체의 한시가 새겨진 아홉 개 명소는 계곡 곳곳에 숨은 듯 자리해 있다. 조선시대 정계에서 물러난 선비들이 조용히 숨어들어 시를 짓고 풍경을 탐하며 여생을
보낸 곳이니 아름다운 경치야 말할 것도 없다.
1곡에서 시작해 계곡을 따라 오를수록 더욱 수려한 경관이 기다리고 있지만 표지판이 따로 없어 찾기가 쉽지 않다. 탐방로를 벗어나 계곡으로 내려가거나 계곡을 건너야 하는 수고가 필요한 곳도 있다. 아홉 곳의 명소를 하나하나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마음에 드는 곳을 거닐며 갈론계곡의 빼어난 풍경을 즐겨도 좋다. 물소리에 귀를 기울인 채 피톤치드를 흠뻑 들이마시며 찬찬히 거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옥빛의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휴식을 취하기 좋은 너럭바위
보물 찾기 하듯 만나는 아홉 가지 절경
갈론 마을을 지나 갈론교에 다다르면 ‘골골이 새긴 명시 갈은구곡’이라 적힌 표지석을 만난다. 갈론교를 건너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호젓한 오솔길을 따라 20여 분 걷다 보면 병풍처럼 늘어선 바위가 나타난다. 바위에 한자로 새겨진 ‘갈은동문’이라는 글씨가 갈론구곡의 시작을 알린다. 너른 바위가 곳곳에 자리해 있고 수심이
얕아 여름이면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갈은동문 바위를 지나면 ‘너른 마당 바위’라는 뜻을
지닌 1곡 장암석실, 바위 지대인 2곡 갈천정이 자리한다. 갈천정은 갈론마을의 지명 유래가 된 곳으로 계곡
건너편에 있어 지나치기 쉽다.
갈론구곡의 진정한 비경은 3곡 강선대부터 시작된다. 옥녀봉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탐방로 아님’ 표지판 방향을 따라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강선대는 신선이 내려와 놀던 곳이라는 뜻으로, 너럭바위에 앉아 유유히 흐르는 계곡물을 바라보며 쉬어가기 좋다.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로 되돌아와 옥녀봉 방면 산길을 1㎞쯤 오르면 계곡 왼편에 4곡 옥류벽이 나타난다. 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인 절벽 아래 옥색의 물이 흐르는 풍경이 아름답다.
옥류벽부터는 등산로를 따라 쉬엄쉬엄 걸으며 계곡을 유심히 살피는 재미가 쏠쏠하다. 옥류벽에서 상류 쪽으로 100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5곡 금병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금병은 물에 반사된 빛이 바위벽에 닿으면 비단처럼 보인다는 의미로 신비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5곡에서 50m 남짓 떨어진 곳에는 거북이 모양 바위가 놓인 6곡 구암이 자리해 있다. 이후 등산로를 따라 한참 오르면 ‘고송 아래로 흐르는 물가에 지은 집’이란 뜻의 7곡 고송유수재, ‘일곱 마리 학이 살던 동네’라는 뜻을 지닌 8곡 칠학 동천, ‘신선이 바둑을 두던 바위’라는 의미의 9곡 선국암이 가까이 모여 있다. 선국암은 쉬었다 가기 좋은 곳으로 너럭바위에 바둑돌이 놓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거북 모양 바위가 있는 6곡 구암
8곡 칠학동천
여행 정보
갈론교(시작점)
- 주소 :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97-1
- 문의 : 속리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43-832-5550
- 홈페이지 : http://www.goesan.go.kr/tour/selectTourInfo.do?key=858&tourNo=452
여행 팁
갈론구곡 입구에서부터 3곡 강선대까지는 산책 수준의 편안한 길이 이어지지만 옥류봉 산길이 시작되는 4곡~9곡 코스는 가파른 등산로가 포함되어 있다.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등산화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글 : 여행작가 강민지
사진 : 괴산군청 문화체육관광과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