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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손자, 이르면 오늘 광주行…5.18묘지 참배하고 사과할까?
[ 이데일리 | 김범준 기자 yolo@edaily.co.kr ] 2023. 3. 29. 00:00
경찰, 28일 인천공항 입국한 전우원씨 체포
이르면 29일 피의자 조사 마치고 석방될 듯
전씨 "조사 성실히 받고 광주 가서 사과할 것"
5·18단체들 "반성 위해 방문하면 협조 예정"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해온 손자 전우원씨가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 후 경찰에 마약류 투약 혐의로 체포된 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마약류 투약 혐의로 입국과 동시에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게 됐다. 전씨는 이르면 29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에 사과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할 전망이다. 전씨 일가 그 누구도 공식적으로 5·18과 관련해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어 최초로 사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마수대)는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전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향정 등)로 체포해 신병을 확보하고 피의자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씨는 지난 27일 오전 0시50분(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출발해 지난 28일 오전 5시2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경찰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전씨의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 28일 오전 6시50분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으로 들어선 전씨를 체포해 곧장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마수대로 압송했다.
경찰은 앞서 전씨가 미국에 머물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을 포함한 주변인들의 마약 투약 의혹 등을 폭로한 내용을 토대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하고, 전씨가 함께 폭로한 주변 인물 중 국내 체류 중인 2명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경찰은 전씨의 체포 시한(48시간)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이날까지 조사를 진행하고 마약류 성분 검출 검사와 관련 진술 및 증거자료 등 신문 결과를 확보할 계획이며, 향후 불구속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귀국 후 바로 압송한 전씨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먼저 휴식을 취한 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사안까지는 아니어서 이르면 오늘 중 조사를 마치고 일단 귀가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자신의 SNS 계정에 공개한 가족 사진들 (사진=전우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일가 비자금 의혹을 제기하면서 스스로 ‘죄인’이라고 칭한 전씨는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 곧장 광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입국 전 항공편 예매 내역을 올리며 “도착한 이후 바로 광주로 가겠다”며 “5·18기념문화센터에 들러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과 이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본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씨는 전날 입국해서도 “저 같은 죄인이 한국에 와서 사죄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조사에 열심히 임하고 나와서 가능한 한 빨리 광주에 가서 5·18 피해자들에게 사과드리고 싶다”고 재차 밝혔다. 실제 전씨가 경찰 조사 후 광주로 향한다면, 5·18 관련 단체들은 전씨의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와 추모승화공간 방문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전씨가 입국과 동시에 경찰에 체포되면서 구체적인 방문 일정과 동선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26일 오후 8시40분쯤 재단 인스타그램 계정에 “저의 잘못을 더 깊게 배우고 사죄하면서 반성, 회개하고 싶다.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 주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5·18기념재단 측은 “반성과 사죄를 위해 광주로 온다면 도움을 드릴 수 있고, 구체적인 연락이 오면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관계자도 “아직 연락과 구체적 방문 일정 등은 없지만, 충분히 만나서 사과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고 현재 내부에서 공식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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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년선거 지원 유세 중인 이재명
다음 달 5일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경남 창녕군과 경북 구미시를 방문해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도의원 선거지만 정권 심판의 성격도 있다"며 "국민이 끊임없이 감시하고 심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민주당에겐 험지로 꼽히는 지역들을 찾아 정권 심판론을 강조한 겁니다.
이 대표는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쌀값 안정화법'에는 거부권을 행사한다면서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산 멍게·해삼은 대체 왜 수입하게 하려는 것이냐"며 "대한민국의 자긍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독도가 일본 땅이다, 교과서에 독도를 싣겠다'라고 하면 무슨 소리냐며 박차고 나와야 하는 게 대한민국 대통령 아니냐"며 일본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조선인 징병의 강제성을 약화시키는 기술을 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이 상태로 계속 가면 나라에 미래가 없다"며 "한반도는 평화 상태를 벗어나 언제 국지전이 벌어질지, 언제 내 자녀가 전장으로 끌려가 목숨을 잃게 될지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의 자존심은 어디로 갔나, 국민의 자존심이 이렇게 훼손돼도 되느냐"며 "지금 경고해야 한다, 경고는 말로 할 수도 있지만 투표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내 고향이니까, 내 지역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니까 무조건 선택하는 슬픈 현실을 깨야 하지 않겠느냐"며 "열심히 잘하면 다시 일할 기회를 주고 못 하면 다른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호소했습니다.
이재명 "이대로 가면 나라에 미래 없다…투표로 경고해야"
[ SBS | 정유미 기자yum4u@sbs.co.kr ] 2023. 3. 28. 19:09
용서와 화해를 말하는 두 대통령, 만델라와 윤석열
[ 시민언론민들레 | 박충구 칼럼 / 전 감신대 교수ㆍ 생명과 평화윤리 연구자 mindle@mindlenews.com ] 2023.03.28 13:51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1994~1999)이다. 법률가였던 그는 약관 25세에 남아프리카 국민회의에 입당한 후 불의한 인종차별주의 체제인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맞서는 정치적 활동에 생애를 바쳤다. 1962년 만델라는 공산주의자로 몰려 쫓기게 되었고, 반역죄로 체포되어 백인 일색인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로빈 아일랜드(Robin Island) 포함, 감옥에서 수형생활을 한 기간은 무려 27년에 이른다. 그는 훗날 그의 감옥생활에 대하여 이렇게 회상했다. “감옥생활, 그것은 우리의 영혼을 주저앉히지 못했다. 오히려 최후 승리를 거둘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결의를 더욱 굳게 해주는 곳이었다.”
1990년 남아공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국내외 압력이 점증하고 인종적 갈등이 고조되어 내전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자 당시 대통령이었던 클라크(F. W. de Klerk)는 만델라를 감옥에서 풀어주었다. 동시에 그는 전 인구의 10%도 채 안 되는 백인을 위한 정권은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의 폐기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마침내 헌법이 바뀌고 흑인에게도 선거권이 부여된 후 실시한 첫 선거(1994년 4월 27일)에서 만델라는 62%의 지지를 얻어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 남아공은 이날을 기념하여 ‘자유의 날(Freedom day)’로 선포하고 국가 공휴일로 정했다.
남아공 ‘자유의 날’ 그리고 ‘진실과 화해위원회’의 탄생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을 기뻐하는 것도 잠깐이었다. 대통령에 취임한 만델라가 직면한 문제는 아파르트헤이트 백인 정권 34년 동안 인권의 사각지대에 버려졌던 흑인들이 백인들과 그들의 조력자에게 겪은 온갖 인권유린 범죄를 찾아내 이를 심판하고, 잃어버린 피해자들의 인권과 존엄성을 되찾아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비록 헌법을 바꾸고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지만, 백인들이 남아공의 실질적 권력을 여전히 거머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 대통령 클라크는 퇴임 직전 인종차별적 범죄를 저지른 백인 경찰관 3500명을 약삭빠르게 사면해 주었다.
이런 정황에서 만델라는 우파로부터 빨갱이로 매도되고 있었고, 좌파로부터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너무 쉽게 용인하려는 타협론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었다. 이때 만델라는 인종적,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진실과 화해위원회(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를 구성할 것을 결심하고, 이를 위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한 후, 198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당시 요하네스버그 성공회 주교였던 투투(Desmund Tutu)에게 그 위원장직을 맡겼다. 동시에 이 위원회에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34년 동안(1960년~1994년) 백인에 의해 저질러진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들의 실상을 밝히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들에게 주어진 조사 기간은 7년이었다. 이 기간에 사면을 신청한 인권침해 범죄는 무려 7000건에 달했다.
인종차별이 불러온 악의 역사
피부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인간이 인간을 비참한 곤경에 빠지게 만들 수 있는 사회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날 수 있었을까? 거기에는 뿌리 깊은 인종차별을 용인해온 기독교라는 종교, 인종우월주의에 사로잡힌 집단의 이기성, 그리고 아프리카를 정복하고 지배하려는 서구 백인들의 제국주의적 욕망이 얽혀 있었다. 많은 이들은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입안한 사람(Handrik Verwaerd)이 신학을 공부한 개혁교회 목사의 아들이며, 그가 성경에서 인종분리주의 정책의 근거를 찾았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그가 성경에 근거해 만든 법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흑인들이 짐승처럼 감금과 감시를 받고, 구타당하고, 고문당하고, 살해당했는지, 남아공 도처에서 흑인 여성들이 성폭력을 비롯하여 무수한 인권유린을 겪었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남아공의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인류의 평화에 공헌한 인물로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하여 노벨 평화상을 수여한 투투 주교를 하등 인간으로 취급했다. 그는 흑인이었기 때문에 1994년까지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고, 주거이전의 자유도, 여행할 자유도 없었으며, 그의 가족은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길거리에서 몸수색을 요구받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던 유명 인사, 성공회 주교인 투투에게조차 온갖 수치와 모욕을 안겨주는 사회에서 힘없는 민중이 겪은 고난과 고초는 이루 말로 다 형용할 수 없을 것이다.
화해와 용서의 조건
남아공 ‘진실과 화해위원회’의 근거가 된 법 ‘국민통합 화해 촉진법’은 “과거 정치 분쟁의 결과로 빚어진 엄청난 인권 침해를 가능한 그대로 보여주는 동시에, 분쟁의 결과로 피해자들이 잃어버린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는 데 힘써야 한다”고 위원회의 존재 이유를 규정했다. 이 규정에 따라 투투는 위원회가 수행해야 할 두 가지 과제를 선명하게 제시했다. ‘진실을 여지없이 드러낼 것’, 그리고 ‘인권과 존엄성을 박탈당한 이들의 권리와 존엄성을 되찾아주는 것’이다. 이 과제를 위하여 투투는 피해자가 용서와 화해의 손을 내밀기에 앞서 가해자가 먼저 범죄사실을 증언하고 사죄를 요청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함을 알았다. 포악을 행한 자의 얼굴과 행위를 세상에 드러내는 것, 그것이 바로 그의 포악을 겪은 이가 화해와 용서의 손을 내밀 수 있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7년의 기간에 걸쳐 동료 인간에 대한 백인들의 범죄가 증언대에서 증언으로 밝혀졌다. 백인에 의해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존엄성을 몰수당하고 집단학살을 당한 사건, 백인 경찰관들이 흑인을 살해한 후 시체를 불태워 없앤 사건, 강간당한 후 살해당한 여성들에 대한 증언, 전기고문, 방화 살인, 약물 살인, 즉결처형 등 형언할 수 없는 중대 범죄들이 증언대에서 밝혀졌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위협과 협박과 고문, 폭력과 살해의 위험을 겪었던 피해자들 앞에 가해자들이 나와 증언대에서 자신들의 악행을 고백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용서를 구하는 진실의 시간이 없었다면 아마도 남아공에서 용서와 화해의 길도,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인간성의 진정한 회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투투는 증언자들이 범죄 사실을 증언할 때마다 그 범죄의 희생자들이 겪었을 절망과 고통이 느껴져 그 위원회에 참여했던 이들 모두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리지 않고서는 그 증언을 들을 수 없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진실이 드러났을 때 비로소 남아공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려온 고유의 덕성, 심장이 큰 자들의 너그러운 마음, 우분투(Ubuntu) 정신이 되살아났다. 그때 비로소 피해자가 용서와 화해의 손을 내밀 수 있었던 것이다.
죄책 고백 없는 용서와 화해 강요는 범죄
나는 남아공의 ‘진실과 화해위원회’의 역할을 살펴보면서, 진실의 법정 없이, 가해자의 진실한 고백과 사죄 요청도 없이, 피해자의 인권과 존엄성을 되찾아주는 일도 없이, 피해자들에게 용서와 화해를 강요하는 정권의 민낯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결국 일제에 의해 인권과 존엄성을 몰수당했던 피해자의 울부짖는 소리를 묵살하고 침묵을 강요하려 드는 정권의 야비함, 피해자의 인간성을 재차 유린하는 범죄가 아닐 수 없다. 35년에 걸친 일제 치하에서 침략전쟁의 전선으로 끌려가 온몸으로 모욕을 겪어 만신창이가 된 이 나라의 여인들, 짐승 취급을 받으며 강제노역을 겪었던 이 나라 국민이 빼앗겼던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을 되찾아 주는 것이, 국가가 마땅히 수행해야 할 헌법적 책무가 아닌가.
만델라는 로빈 아일랜드감옥에서 자신를 감시하던 교도관을 그의 대통령 취임식에 귀빈으로 초대했다. 만델라에게 종신형을 내렸던 포악한 권력이 역사 너머로 사라지고 그의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존엄성이 회복되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이다.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일본 총리를 초대해 마주 앉을 수는 없을까? 만델라 정권의 용서와 화해의 문법을 따른다면, 일본 총리가 증언대에 서서 일제가 35년 동안 우리 민족에게 범한 만행을 낱낱이 고백하며 드러내는 경우 외에는 그런 일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가해자의 죄책 고백과 사죄 요청도 없이 양국 간의 미래를 열기 위한다며 권력자가 피해자들에게 용서와 화해를 강요하는 짓은 야비하고 파렴치한 범죄 행위다. 윤석열 정권의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이며 야만적인 범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 [ “퍼주고 뒤통수 맞은 격”…윤석열 정부 대일 외교 비판 쏟아져 (daum.net) ]
사진=연합뉴스
광주를 찾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5·18 광주 정신이 헌법 전문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8일 광주 동구 광주극장에서 열린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에 참석한 조 전 장관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이 5·18 관련 망언을 하며 광주 정신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한 것을 언급하며 "대선 공약을 지키지 않는 등 진정성을 의심스럽게 한다. 망발이 없어지려면 헌법 전문에 반드시 수록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5·18 광주 정신은 지역에 국한된 정신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의 기본이 되는 정신"이라며 "헌법에 들어가면 (앞으로 이같은 발언들이) 반헌법적 발언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일제 강제 징용 관련 '제3자 변제' 해법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일본 강제징용 해법 문제 출발은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을 때 행정부가 따라야 하느냐 마느냐에 달린 것"이라며 "윤 정부의 안은 법률에 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와의 해결책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또 "대법원 판결에 반하는 조치를 행정부가 했는데, 기업이 돈을 내면 그 결정을 한 사람은 정권 교체 후 배임죄로 수사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대기업이 돈을 내는 것을 꺼리는게 아닐까"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날 조 전 장관은 방청객과의 질의응답에서 '개인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밉고 서운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을 모셨던 수석보좌관으로서 답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국 "5·18 망발 없어지려면, 광주 정신 헌법 전문 담아야"
[ 대전일보 | 최고나 기자 ] 2023. 3. 29. 07:08
'문재인 밉지 않냐'는 질문에 조국의 답변은
[ 오마이뉴스 | 이한기 기자 ] 2023. 3. 28. 23:06수정 2023. 3. 28. 23:45
[오연호가 묻다-공개방송] <조국의 법고전 산책> 광주 북콘서트
▲ 3월 2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가 열렸다. |
ⓒ 오마이뉴스 |
"(<조국의 법고전 산책>에 등장한) 사상가들의 얘기를 한국식으로 표현한 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목숨을 걸고 독재와 권위주의 체제에 저항해왔던 김 전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는 시민 불복종으로 어떤 경우에는 시민 저항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불의에 대항해 적극적인 행동이 어렵다면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고 한 말씀은 독백이 아니라 그런 마음을 잊지 않고 간직하면 점차 그런 사람들이 모여 세상을 바꿔나갈 것이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2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열린 <조국의 법고전 산책>(오마이북, 이하 법고전 산책) 광주 북콘서트에 참석한 조국 전 장관은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이비드 소로 등 법 사상가들의 '시민 불복종'과 '저항권' 등을 이야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500명이 넘는 방청객이 1·2층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조 전 장관은 1980년대 초반 법대에 입학해 판·검사가 되기 위한 사법고시 등의 일반적인 행로를 걷지 않고 전업학자의 길을 걷게 된 것도 광주5·18의 전두환 정권 아래서 법 집행을 해야 한다는 게 싫어서였다고 말했다.
잇따른 망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광주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은 립서비스'라는 요지의 발언에 대해서도 조 전 장관은 "이런 망발이 없어지려면 헌법 전문에 반드시 광주5·18 정신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민정수석으로 일했던 문재인 정부 당시 광주5·18 정신을 전문에 넣은 헌법 개정안을 내놓았으나 실행되진 못했다.
▲ 3월 2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가 열렸다. |
ⓒ 오마이뉴스 |
윤석열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징용)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한국 기업들이 갹출해 피해자 배상금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삼성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때의 일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박근혜 정부 때 비선 실세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가 배후에 있었던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낸 것과 관련해 배임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 판결에 반하는 행정부의 조치에 응해 삼성의 이름으로 돈을 낼 경우 정권 교체 후에 또다시 배임죄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게 조 전 장관의 해석이다.
'시민 불복종'과 '저항권'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밉고 서운하지 않았느냐'는 방청객의 질문에 조 전 장관은 잠시 침묵한 뒤 "아주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셨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님이 하신 정책·국정운영 등에 대해서 지금 비판하시는 분도 있고 불만을 갖고 계신 분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의의도 있고 한계도 있을텐데 그 모두를 함께 아울러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 밉고 서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을 모셨던 수석보좌관으로서 답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과정에 대한 질문에도 조 전 장관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최강욱 의원 등이 유튜브 또는 <오마이뉴스> 인터뷰 등에서 부분적으로 밝힌 바 있다"면서 "저도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있지만 인사기밀에 해당하는 문제라서 말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 3월 2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가 열렸다. |
ⓒ 오마이뉴스 |
조 전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지난 17일 서울 북콘서트에 이어 이번에도 행사 후반부에 깜짝 등장했다. 이번에는 조민씨가 인터뷰어가 돼 두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 오 대표에게는 '청년세대에게 배울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조 전 장관에게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성적에 대한 예상'을 물었다.
오 대표는 "우리 세대와는 달리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힘과 자유"라고 답했고, 조 전 장관은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항상 '우승'이라고 말한다"면서도 "1992년 이래 롯데가 우승한 적이 없는데, 올해는 가을야구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불복종'과 '저항권'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에 법 고전과 우리의 현실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날 북콘서트 중간에 나왔던 프랑스의 연금개혁 관련 시위에 대한 이야기가 긴 여운을 남긴다. "최근 프랑스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해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의 주요 구호 가운데 하나가 '프랑스는 공화국이다. 공화국의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는 거다. 법 고전 <사회계약론>을 통해서 '내가 주인이다'라는 자각을 하듯이 법고전의 뿌리는 깊고 현실과 직접 연결돼 있다. 대통령도 누구도 아닌 내가 주인이기에 연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프랑스 시민들이 나선 것이다."
한편, 다음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저자와의 대화)는 4월 11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4월 3일 오후 2시부터 오마이북 홈페이지와 오마이뉴스·오마이북 SNS 등을 통해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을 받는다.
▲ 3월 2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가 열렸다. |
ⓒ 오마이뉴스 |
▷ [ [오연호가 묻다-공개방송] ‘목에 칼을 찬’ 조국, 500여명의 광주시민을 만나다 (2023.03.28 오후) - YouTu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