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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 내 청춘의 '청'은 '푸를 청(靑)'이었을까. 푸르른 봄은 희망차 보이지만 꽃샘추위는 매서운 법이다. 온몸이 떨리는 추위만 기억에 남은 나의 봄. 빡빡한 하루하루였다. 새벽같이 일어나 졸린 눈을 끔벅이며 집을 나선 다. 서울 중심가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해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출근 과 통학 전쟁을 치르는 이들 사이에 끼어 두 시간을 가려니 온몸에 날이 선다. 서로가 서로에게 버거운 시간. '왜 학교를 이런 데에 지은 걸까.' 생각하며 묵묵히 언덕을 오른다. 샌드 위치 파는 카페를 지나며 통장 잔고를 계산한다. 점심값, 저녁값, 교통 비, 휴대폰 요금..., 3000원짜리 달콤한 참치샌드위치는 포기다. 새 학기마다 사야 하는 교재는 왜 그리 비싸고 무거운지, 학과 사물함 사용료는 왜 또 걷는지. 예쁜 옷을 입은 동기를 칭찬하면서도 머릿속으 로는 프린트실에 가서 장당 200원을 주고 뽑아야 하는 강의 자료가 몇 장이나 되는지 계산 중이다. 늘 수재로 칭찬받았지만 영어로 진행되는 전공 수업은 반의반도 못 알 아듣는다. 전공을 바꿀까도 싶지만 학자금 대출을 더 늘릴 여유도 배짱 도 없다. 길이 나지 않은 곳을 가는 친구들을 보면 경탄스러운 동시에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진다.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어 학과 사무실에 들르니 벌써 신입생들로 꽉 차 있다. 제각각의 매력으로 반짝이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어색하게 웃 는다. 사람들이 슬슬 자리를 뜨면 나도 아르바이트를 가러 나선다. 과외가 훨씬 돈이 되는데 미련하다는 동기의 말에 어설프게 웃는다. 반 지하에 살며 과외 한 번 받을 수 없어 이 악물고 공부한 내가 과외로 돈 을 벌어도 정말 괜찮을까? 아르바이트하는 터미널 앞 카페는 늘 정신이 없다. 외국인 손님이 들어 오자 카운터에 서 있던 언니가 나를 재빨리 부른다. 어설프게 응대를 한 다. 하필 카드기가 말썽이라 카드를 여러 번 긁는다. 혹시 사기 치는 것 아니냐는 손님의 농담을 재치있게 받아치고 싶지만, 긴장한 스무 살 토 종 한국인의 입에서는 수사 드라마에서나 들어 본 단호한 말투가 튀어 나온다. "No!" 식은땀을 흘리며 손님을 보내니 숨어 있던 언니가 낄낄대며 나온다. "영 어 못하는 내가 봐도 그건 아니더라." 그렇게 말하며 등을 때리는 언니 가 재빨리 숨던 모습을 따라 하며 나도 깔깔 웃는다. 그러고 보니 한 끼도 못 먹었다. 얼음과 초콜릿을 잔뜩 넣고 갈아 만드 는 음료가 주문 들어오길 기다린다. 기다린 주문이 들어오고 음료가 나가면 믹서기에 남은 음료를 작은 잔 에 담아 맛본다. “얼음이 조금 덜 갈렸는데?" 미식가 흉내를 내며 홀짝 인다. 그런 장난들로 열 시까지 버틴다. 이번 주에는 절대 돈을 쓰지 않으려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편의 점에 간다. 정류장에 앉아 삼각김밥을 뜯어 먹는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깜깜한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찾으며, 누군가 그게 인공위성이라 할지라도 별이라고 믿으며 기뻐한, 청춘의 밤. 푸른 봄에는 꽃샘추위만 있지 않았다. 경유미 | 경기도 하남시 행여나 또다시 눈물이 흐른다 해도 바람이 말려 줄 거다. 바람은 불고 지나가고 또다시 불어오니까._ 김선영 황금깃 펭귄, 골드니 펭귄은 '남극의 신사'라는 별명답게 연미복을 입은 듯 진한 검은 깃털 색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런데 2019년 남극에서 펭귄 조사를 하다가 유난히 밝은 깃털을 가진 펭귄을 만났다. 녀석은 5만 쌍이 넘는 아델리 펭귄 번식지에서 홀로 황금색을 띠고 있었다. 우리는 그에게 '골드니'라고 이름을 붙이고 보름간 근처에서 캠핑을 하 면서 꾸준히 살폈다. 연구 논문을 찾아보니 멜라닌 합성 유전자에 변이 가 생긴 결과로 약 10만 분의 1 확률로 드물게 나타나는 개체였다. 번식기가 되면 짝을 짓고 둥지를 짓는 보통의 펭귄과 달리 골드니는 둥 지 외곽에 홀로 서 있었다. 눈에 띄는 깃털 색 때문인지 다른 개체들이 있는 무리에도 쉽사리 들어가지 못했다.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무리 에서 소외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러던 어느 날 골드니가 보이지 않았다. '혹시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받 아 공격당하거나 건강이 나빠진 건 아닐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펭귄이 자주 오가는 길목을 돌아다니며 골드니를 찾았다. 이틀 정도 지났을 무렵 골드니가 나타났다. 먼 바다로 먹이 사냥을 나갔 다 돌아오는 무리에 섞여, 날개를 양쪽으로 편 채 몸을 좌우로 흔들며 얼음 위를 힘차게 걷고 있었다. 일정한 리듬에 맞춘 걸음을 따라 먹이로 가득찬 통통한 배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잘 지내고 있구나.' 짝은 없었 지만 씩씩하게 무리에 들어가 먹이 사냥을 하며 건강하게 지내는 것 같 아 마음이 놓였다. 조사를 마치고 남극 기지로 복귀하기 전, 저 멀리 혼자 있는 골드니에게 나직하게 인사했다. "네 황금색 깃털은 정말 멋저, 기죽지 말고 꿋꿋하 게 네 길을 가렴. 힘내라, 골드니!" 이원영 | 동물 행동학자 |
(Marilyn Manson) Sweet Dreams좋은 꿈 꿔 - Gabriella Quev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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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알바하면서 어렵게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견뎌내야죠.
인생이 그런겁니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으면 그런 시련들을 겪어야겠지요.
아직은 봄이 아닙니다.
정월 대보름이 지나야 이제 겨울이 조금씩 밀려나겠지요.
남쪽에는 매화가 많이 피었다고 하는데
봄은 조금씩 우리 곁으로 오고 있나 봅니다.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셔요...망실봉님!
반갑습니다
바다고동 님 !
다녀가신 고운 흔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봄을 느끼기에는 아직도 너무
쌀쌀하고 또 앞으로도 한두 차례
꽃샘추위를 겪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오늘도 즐거움 가득
설레이는 하루보내세요
~^^
좋은글 감사 합니다
고운 멘트 남기신
동트는아침 님 !
감사합니다 ~
일기불순한 환절기에
보온으로
따듯한 하루
미소 가득한 하루
건강한 하루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편안한 마음으로 마무리 잘하시고 행복하세요
안녕하세요
까치놀 님 !
감동방에서 자주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
오늘도
기쁨과 웃음 가득한
좋은 하루보내세요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꽃샘추위 / 황금깃 펭귄 골드니
감사히 즐감 합니다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
핑크하트 님 !
고운 멘트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봄이 오는 길목에서,,
주말 멋진 힐링시간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