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손흥민(당시 22.레버쿠젠)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20대 초반이던 그는 함부르킁와 리버쿠젠(이상 독일)에서 2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팀의 유럽축구연맹(UA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진출까지 이끌며 '박지성 이후 최고의 유럽파'라는 평가를 받았다.
상승세를 탔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9차례 친선경기에서 모두 출전해 4골을 터뜨리며 대표팀 공격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본선은 쓰라렸다.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월드컵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선정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지만, 팀은 1-1 무승부에 그쳤다.
이어진 알제리전은 악몽이었다.
대표팀은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손흥민은 후반 초반 절묘한 등 트래핑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희망을 살렸지만,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뒤 그는 한국영, 박주영 등 동료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았다.
대표팀은 최종전 벨기에전 마저 0-1로 패하여, 1무2패,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귀국 후 인천국제공항 해단식에서는 대표팀을 향해 엿과 사탕이 날아들었다.
'이 엿 먹어야 하나요?' 손흥민은 씁쓸하게 첫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4년 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 독일과의 경기, 손흥민은 결연했다.
직전 멕시코전에서 추격골을 넣고도 1-2 패배를 막지 못했다.
대표팀 역시 2패를 안고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독일을 반드시 이겨야 했고, 다른 경기 결과까지 지켜봐야 했다.
손은 주장 완장을 차고 독일전 최전방에 섰다.
공이 오지 않아도 계속 뛰었다.
전방 압박을 하고, 수비에 가담한 뒤 다시 독일 수비 뒷공간을 행해 질주했다.
독일이 몰아붙이고 한국이 버티는 흐름속에서도 그는 몇 안 되는 기회를 살리기 위해 쉼 없이 움직였다.
후반 추가시간, 기적 같은 순간이 찾아왔다.
90+4 김영권의 선제골로 0-0 균형이 깨졌다.
90+6분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까지 공격에 가담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서도 전력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비어 있는 골문을 향해 참착하게 마무리했다.
2-0 경기 경가의 마침표를 찍었다.
브라질에서 좌절과 눈물을 경험했던 손흥민은 4년 뒤 까잔에서 완전히 다른 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멕시코전 패배 뒤 흘렸던 눈물은 독일전 승리와 함께 다른 의미로 돌아왔다.
대표팀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카잔에서의 90분은 지금까지도 한국 축구 역사에 남아 있다.
그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이건.김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