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딛고 해피엔딩
손흥민(당시 30. 토트넘)에게 세 번째 월드컵이었던 2022년 카타르 대회는 롤러코스터 같았다.
고난을 이겨낸 끝은 '해피 엔딩'이었다.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 에이스였던 손흥민의 세 번째 월드컵은 범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토트넘에서 뛰던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경기 에서 23골을 몰라치며
득점왕에 오른 터라 '전성기 손흥민'의 월드컵 활약을 모두가 고대했다.
월드컵 개막을 18일 앞둔 2022년 11월2일 비보가 날아들었다.
손흥민이 마르세이유(프랑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공WND볼을 다투다가
안와 골절을 당한 것이었다.
대표팀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그가 코앞에 닥친 월드컵에 나설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손흥민은 '책임감'으로 부상을 이겨냈다.
수술은 성공리에 마친 그는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월드컵 출전을 강행하기로 했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같은 부위를 또 다치면 선수 생명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마스크의 불편함 탓에 퍼포먼스에 대한 우려도 따랐다.
어색한 마스크를 낀 손흥민은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격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안와 골절상 이후 불과 3주 만의 일이었다.
그만큼 세 번째 월드컵을 향한 그의 의지는 결연했다.
우루과이와 비긴 대표팀은 가나와 2차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손흥민은 가나전에서도 90분을 뛰었지만, 경기력에 관한 물음표는 지우지 못했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했던 포루투칼과 3차전,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승리를 향한 쾌속 질주가 시작됐다.
검은 마스크를 쓴 손흥민이 주인공이었다.
그는 중앙선 밑에서부터 볼을 쥐고 내달려 상대 수비진의 견제를 이겨내고 절묘한 타이밍에 패스를 건네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결승골을 도왔다.
'대어' 포루투갈을 낚는 순간이었다.
종료 휘슬을 들은 손흥민은 마스크를 벗어 던지며 오열했다.
앞선 두 차례 월드컵에선 슬픔의 눈물이었다면 , 카타르에서는 환희의 눈물이었다.
'마스크 투혼'은 성공적이었다.
비록 한국은 16강에서 브라질을 만나 1-4로 완패하며 세계와의 벽을 실감했다.
손흥민은 후회없이 싸웠지만, 동시에 고민과 과제를 안은 한 판이었다. 김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