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도민체전과 함께 바쁘게 보내고 부처님오신날 덤으로 하루를 더 쉬는데 다시 고창 처가에 갈 일이 생겼다.
장모님 모시고 심원에서 열리고 있는 갯벌축제를 둘러보고 장어구이로 점심을 먹은 뒤 동호해수욕장에 들렀다가 귀가.
해가 좀 남아있을때 전주로 넘어왔는데 집사람이 저녁식사를 차릴 무렵에 말리를 데리고 천변으로 내려간다.
그간 계속 먹었던 것을 어느정도 해결을 지어야 겠기에 지난번 언젠가처럼 하수처리장 부근까지 왕복해서 10km를 달려보려는 계획.
하지만 천변산책길에 내려서서는 계획대로 바로 런닝에 들어갈 수가 없게 되었다.
말리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겹치면서 인기관리(?)를 해줘야 되는 상황이...
특히나 말티즈 믹스견을 데리고 나온 중년의 아주머니는 이렇게 만난 유명견과 그 주인을 놓치고 싶지 않은 듯 함께 산책을 하자고 따라나선다.
(본인의 가던 경로를 바꿔서 하류방향으로 간다는 것인데...)
그 덕에 신풍교 지나 한양아파트 부근까지 런닝이 아닌 산책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가게 되었고 그 이후에야 아주머니께 양해를 구하고 둘만의 계획대로 런닝을 시작한다.
일단 거기서 하류방향으로 하수종말처리장까지 1.5Km정도를 내려간 뒤 반환해서 계속 휴먼빌 집아래까지 이어달려 5Km를 채우려는 것인데 하수처리장까지 내려간 뒤에도 런키퍼에서 아무런 음성메시지가 들리지 않는다.
이상하다 싶어서 멈춰서서 폰을 들여다보니 어찌된 일인지 시간만 8분 몇초인가 흘러간채 거리는 전혀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해서 1.5Km 남짓은 그냥 계측 없이 뛴 것으로 종료하고 여기서부터 집아래까지 5Km를 지속주 모드로 달려가기로 한다.
이번에는 런키퍼가 제대로 작동하며 매 Km마다의 랩타임과 전체거리를 알려주니 소리만 들어가며 달려도 되는 편리함이...
날이 어두워졌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은 자전거와 밀집된 사람들을 헤치며 달리는 게 위험하기도 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말리는 말리대로 각개격파로 뒤따라 옴시롱~
4:21, 4:28, 4:21, 4:26, 4:14 [21:51 / 5Km]
참으로 대단하고 기특한 녀석, 어떤 상황이든 결코 불평을 하는 법이 없다.
아빠와 함께 달리는 것이 가장 즐거웠다는 말리.
결코 강아지의 입장을 무시하고 주인 혼자 단정지은 생각은 아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