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대전환-3rd
넓게 보면, 지금 위기의 시기 남은 미국 문화적 흐름은 새큘럼의 패턴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0년 동안 교회나 성당에 나가는 사람의 수와 종교적 소속감은 감소했으며, 일부 지표는 전례가 없는 감소를 암시하는 지표가 나타나 또 다른 종교적 공황을 예고하기도 한다. 반면 기술과 정치를 통한 인류의 변화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떠오르는 세대에서 큰 관심을 보인다. 대학에서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공이 인문학을 대체하고 있다. 반 새큘럼 전만 해도 의욕적인 젊은이들이 철학과 언어를 가르치는 인문학 교수를 동경했지만, 기금은 로켓을 만들고 행동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기술 기업의 유명한 CEO를 동경한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큰 사실 하나를 안다.” ‘이사야 벌런’이 러시아문학에 관한 에세이를 쓰면서 그리스 시인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사람의 사고방식을 관찰하는 ‘벌런’의 근본적인 구본 방식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사고방식에는 결함이 있다. 우리가 내리는 선택들은 이미 통계적으로 가능성이 높게 예측된 행동이어서 이 개념이 성립하지 않는다. 우리 행동은 통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경향을 보인다. 역사상 가장 높은 주기는 가장 낮은 주기와 공통점이 많다. 생물의 복잡계 시스템은 놀라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복잡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을 “자기 조직 임계성”이라 부른다.
근대의 진보 이데올로기는 두 학파로 나누는데, 하나는 이상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물질주의다. 이상주의자 전통은 종교나 신념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인기가 있다. 이들은 역사의 주기를 포함하여 모든 역사적 발전이 신이나 정신의 주도하에 이뤄진다고 믿는다. 마지막에는 인류 전체 또는 일부가 영원한 구원이나 완벽한 상태에 이른다고 생각한다. 물질주의 전통은 항상 기술주의나 일을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 현대사회는 진보라고 볼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더 나아진 건강과 더 길어진 수명이 그 예다. 하지만 진보의 새큘럼은 목적이 아니다. 그 목적이 더 나은 것을 기대하는 사회를 창조적 자기 자기 조정의 단계로 밀어붙이는 것이다.
16세기 후만 미국 여섯 세대의 평균 길이는 26년이었다. 밀레니엄 세대까지 미국의 다음 열 세대의 평균 길이는 21년이다, 세대의 길이가 줄어들면서 새큘럼의 길이도 100년에서 80년이 조금 넘는 길이로 바뀌었다. 1900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는 잃어버린 세대라 불렸다. 대공항을 겪으면서 민주주의 자체에 환멸을 느꼈다. 중년의 군 장교들은 세상을 산산조각 냈다. 전쟁과 혁명에서 공격적인 지도자들은 모두 1914년 대전 당시 21세에서 31세 사이였다. 히틀러, 무솔리니, 프랑코, 드골, 티토, 도조 히데키, 마오쩌둥, 장제스, 호찌민 등이 모두 이 세대였다.
1920년 중반부터 1940년 중반(1924~1943년)에 태어나 위기의 시작과 끝난 직후 성인이 된 세계 ‘침묵의 세대’는 나이가 들면서 개방적인 자유 개혁가로 명성을 얻는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헬 무어 콜, 레흐 바웬사, 원자바오, 등이 있다. 1964년부터 각성기에 성인이 된 세계의 ‘베이비붐 세대’는 가치 중심적이고 민족 중심적인 중견 리더로 명성을 얻는다. 대표 인물은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앙겔라 모디, 아베 신조, 베냐민 네타냐후 등이다. 1965년부터 1980년대 중반에 태어나 성인이 된 세대는 X세대(노마드 세대)는 혁신적인 아웃사이더이자 민감한 포퓰리스트로 초반에 리더십을 드러내며 명성을 얻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마린 르핀. 보리스 존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등이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중반 사이에 태어난 ‘새천년 세대’도 조만간 각 계층의 리더로 오를 것이다.
역사는 겨울의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1940년 여름 독일의 히틀러가 서유럽을 점령하고, 일본이 중국을 진격하는 와중에도 ‘로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36~43%가 “문명사회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었다. 미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대량 살상, 무기를 만드는데 골몰하고 국내의 상상 속 적을 눈 덮인 수용소에 가두던 시대였으며, 적군을 격파하면 적의 수장을 교수형에 처하던 시대였다. 네 번째 전환기는 질서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시기지만 사회질서는 낮은 상태로 머무는 암흑기다. “우울한 날들이 온다. 1년 중 가장 슬픈, 울부짖는 바람과 벌거벗은 숲과 갈색으로 메마른 초목의 날들이” 자연은 치명적인 대가를 치르면서도 살아남은 자와 죽은 자를 무자비하게 구분한다. 죽이지 않으면 죽음이 따라오고, 상처 주지 않으면 고통이 따라온다. “눈의 계절”은 “패배한 빛과 승리한 어둠”의 시간이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총유권자의 절반이 정치를 “옳고 그름 사이의 투쟁“으로 보고 있다. 90%의 유권자들이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 승리하면 국가에” 지속적인 해를 끼칠 것“이라고 예측한다. 양 정당은 미국의 위협을 극대화해 이익을 얻으려 한다, 공화당 지도부는 그 위협은 사회주의가(트럼프가 재임 시 사용하던 단어다) 또 민주당 지도부의 그 위협은 ”준 파시즘“이다. 트럼프 집권 이후 공화당은 포퓰리즘으로 치달았다. 도시 외곽의 고소득 고학력의 유권자층 상당수를 포기하고,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노동계급 유권자를 지지 기반으로 삼았다. 고소득층에 속하는 유권자(상위 10%와, 상위 1%) 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더 높았을 것이다. 민주당은 역사상 처음으로 백인 대학 졸업자들이 다른 모든 비백인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놀라운 상황을 맞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인은 러시아의 승리를 막기 위해서라면 많은 세금 부담, 강대국 간의 전쟁 희생을 기꺼이 감내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미국인은 미국이 최근 문제에서 손을 뗀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됐다. 피해는 끝이 없고 혼란은 가중됐다. 러시아, 중국, 이란, 시리아, 북한을 대상으로 미국이 한 번도 시행하지 않은 대통령 권한의 ‘강경 대응’도 포함된다. 미국이 무시하고, 훼손하고 파기한 동맹국과의 무역협정과 방위 협정도 포함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반미 무장 세력에게 불명예스럽게 저버린 모든 약속도 포함된다. 만약 미국이 이 모든 피해를 복구할 선택을 한다면, 다시 세계의 문제에 관여해야 한다. 감소했던 국방비를 다시 증가시키고, 다시 자유세계 ‘민주주의 병기창’이 돼야 한다. 이 모든 일은 끝도 없이 늘어나는 연방 재정적자 상황에서 치러져야 한다,
대다수 미국인은 또 다른 내전 위기에 닥칠 수 있다는 데 동의하며,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많이 일어날 것이라 말하는 사람이 더 많다.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국가안보 담당자의 한마디에 담겨있다. ”우린 미국이야! 개자식아“. 이제 미국인들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을 강화하고 지정학적 경쟁자들을 약화하는 무역 및 산업 정책을 지지한다. 나토 회원국이나 한국이 침략당하면 군사 개입을 지지한다는 미국인이 다수였고, 2021년에는 처음으로 대만이 침략당하면 군사 개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런 추세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밀레니얼 위기는 2032년에 끝날 것이다. 길이는 86년으로 바로 직전의 두 차례 새큘럼보다는 길다. 2008년 이후 미국은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 중 미국의 민주주의 순위는 61위다. ‘아르헨티나’와 ‘루마니아’보다 뒤처지고, ‘폴란드’와 ‘파나마’보다는 약간 앞선 기록이다. 세계 각기의 연구기관들은 미국을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결함이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한다. “후퇴하는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또”‘아노크라시’ (anocracy) 즉, 민주주의와 독재국가 사이에 있는 국가라 칭한다.
강대국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젤렌스키는 3차대전은 이미 시작됐는지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80년 전 2차, 대전이 시작됐을 때 이런 상황을 봤지요. 대부분 2차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는 전쟁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미국인은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공격을 돌이켜 보고, 유럽인은 1939년 9월 1일 독일의 폴란드 침공을 회고한다. 중국인은 1937년 7월7일 일본의 중국침공을, 스페인은 1936년을, 에티오피아는 1935년을, 만주인은 1931년을 기억한다. 어쨌든 2차대전은 어느 날 갑자기 터진 것이 아니다. 조그만 눈덩이가 밀리면서 눈사태가 나듯, 세계가 전쟁이란 사태에 휘말렸다. 1930년 이런 징후는 이미 침략만이 아니었다. 무혈 합병, 한밤의 쿠데타, 부패한 언론, 지도자들의 암살, 반체제 인사들의 투옥, 부정선거 등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이런 추세의 사회적 증상은 자민족 중심의 포퓰리즘 증가, 강력한 독재자의 집권 성공, 자국민 우선의 경제 자급자족도 우위 흐름, 적법한 절차와 세계화에 대한 불만, 불만을 토대로 한 민족주의의 열광 등이며, 전 세계가 이와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 이들 국가는 불가피하게 외교나 협박을 통해 필요하다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통치 영향력을 획득하려 한다, 시민의 권리를 박탈한 국가는 이웃 국가들의 권리도 무시하기 쉽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2024.12.15.
제4의 대전환-3rd
닐 하우 지음
박여진 옮김
한국경제신문 간행
첫댓글
더 높고
더 넓게 보는 시각에서
보는 흐름...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추위 속에서도
훈훈한 하루 되세요.
금년도 내일이면 끝이 납니다.
일 년 동안 관심과 댓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큰 관심과 격려를 주시기 바랍니다.
@류재훈
AI시대일수록
책은 더 읽어야...
우리는
새 해 에도
계속 가는 겁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