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죽어버렸으니까
--다큐 영화 '울지 마 톤즈'를 보고
존,리 신부님*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신나게 살 수
있습니까
당신은 내버리고
내버린 것도 모르고
도무지 정 들 것 같지 않은 아프리카 톤즈 마을
그 아이들 속으로
그 한센병 앓이 속으로 들어가
신나게
걸판지게 그렇게 살 수 있습니까
그 노래는
그 악기는 누가 당신에게 준 능력이었습니까
그것도 그렇지만
정으로 나눔으로 하나가 되고
주루룩 눈물이 되는 것, 마침내 눈물의 실로
생애의 실타래 감고 감기고
얼키는 것
어떻게 그리 구성질 수 있습니까
존,리 신부님
그러다가 어느날, 기적처럼 사라졌습니다
천둥처럼 사라졌습니다
지랄, 버려지는 인간들 겨우 인간으로
돌아오는 어스럼길
당신은 4막 중 1막쯤에서 말도 안 되는
자리,
자리를 떴습니다
당신은 우리가 죽이고 싶은데
죽일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죽어버렸으니까,
*존,리 신부 :부산 출신 의사 겸 신부로 실명은 이태석이다.세례명 요한을 영어로 쓰면 존(jhon)이 된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 들어가 병원, 교육에 힘쓰고 아이들에게 음악으로 신앙심을 일으켜 주고, 48세 나이로 암으로 돌아가심.KBS다큐 팀의 기획으로 만들어진 영화 <울지 마 톤즈>가 있는데, 지금 전국 상영중이다.나레이터는 이금희 아나운서의 담담한 목소리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