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준권은 우리나라 최초의 유기 농업 단체인 [정농회]가 1976년 결성이 된 해 가장 젊은 회원이었다. 그는 유기 농법으로 대전환을 이루고 더 나은 농사를 위해 2005년부터 생명역동농법을 도입하고 모임을 조직하여 증폭제를 같이 만들고 나누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농장을 꾸준히 생명역동 농장으로 가꾸는 것은 물론 봄과 가을에 각각 한 차례씩 모이는 [생명역동농업실천연구회]를 지금까지 해마다 열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실천해 온 경험을 모아 “우리나라에서 생명역동농법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안내서이며 “무엇을 먹을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명제를 담고 있다.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 생명역동농법의 시작.
생명역동농법은 인지학을 창시한 루돌프 슈타이너의 농업 강의에서 제안되었다.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화학 농사로 인해 종자와 재배 식물의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가 농부들 사이에 대두되었고 농부들은 그 해결 방안에 대한 강의를 간곡히 요청하였던 것이다. 이 강의에서 루돌프 슈타이너는 식물이 병든다는 것은 식물이 아니라 땅에서 병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하였다. 작은 작물 하나가 자라는데도 우주 전체가 작용한다는 것을 이해하며 농사에 9가지 증폭제를 실천할 것을 제안하였다.
식물의 생장에는 우주 전체가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증폭제는 생명의 기운과 별 기운을 극도로 응축되어 있게 만든 것으로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작물의 수확량과 품질을 좋게 만든다. 식물성 재료와 동물성 재료를 합쳐 만드는데 소똥, 수정, 쥐오줌풀, 쇠뜨기, 톱풀, 캐모마일, 쐐기풀, 참나무껍질, 민들레 그리고 소뿔, 소의 장막, 수사슴의 방광, 소의 두개골이 필요하다. 증폭제를 만들려면 봄에서 가을까지 재료를 준비한다. 증폭제 재료는 농장 자체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농장은 땅, 식물, 동물, 인간이 연결된 하나의 독립된 유기체이다. 작물을 키우는 농장이 유기체로서 건강을 유지하는 지혜가 증폭제 만들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잡하고 생소하게 들리는 증폭제에 대하여 실제적이고 기술적인 것을 저자의 경험과 모습을 담은 사진, 그림을 통해 누구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종합 증폭제, 파종 달력, 식물 달인 액
생명역동농법은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의 열정적인 실험과 실천으로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 9가지 증폭제 외에도 생명역동농업을 실천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땅의 방사능 오염치를 감소시키고 짧은 시간 땅을 비옥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는 ‘종합 증폭제’,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예측하여 농사에 도움을 주는 ‘파종 달력’, 병충해를 예방하는 ‘식물 달인 액’이 있다. 이 방법들은 텃밭, 양봉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좋은 자극과 도움을 주기에 본문과 부록으로 자세히 실었다.
“병든 지구를 치유하기 위해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될 수 있는 대로 더 넓은 땅에 주어야 한다.” -루돌프 슈타이너
이 책은 발도르프 교육 전문 도서출판 푸른씨앗과 저자가 오랜 바람으로 손잡고 기획한 도서이다. 푸른씨앗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출판을 준비하며 그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기후 변화로 더욱 힘들어진 농사를 실감하였고, 어려움 속에서도 질 좋은 농산물이 수확되는 생명역동 농장에 큰 감동을 받았다. 또한 어려운 부탁임에도 저자와 한국의 생명역동농업을 응원하며 자료를 보내 준 분들의 도움으로 더욱 풍부한 ‘실천’의 현장을 담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