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 - 눈 맞아 휘어진 대를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5. 8.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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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 - 눈 맞아 휘어진 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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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22:04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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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눈 맞아 휘어진 대를
요약 한겨울에 눈을 맞아 휘어지긴 했지만 꺾이지 않고 푸르른 대나무를 보며 시련 속에서도 굽히지 않는 곧은 절개를 노래한 원천석의 평시조이다.
작가소개와 작품해설
원천석은 고려 말에 벼슬에 나아갔으나 혼란한 정치 상황에 벼슬을 버리고 치악산에 들어가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조선 3대 왕 태종을 가르친 적이 있어 태종이 벼슬을 주려고 불렀으나 응하지 않았다. 고려가 망한 뒤 고려 왕조를 그리워하는,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라는 시조가 전해진다.
대나무는 매화, 난초, 국화와 함께 사군자(四君子)의 하나이자, 소나무, 매화와 더불어 세한삼우(歲寒三友, 추운 겨울을 잘 견디는 세 친구)이다. 사군자나 세한삼우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선비를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된다.
이 시조에서도 대나무는 시련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절개를 의미한다. 원천석의 생애를 고려할 때 대나무는 조선의 개국 후에 조선 왕조를 따르지 않았던 고려의 유신(遺臣, 한 왕조가 망한 후에 남아 있는 신하)을 뜻한다. 그러므로 대나무가 눈을 맞아 휘었다는 것은 조선 왕조에 협력하려는 압력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중장을 보면 ‘굽힐 절개라면 눈 속에서 푸르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이것은 조선 왕조에 협력할 것이었다면 왜 지금까지 어려움을 견뎠겠냐는 뜻이다. 즉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조선 왕조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겨울(시련)에도 홀로 절개(고려에 충성)를 지키는 것은 대나무뿐이라고 한 것이다. 이 시조의 주제는 시련 속에서도 굽히지 않는 굳은 절개이며, 시대 상황을 고려했을 때는 고려 왕조에 대한 변함없는 충절이라 할 수 있다.
『청구영언(靑丘永言)』, 『해동가요(海東歌謠)』, 『가곡원류(歌曲源流)』,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 등에 실려 있으며, 시조집마다 표기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원문은 『병와가곡집』의 표기를 따랐다.
작품원문 및 현대어 해석
눈 마 휘여진 를 뉘라셔 굽다턴고 구블 節(절)이면 눈 속에 프를소냐 아마도 歲寒孤節(세한고절)은 너 인가 노라 |
눈 맞아 휘어진 대나무를 누가 굽었다고 하였던가
굽힐 절개라면 눈 속에서 푸르겠는가
아마도 한겨울의 추위에도 홀로 절개를 지키는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
<시어 풀이>
歲寒孤節(세한고절) : 한겨울의 심한 추위에도 굽히지 않는 굳은 절개.
작품읽기 &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2013. 11., 박인희, 강명관, 위키미디어 커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