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즐거운 학교 생활은 이번주에도 계속 되었습니다.
한 열흘전부터 학교에서는 내년도를 위한 총학생회장과 부회장선거를 위한
유세를 했었는데 우리과 현호가 총학생회장후보로 나갔습니다.
각 과로 돌며 유세도 하고, 아침과 저녁 통학버스 타는 곳과 내리는 곳에서 인사도 하고
대통령 선거운동 하는 것 못지 않게 치열했습니다.
현호네 팀은 특이하게 한복을 입고 유세를 했는데 우리 강의실에 인사하러 왔을 때는
꼭 신혼여행 갔다가 인사하러 온 것 같은 모습이었지요.
우리과에 친구들도 선거유세를 도우러들 나가서 강의실이 많이 비었었지요.
이 친구들은 아무래도 미인계나 애교작전으로 선거유세를 도울 모양인데요.
성인학습자인 우리는 나서서 돕기도 그렇고 안 도울려니 답답했습니다.
마지막 공동 선거유세장에서 환호성도 질러 주고 만세도 불러 주고 하고 싶었는데
주책 부린다고 할까봐 간신히 참았습니다.
선거유세 돕기 꽤 힘든 모양입니다.
다른곳에 가서는 못 그러는데 우리 강의실에서는 친정 같은지 잠시 짬이 나자
앉아서 쉬는 친구들을 보니 안되 보입니다.
만화 캐릭터 같은 포스터도 재미 있습니다.
투표를 하루 앞두고 많이 초조해 하는 현호를 보니
마음이 안되었습니다.
기왕 나갔으니 멋지게 당선이 되었으면 좋을 텐데요.
프로필에 보니 다른 후보들은 과대표 아니면
과수석이라고 내 걸었는데 현호는 과차석 이라고 쓰인 프로필이
괜스레 내 마음을 편치 못하게 했습니다.
꼭 빼앗은 것처럼요.
하지만 열심히 잘해서 현호는 당당하게 당선이 되어서 내년에는
총학생회장으로 활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과의 자랑이겠지요.
오늘은 과비를 걷어서 축하케잌을 사 주고 함께 터트려 주었습니다.
오늘은 처방학을 공부하는 날입니다.
만날 제 카메라를 잘 피하는 교수님을 사진으로 찍었는데
수업시간까지 피할 수는 없겠지요.
한약처방을 배운다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그래도 늘 복습시키고 지루해 하는 젊은 친구들 하나 하나를
잘 이끌고 나가는 교수님이 대단합니다.
오늘도 수업시작 하면서 복습겸 쪽지시험을 보았는데
먼저 쓰고 앉아 있는 정옥언니에게 교수님이 카카오톡을 보냈습니다.
며칠전 스마트폰을 장만하신 교수님이 요즘 그 것을 손에 익히느라
틈만나면 들여다 보고 계십니다.
그 카톡을 같이 들여다 보던 우리들이 빵하고 터졌습니다.
그것은 유행하는 유모어 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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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가 방금 보내준 것 보내드려요.
거북이와 사자가 달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자: 야 거북아~ 가방 좀 벗고 달려라.
보는사자 힘들어서.
거북: .......
사자: 안그래도 디따 느린게 가방이라도 벗으라니까 그래.
거북: ......
사자: 아우야 드럽게 무겁겠다. 내말 안 들을테냐 어이거북~
거북: .......
사자는 계속 거북이의 염장을 긁었다.
다시 사자가 뭐라고 하자 거북이 조용히 한마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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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 머리나 묶어 미친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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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고 귀여운 양반입니다.
늙은제자들 졸까봐 이렇게 즐겁게도 해 주구요~
우리반막내 ㅇㅇ이가 전날 학교에 나오질 않았습니다.
ㅇㅇ이는 지난번 집에 고추를 따야 한다고 하루 결석하고
거의 결석하지 않았었습니다.
지난 여름방학이 지나고 개학을 하고 보니
농사하는 부모님을 돕느라고 이쁜얼굴이 새카맣게 타 가지고 왔습니다.
어쩐지 마음이 안되어 보였습니다.
우리 세대도 아니고 요즘 세대에 집에 농사일 하느라고 학교를 못 온다는게
마음이 늘 걸렸는데 학교에 안오니 어제도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오늘 학교에 나왔길레 어제 왜 학교에 오지 않았느냐고
정옥언니가 물어 보니 머리가 아파서 오지 않았답니다.
머리가 왜 아팠냐고 하니 어떤 아이와 머리를 쥐어 뜯고 싸웠답니다.
그런데 머리가 긴 ㅇㅇ 이가 아무래도 거세게 잡힌 것 같습니다.
다큰 여자아이들이 머리채를 잡고 싸웠으니 엄청 심각한 일인가 봅니다.
딴일을 하고 있던 내가 말참견을 했습니다.
<아니~ 이쁜 우리 ㅇㅇ이를 누가 때렸어~
어디 있냐 이 이모들이 가서 머리를 쥐어 뜯어 줄라니까~>
하였더니 우리학교 학생이 아니랍니다.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내가 하는 말을 듣고 하하 웃으며 한마디 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다 해도 금자이모는 못 싸울것 같은데요~>
<뭔 소리야 이래뵈도 옛날에 내동생 누가 때리면 내가 막 패줬어~
내년에 내 아들 이 학교에 들어 올건데 누가 때리기만 해 봐라~>
아무튼지 그렇게 편들어 주었더니 ㅇㅇ이가 마음이 풀려서 웃었습니다.
우리집에 경사가 하나 있는데 아들이 지난번 수시면접 시험에 합격해서
내년에 제대를 하면서 우리학교 방사선과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엄마와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지요.
우리과 젊은 친구들이 퍽 재미있어 합니다.
엄마와 같이 학교에 다닐 아들에 대해서요~
아무튼지 우리 아들 누가 건들면 머리를 다 쥐어 뜯어 줄겁니다. ㅎㅎㅎ
우리 젊은 친구들은 모를 것입니다.
옛날에는 한집에서 두세명씩 학교에 다니니 머리 쥐어 뜯어 줄 편이 있는 것이
얼마나 큰 빽이었는지요~
아들도 저처럼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으면 싶습니다.
참 빽이 또 하나 있네요.
학생회장이 되는 현호도 큰 빽이겠구요~
남편이 저를 데리러 와서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한주간 저만 맛있는 것 먹어서 미안했는데 함께 먹으니 좋습니다.
내년에는 아들도 함께 할지도 모르니 남편도 반은 우리과 입니다.
우리교수님 만날 제 카메라 피한다고 저 멀리 앉았는데 오늘은 딱 걸렸습니다.
웃는 모습이 소년 같은 멋진 분이지요.
제게 주어진 멋진 시간들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열심히 즐기고 있습니다.
첫댓글 맞아요~~~
어릴적 형제들 많은 친구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머리채 잡아당겨서 혼내줄 내편~~
정말 행복해보여요...
어쩌면 팔방미인 못하는게 없으신지~
저도 열심히 배워야겠습니다.건강하세요.
화이팅 금자씨!!! ㅎㅎㅎ 멋져요^^*
더 젋어지겠어요, 젊은 피랑 같이 공부 하니까 ㅎㅎ
늦은 대학생활 일기가 재미있습니다.
풍경이는 다시 공부하라면 절대로 안하리라 다짐하며 살아가는데...
그렇지님은 젊은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과 수석도 하시고...
언제부터인가 풍경이 머리는 천덕꾸러기가 되어 풍경이에게 구박받으며 살고 있답니다. ^^
만학도의 보람되고 멋진 대학생활에 저도 한 반인 것처럼 현호학생 회장된 것도 축하하고 싶고
반 막내 머리채 잡은 아이도 혼내주고 싶네요. ㅎ ㅎ ㅎ 처방학 교수님 진짜 멋지신데요. ㅎ ㅎ ㅎ
그렇지님의 행복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고 있어요. ㅎ ㅎ ㅎ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
학창시절을 만끽하는 백금자님 화이팅!!! ㅎㅎㅎ
나도 어지간히 뜯기고 뜯어주곤 했는데...ㅎ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1.11.07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