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 말보다 사람 두고 나온 얘기일까.
해산물에 살이 착착 오르고 들에는 햇것들의 농익은 향기가 잃었던 식욕을 부른다.
제철 맛난 음식을 택해 먹는 즐거움만한 낙이 더 있을까.
그 낙을 찾아 널리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온라인 동호회 ‘인천맛집멋집(http://cafe.daum.net/inchonjoa)’ 회원들이다.
지금부터 먹는 가을 대하찜은 환상~
인천시 중구 항동 연안부두 인근, 저녁 회식자리다.
활 대하와 산 낙지, 전복과 어회로 임금님 밥상 부럽지 않게 푸짐하다. 그런데 일반 회식과 좀 다르다.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일제히 이름표를 목에 걸었다. 그것도 닉네임이다.
바로 인천맛집멋집 회원들의 9월 정기모임이다.
회원들은 매월 정기모임을 열 때면, 그 계절에 가장 맛있는 음식을 선정한다.
추석 지난 후부터 먹는 대하 찜은 적당히 자라 살이 연할 뿐 아니라, 맛이 달아 연중 최고로 쳐준다.
게다가 식당은 회원들의 맛 품을 종합해 선택한다.
때문에 모임자리는 계절진미와 주방장 손맛이 최고봉인 곳이 간택된다.
인천맛집멋집 운영자 헤이씨(닉네임, 본명 김창호)는 “회원들은 평소 먹을거리 정보를 카페에서 나눠요.
대형업소, 비싼 음식점보단 잘 알려지지 않는 맛집이죠.
음식 맛, 화장실 청결도, 음식재활용여부, 친절 정도 등 체크리스트 양식을 작성해 객관적인 정보를 공유해요.”라고 말했다.
회원분포는 온라인 특성상 전국적이다.
그래도 인천 사람이 대부분. 연령층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카페가입 동기는 먹을 만한 맛집을 검색하다 만난 경우다.
기왕 먹으려면 맛있게 제대로 먹길 원하는 트랜드 집합체가 인천맛집멋집이다.
변한 거리 서글픔에 대포 한 잔 기울일 곳 찾다
인천맛집멋집 동호회 탄생은 2005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향이 인천인 닉네임 포도대장 외 인천사랑, 촌장, 블루는 신포동 주변을 배회한다.
너무 변한 거리모습, 서글픔에 대포한잔 기울일 곳을 찾는다.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이 아직도 건재하더군요.
음식에서 어릴 적 고향 인천 기억을 반추하게 되었죠.
외지인들이 모여 사는 인천의 특성을 맛, 음식이란 공통분모로 찾고 싶었죠.
해답은 세대와 성별, 지역을 초월한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였어요” 포도대장(본명 심재만)의 말이다.
맛으로 뭉친 지역정서 찾기가 인천맛집멋집 카페다.
그해 13명으로 시작한 카페 첫 정모는 올 연말이면 5만 회원을 예상할 정도, 2010년 다음우수카페로 성장했다.
회원들은 평소 음식점 탐방기 정보 공유 외에도 오프라인 모임도 즐겁다.
회원도 많고 만남도 있다 보니 카페에서는 인연 맺은 커플, 매년 봄 가족운동회와 공개구혼 이벤트, 정모 옆자리에서 고교 은사님 상봉, 와이프모임 참여 반대 남편이 열혈회원이 된 부부 얘기 등 에피소드가 넘친다.
포도대장 씨는 “수시 번개 미팅으로 회원 친분 쌓기, 산행과 문화, 스포츠 소모임 외에도 소믈리에 3인이 함께 하는
와인스토리 모임도 운영 중”이라며 “월 시온육아원 봉사, 수시 헌혈 봉사 외에도 2009년 결식아동돕기 성금기탁 등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인천 대표 음식 있다! 없다?
음식도 유행과 원조가 공존한다.
여기에 나름대로 뒤따르는 트렌드. 그렇다면 음식 마니아들이 바라본 지금의 인천의 맛은 어떨까.
감자탕, 자장면, 쫄면 등 인천이 원조인 음식이 있지만 오랜 세월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업소는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헤이 씨는 “유행 음식은 2~3년을 주기로 바뀌는 업종 영향이 크죠. 젊은 소비층이 주 대상이구요.
독자적이고 전통 있는 음식보다는 별다른 노하우가 필요 없는 체인점 형태가 많죠.
여기에 최신유행은 홍대나 강남에서 모방해오긴 하지만 인천에선 아직까지 시험단계”라고 말한다.
한 가지 공통점은 ‘고유 맛과 전통 음식점’은 남녀노소 구별 없이 꾸준히 찾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친절정도나 위생 상태를 많이 개선했다. 쏟아지는 음식점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체 필터링인 셈이다.
무개씨(본명 김용경)는 “인천 맛을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다양하고 맛난 음식점이 많죠.
아마 타지방 인구가 80% 정도 되다보니 전국 맛집이 인천에 다 모였다 해도 과언이 아녜요 예로 신포시장에만 가도 여름철 복달임에 좋은 전라도식 민어요리를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도 잘하는 식당이 여럿 돼요”라고 말했다.
헤이씨는 “향후 카페 이름을 걸고 진정한 맛집을 엄선하고 싶어요.
또 무료급식소 같은 비영리 자원봉사도 계획 중예요”라며, “아무쪼록 280만 인천시민들이 최소한 먹을거리 때문에
헤매지 않도록 인천맛집멋집이 책임 다해 지역정서를 엮는 역할을 다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Tip ‘인천맛집멋집‘에서 추천하는 인천의 맛있는 음식
○ 짬뽕 - 용화반점, 신동양, 금문도, 회락춘, 진흥각 등
○ 간장게장 ― 성원식당, 인천식당, 금호정 등
○ 인천쫄면처럼 알려진 음식이라면 삼치구이 - 중구 삼치골목
○ 황해도가 가까워 전수된 냉면 - 황해냉면, 변가네 옹진냉면, 사곳 메밀냉면 등
○ 항구도시답게 아구찜으로는 길손아구찜, 현대물텀벙 등과 부평의 해물탕 골목을 꼽고 있다.
○ 이밖에 쌈밥으로 해송쌈밤, 선정쌈밥, 숭의쌈밥 등
자료제공 : 인천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