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글을 시작함에 앞서 노약자 및 심신미약자는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임산부는 봐도 좋습니다. 그러나 남아를 가지신 분이라면 심각히 고려해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2년 2월 16일 부경대학교 편입학 최초합격자 발표가 난지 이틀 후이다. 뭉치는 뜬금없이 마치 꿈에 조상이 찍어준 로또번호 맞추러 가듯 학교 과사에 돌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가서 뭘 물어볼지도 모르겠고 할 말도 딱히 없지만 그냥 왠지 가야 할 것 같은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같은게 느껴질...리는 없지만 여튼 왠지 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일말의 이성이 남아 스페셜하고 판타스틱하며 러블리한 편입카페에 도움을 받아 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뭉치는 칭찬을 먹고 살아요.jpg>
와 같은 격려섞인 칭찬과 그보다 많은 우려섞인 만류가..
<칭찬을 먹고 산다고요!!!.jpg>
그 외에도
<전우애의 현장.jpg>
기꺼이 한몸을 던져 함께 총폭탄돌격을 감행하겠다는 동지들까지 나섰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전우들과 함께 할 수는 없다. 애초에 즉흥적으로 꿈에 나온지 안나온지 확인도 안된 조상님 오더 따라가듯 돌격할 생각에 가득찬 그 당시의 뭉치는 '오늘도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찾드끼~' 그저 아침일찍 학교로 출발해버렸다.
여기서 사실 아직 이야기 하지 않은 아주 호러블한 이유가 함께한다. 그저께 뭉치는 평소 잘 확인하지도 않던 우편함에서 뭉치의 이름으로 온 엽*-_-*서 한장을 받았다. 어떤 아름다운 여인네가 자원봉사를 하시나 두근두근 거리는 가슴을 열며 뽑아든 엽서에는.. 초록색의 이쁜 글씨로
예비군훈련 소집 통지서
라고 써져 있는 것이다!!!!! 아 왜!! 보통 이런건 막 흰색 편지봉투?! 어?! 그 돈봉투 같이 생긴 그런데다가 [등기] 이렇게 해서 오는거 아니냐는 말이다!! 괜히 설레였다.. 뭉치는 이제 1년차의 파릇파릇한 신삥 예비군이다. 다른 말로 아직 군대물도 덜빠진 반인반군바리의 괴생명체이다. 그리고 이 괴생명체가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동원훈련이다. 그렇다! 이제 뭉치는 수강신청따위는 안중에 없다. 오로지 하루빨리 부경대 예비군 연대에 편입되어 동원을 피할 생각만 가득한것이다.
이제 뭉치는 돌격이 필요한 백만서른마흔다섯가지 이유를 찾았고 과감히 학교로 향했다. 상쾌한 기분으로 음악을 들으며 광안대로를 향하는데...
<잔액이 부족합니다>
아... 미녀와 함께갔던 거제도 여행에 미녀는 떠나고 오링난 하이패스카드만 남았구나..그렇구나..^^
부랴부랴 교통카드 흉내를 내는 아파트 출입카드를 찍어본다. 다행이다. 천이백원있었네~ 다행..이니까 올떄는 천원짜리 없으면 뒷사람들의 초특급 안구레이저로 블링블링한 피부지지기를 당하겠구나..^^ 어째 아침 출발이 그닥 좋지 않지만 그때까지 뭉치는 여전히 즐거운마음으로 학교에 향했다. 학교 정문을 통과하려는데..
< 오늘은 끝자리 4,9인 차들은 출입이 되지 않는 날입니다. 차량 5부제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 차는 끝자리가 9다. 아.. 안감사하고 참가안하면 안될까... 그럼 내가 감사해줄 수 있는데... 올라가지 않는 차단기 앞에서 낑낑거리며 후진을 하는 상상을 하며 차를 차단기 앞으로 갖다대는데... 어? 열리네..?;; 어? 오늘 16일이네..? 어? 그럼 문앞부터 날 낚은거네..?
아 대빵 운수 좋은 날이다. 죽을 마누라 없는게 천만 다행이다-_-;
차를 대고 과사부터 돌격했다. 예비군연대부터 가고 싶었지만... 뭉치는 예비군 연대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고 마구 돌아다니기엔 고유가로 쵸크를 당하고 있는 뭉치에게 너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기에.. 위치도 물어볼겸 겸사겸사 과사로 향했다.
'똑똑' '쭈뼛쭈뼛' "저..편입합격생인데.. 제가 아무것도 몰라서요 뭐 얻어갈거라도 있을까 싶어서.." 그렇다 뭉치는 오늘의 전략으로 수줍은 바보. 적극적으로 얼마나 수줍고 얼마나 바보인지 PR을 하려던 찰나...
" 아! 면접 잘 보셨다더니 합격하셨나봐요~ OT는 22일 오후 5시에 할거구요~ 강의 편람 드릴게요"
'아... 그래 예비군 편입만 해도 난 오늘일 다한거야 그래 수강신청따위 22일날 부셔버리겠어. '
받아올만한 책도 딱히 없고 겁나 바쁜시기라는 협박에 별다른 말없이 책만 고이 받아오려는데... 그래도 이 조교누나 꽤 친절하다.(난 스물셋이므로 당연히 누나일것이다) 운영자 누나가 얘기한 정말 '착하디 착한' 조교인 모양이다. 이런 저런 얘기를 듣고 분석하며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정보는....
" 아직 뭐 제대로 나온게 아무것도 없어요~ 별 말들이 없네요~ "
아 그렇구나... 그래 아무 정보가 없다는 정보를 얻은게 어디야 헤헤.. 라고 하며 과사를 나왔다. 과사를 나왔다. 과사를 나왔다...!!! 예비군 연대 위치 물어보는 것 따위 시동걸고 출발하고나서야 생각났고!!!! 예비군 연대 어딘지 모르는데!! 고유가가 쵸크 넣고 있는데!!! 일단 대강 학군단쪽으로 가본다. 으슥하다. 숲도 있다. CC하면 참..좋겠다ㅠㅠ 그렇지만 예비군연대는 어딨는지 모르겠다-_-; 우선 차를 세우고 문명의 이기를 좀 이용해봐야겠다. 구글링구글링구글링... 아 백만페이지쯤 구글링하니 부경대학교 공지사항 페이지가 뜬다-_-;; 친절하게 편입생 예비군 신고방법까지 나와있다-_-;; 이래서 사람이 머리가 좋아야 한다는거다. 이래서 배워야 한다는거다!!!!! ㅠㅠ;; 그리고 가슴에 대못을 박는 한마디..
2. 신, 편입생 예비군 신고
- 신고 대상 : 2012년도 1학기 학부 및 대학원 신, 편입생 중, 예비역 학생
- 신고 일시 : 정상 학번을 부여 받은 후, 예비군 신고
- 신고 절차
- 부경대학교 포털시스템 ▶ 학사행정정보시스템 ▶ 부속기관 ▶ 예비군
▶ 예비군자원관리 ▶ 재학생 예비군전입신고 [창에서 전입신고 실시]
아.. 어찌 이러십니까.. 지금 이 말은 제가 피보다 약간 더 아까운 기름을 마구 태우며 학교안을 배회할 필요 없이 집에서 간편하게 지금 만지고 있는 키보드와 지금 보고 있는 모니터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이잖습니까.. 왜 이러세요 오늘 저한테... 그런데 더 충격은...
- 신고 일시 : 정상 학번을 부여 받은 후, 예비군 신고
아.. 나 아직 학번이 없구나... 예비군 훈련은 3월 9일인데... 아직 정상 학번이 없구나.. 이번주 내에 신고해야 안 끌려간다는데 목요일인 아직도 없구나....!!!! 아악!!!!!
그렇다 이것이 진정 본격 호러물이다! 남자들이여 공감하지 않는가?! 하루 놀러갔다오면 될걸 3일이나 개처럼 끌려다녀야할 공포에 떨고 있는 이 상황보다 호러스러울 수 있겠는가!!!
그래.. 뭐.. 쓰다보니 별로 호러스럽지 않은 느낌도 난다. 상당히 쓸데 없는 신변잡기가 아주 길게 늘어져있는 느낌도 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쓴걸 지우겠는가. 다만 귀찮은 이를 위한 세줄 요약만이 존재할뿐.
세줄요약
1. 뭉치는 오늘 재수가 더럽게 없다.
2. 아직 입학관리처에서 절차가 끝나지 않아 결국 학과 OT까지 기다려야 하니 나처럼 찾아가는 뻘짓은 안해도 된다.
3. 예비군 편입은 정상학번이 나오고 나서 인터넷으로 신고하면 된다.
첫댓글 저도오늘2시에출두함다 ㅋㅋㅋㅋㅋ 왠지두근두근♥
그시간에 근방계십니까ㅋㅋㅋㅋㅋ?
아뇨 전 집에왔어요 ㅋ 22일에나 갈듯해요 ㅋ
누나.........-_-ㅗ23살좋아하네요 진짜...
학과조교가 참이뻣나보군요..아침에도 저한테 강조한 예비군을 안물어보고오다니...
그리고 2번 내가뭐랬어요..머랬냐고...........
결론 1번 재수가 더러운이유 : 영자님의 말을 안들어서
ㅋㅋㅋㅋㅋㅋ누나 화났다,
아니 그게 ;ㅁ; 안물어봤다기보다;; 여자조교니 모를거라 생각해서..;; 아 왜 내가 변명하는거지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괜찮습다 ㅋㅋㅋ앞으로 말 들으면 (다시) 이뻐해주실거ㅋㅋ
훗..예비군의계절이 돌아오는건가..
동전준비합시다.
마음은가볍게,
호주머니는 무겁게,
"슨배님!! 총은 가지고 다니셔야 함돠!"
짤짤이신공으로 술값한번 벌어보세~
ㅋㅋㅋㅋㅋㅋㅋㅋ짝패한명에 나가리되지 말입니다.
ㅋㅋㅋ
그럼 뭐 이래야겠죠?
"밥은먹고 합시데이"
전 1년차라 그런거 몰라요@''@
아이 왜그러시지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진심 1년차에요 ㅠㅠ;; 저 슴셋이라니까영 ㅋㅋㅋㅋ;;
뭉치님 !! 고생많으셨네요 ㅠ_ㅠ 그래도 뭉치님 덕분에 정보를 얻게되어서 감사합니다 !!
좀 도움이 됐다면 다행입니다~
아,,난 4년찬데,,왤케 다들 어리신지,,ㅠㅠ,, 암튼 좋은정보 감사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