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인근에서는 백혈병 등 각종 암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는 전자파가 나온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일대에서 살기를 꺼리고 두려워한다. 한국전력공사의 누적적자로 지중화 사업이 잠정 중단된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송전탑 주변도 마찬가지다. 한 조사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전자파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주민들의 우려가 한층 커졌다. 한전 송변건설처 '가공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십정동 송전선로 용량인 345㎸ 40m 이내를 측정한 결과 연평균 4.0mG의 전자파가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345㎸ 송전선로 40m 인근에 거주할 경우 연평균 3.8mG 규모의 전자파에 노출되기도 한다. 여러 연구기관에서는 초등학생의 경우 3.0mG 이상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백혈병 유발률이 3.8배 높아진다고 보고하고 있기도 하다. 십정동 일대가 전자파 위험지대로 판명난 만큼 대책 마련은 시급해졌다.
그러나 한전측에서는 아직 어디에도 전자파 국제노출 가이드라인 이하에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입증된 사실이 없고 우리나라는 국제기준보다 낮은 수치를 기준으로 제시했다고 '해명'을 할 뿐이다. 이 보고서는 특히 경남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765kV 송전탑과 관련한 첨예한 대치 과정에서 발표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던져준다.
십정동 송전탑 송전선로 주변이 수십년째 전자파에 노출돼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송전선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지속적인 전자파 노출로 인한 갖가지 질병 유발 위험에 시달린다. 송전선로 인근 지역에는 공원과 초등학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 있다. 따라서 주민들이 전자파 노출에 대해 노심초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인천시와 부평구는 지중화 사업 잠정중단을 선언한 한전과 협의를 계속한다는 방침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전 자체 보고서에 이미 345㎸ 송전선로 40m 이내, 혹은 인근에 전자파가 노출된다고 명시돼 있는데도 말이다. 밀양에 765kV 송전탑 건설을 두고 여야 정치권이 총출동하고 중앙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십정동 지중화 사업에 대한 논의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