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값은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온실 재배가 주가 아닌 농지 재배가 주를 이루는 한국의 현실에서는 특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도와준 해는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요즘처럼 이렇게 물가고에 시달린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물가 관리에 구멍이 생긴 탓입니다. 농정정책이란 것이 그냥 하늘만 바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날씨로 인해 생긴 문제점과 부작용을 대비해 보관하고 그것을 적절할 때 공급하면서 물가를 조절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조절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하나에 만원했던 사과는 조금 내리는 것 같습니다. 정부가 강하게 개입하니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할인 지원과 납품단가 지원 그리고 수입 과일 공급등의 영향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채솟값이 급등하고 있습니다.양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거의 5천원에 달합니다.한달전에 비해 20% 이상 그리고 1년전 보다는 3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브로콜리는 40% 정도 치솟았습니다. 서민들의 먹거리인 양파도 12% 이상 올랐습니다. 그외에도 급등하지 않는 채소가 없을 정도입니다. 서민들은 이제 라면만 먹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중동 정세의 불안정으로 유가도 급등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는 보름 연속 올랐습니다. 전국 평균 1리터에 1천660원대가 넘었습니다. 게다가 환율도 대단히 높은 수준입니다. 부동산과 건설사들도 요즘 초비상입니다. 총선이후에 터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지적되는 PF 부실문제 때문입니다. 상상을 넘는 타격이 건설사에게 몰아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이미 오래전부터 울려오고 있습니다.
통제가 되지 않는 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의료계입니다. 요즘은 하루 아니 하루에도 여러번 이랬다 저랬다하는 조치들이 남발되고 있습니다. 정부나 의사들이나 마찬가집니다. 총선을 바로 코앞에 두고 정부와 의사들은 막판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1년 유예할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전해졌지만 잠시후 그런 것 검토한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정부 내에서도 서로 다른 의견이 부딪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통제불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사협회의 입장이 다르고 전공의 협의회, 의과대학 교수 협의회 입장이 각각 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통일된 안은 커녕 내부적인 조율도 힘든 상태입니다. 강경파와 온건파사이에 갈등조짐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과 의사들의 내부 분열상으로 갈수록 괴롭고 힘든 나날을 보내는 것은 환자와 그 가족들입니다. 통제가 안되는 물가와 의정 갈등속에 시민 그리고 환자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