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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 어때요? 이 불빛이 보여요?

그냥 불빛이 있다 없다 정도만 보여요. 형체는 안보여요.

엄마도 안보여?

안보여 이거? 이거 몇개야?

안보여요. 하나도..

사고로 시신경이 많이 손상됐습니다.
아주 드물게 시력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 경우는 예후가 좋은편이 아니라..

그렇게 얘기하지 마세요 방법이 있겠죠!!
각막을 이식한다거나 그런거 있잖아요
제 각막을 줄 수 있거든요 양쪽 다 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게 각막손상이 아니라 시신경 손상이라 이식도 불가능합니다.

유슬엄마 : 이대로 실명이라구요..? 그럼 피아노는? 피아노 어떻게 해요?
실명이면 피아노 어떻게 쳐! 악보 어떻게 보고 당장 연습은 어떻게 해..

엄마...

어머니. 지금 피아노보다 따님 걱정을 더 하셔야죠 그게 순서죠!

피아노가 내 딸이에요!! 내 딸이 피아노고!!!!!
얘한테는 피아노가 전부라구요!!
얘가 얼마나 특별한데 어떻게 감히!!!!

........

유슬엄마 : 그딴 진단을 내리니까..이건 아냐. 여긴 아냐..

유슬엄마 : 얼른 퇴원수속하고 다른 병원 가자.
내가 인터넷 찾아봤는데 수술로 시력찾은 사람 쌔고 쌨어!!

어머니!!!!!

유슬엄마 : 걱정마 엄마가 어떻게든 니 눈 고쳐볼께.
그러니까 너 절대 피아노 포기할 생각 하지마.

연습도 많이 밀렸으니까 집에 가자마자 배로 연습해야돼. 독하게 마음먹고.

만일 시력이 안돌아와도 좋게 생각해.
오히려 청력이 더 좋아져서 더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될 수도 있으니까.

엄마 퇴원수속하고 올께. 여기서 기다려.

...어.







괜찮으세요?

괜찮아야죠. 그래야죠.
그렇게 만들어야죠.



유슬엄마 : 송선생 통해서 알아봤는데 성남쪽에 시각장애인 대상으로만 레슨하는 선생이 있대.
내가 내일 컨택을 해볼테니까 만나보자.

그리고 학교 다니려면 혼자서는 무리라 도우미가 필요할거야.
괜히 구차하게 애들한테 해달라고 부탁하지마.

엄마가 같이 학교다니면서 니 도우미 해줄테니까 걱정하지말고
넌 피아노 연습에만 집중해.

학원 레슨을 몇개 취소하면 엄마가 조금 더 시간을 낼 수 있을거야.
선생님한테도 엄마가 니 도우미할거라고 말씀드려놓을께.
엄마가 학교 수업 다 따라다니면서 필기한것도 알려주고..

엄마.
나 엄마한테 할 얘기가 있어.

나 학교 혼자 다닐께.

무슨 소리야? 눈이 그모양인데 어떻게 혼자 다녀?

눈이 이 모양이라서 그러는거야.
이 꼴됐다고 엄마한테 24시간 의지하고 살 순 없잖아.

걱정마. 1분 1초도 너한테서 안떨어질테니까 의지하고 살아.
엄만 괜찮으니까.

내가 안괜찮다고!!!

유슬아..

지금까지 나 때문에 엄마 인생 다 포기하고 살았잖아.
이젠 눈까지 멀었어. 이대로면 엄마 인생은 없어질거야.

나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선택하고 내가 결정한거 엄마한테 얘기하는거야
그러니까 지금부터 하는 말 허튼 소리라고 하지 말고 존중해줘요 엄마.

왜이래 너답지 않게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여? 무섭게..

나 학교 열심히 다닐거야.
수업도 꼬박꼬박 들어갈거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꼭 졸업장 딸거야.

뭐야 겨우 그 얘기였어?
너무 당연한 소리를 하니까 엄마 허무하려고 그래.

그리고 피아노는 접을거야.

...뭐?

이 눈으론 엄마가 바라는 곳까지 못 가.
엄마도 알고있죠?

유슬아!

덤벼봤자 어차피 지는 싸움같은거 나 하기 싫어.

그러니까 피아노 이 쯤에서 포기할래요.



의사 : 이보시오 의사양반 고자라니 내가 고자라니!!
..같은 문제는 없을거 같구요, 다행히 가벼운 찰과상 정도고
앞으로 결혼도 문제없을거고 2세 걱정도 안하셔도 됩니다.

차식 : 아 살았다!
차식엄마 : 아유 십년감수했네!

의사 : 근데 문제는 이쪽이 문제가 아니라 이쪽인데..
척추분리증이 심각한 단계입니다.

차식엄마 : 척추분리증이요?

평상시 운동때문에 5번 요추쪽이 과부하가 걸린 상태였는데
이번 사고의 여파가 큽니다.

아무래도 허리 뒷쪽을 절개해서 나사로 결손부분을 고정시켜주고

일단 수술하고 나면 일상생활은 지장이 없을거에요.
다만..

운동은요?

아무래도 운동은 포기해야 될 거 같다.

재활 열심히 하면 다시 운동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죽을똥 살똥 열심히 하면..
저 진짜 그것만은 자신있거든요.

고정수술을 한 후에는 위 아래로 더 많은 부하가 걸려.
운동 계속 하게 되면 아마 다른 부위에 척추분리증이 생기게 될거야.

일단 퇴원하시구요 수술날짜는 이 달 안에 잡는걸로 하시죠.

..........

괜찮아?

어? 어..
괜찮지 그럼!

여기(..)가 무사하다는데 뭘 더 바래?
막말로 허리가 말짱하고 여기가 망가졌으면..
아유! 상상만으로도 끔찍해.

그러게..최악은 피했네.

와 열라 다행이다 진짜..

..........

차식엄마 : 아이고 왠일로 일기예보가 딱 맞네?

고장나버린 우산

차식엄마 : 어어!!

푸하하하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뭐야! 무슨 우산이 물대포야?ㅋㅋㅋㅋㅋ

망가졌는데 웃겨!!!
아 너무 웃겨서 눈물이 다 나네..

차식엄마 : 차식아 괜찮아..
차식 : 너무 웃겨서 그래. 저 우산이 꼭 내 꼴 같아서..


.............

차식 : 와 씨..왜 웃긴데 눈물이 나고 지랄이야..쪽팔리게...

나 어떡하냐 엄마
운동 빼면 쥐뿔 없는데..
그거 하난데 그걸 뺏냐 치사하게!!!

그래 치사하게 말이야!!
왜 그랬을까..

엄마...엄마.... 어떡해..

이유를 줘요 엄마..
나 운동 말고 뭘로 살아야돼?





........


이게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차식엄마 : 차식아 얼른 씻고 밥먹어.

밥먹으면서 해줄 얘기가 있는데..

........

니 아버지 얘기야.



이게..아버지라고?

나랑 너무 안닮았어.
생각보다 무지 있어보이게 생기셨네? 엄청 똑똑해보이고.

차식엄마 : 응. 어릴때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란 소리 들었대.
이거 봐봐.


아니 내가 이런 엄청난 사람 아들이라고?
에이 말도 안돼..

차식엄마 : 말 돼!
너 맨날 이 손 애들한테 놀림받았지?
손가락이 너무 곱고 길다고 운동하는 사람 손같지 않다고.

어 맞어..

그리고 너 핸드폰 벨소리 뭐야?

엘리제를 위하여

이상하지 않아? 요즘 니 나이에 누가 피아노곡 벨소리를 하니?

하긴 그러네!!!

엄마 나 어릴때 기억나?
박신양이 드라마에서 피아노 치면서 노래부른거!

사랑해도 될까요?

그치!! 나 그때 그거보고 이유없이 울었잖아!

이유없이 운게 아니라!

음악에 끌려서 운거야!!!

차식엄마 : 그렇지!
차식 : 우와 대박!!!

오..나 지금 소름돋았어..
내가 아버지를 닮았구나..

그렇다니까?
니가 그사람 1%만 닮았어도 넌 보통애들보다 열배는 똑똑하고 잘났어.
그러니까 너 쓰레기니 망가졌다느니 절대 그런말 하지 마. 알았지?

어!! 근데 아버지는 내가 아들인거 알어?

아니 몰라.
그 사람이랑 헤어진 다음에 알았거든 너 가진거.

아...

근데 그동안 왜 아버지 얘기를 안해줬어?
왜 안찾아간거야?

니 아빠가 너무 대단해서.
너 가졌을땐 내 신세가 너무 초라하고 한심했거든.

쪽팔려서 못찾아갔어.
그리고 지금은..

내가 한심하구나? 그치?

아..내가 생각해도 나 완전 허접해.
나 후진거 인정!
사내새끼가 허리 좀 다쳤다고 찌질하게 울고불고 뽁뽁이나 터트리고..
나부터 쪽팔려서 아버지 못봐...

차식엄마 : 비쥬얼은 아빠보다 니가 나아.

엄마...

차식엄마 : 넌 아직 니가 어떤 앤지 잘 모르나 본데 엄만 알아.

넌 내 아들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잘났어. 아빠 닮아서.

나 다운게 뭔데?

재수없을 정도로 잘난척 하는거지.

넌 잘난척 해도 돼.
아빠 유전자가 너한테 너무 많은 재능을 몰빵했거든.
뭐 장대높이뛰기는 그 중에 제일 별거 아닌거였고.

엄마 말이 맞다면 난 뭘 해도 되는 놈이라는거네?

그치!!!

그럼 만일 내가 딴 길을 찾아서 쪽팔리지 않을 정도로 근사한 놈이 되면
그땐 아버지 찾아가도 돼?

그럼~당연하지!


첫댓글 재탕해야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
와 차식이랑 차식이 어머니 긍정적인게 왠지모르게 힐링돼
울컥 ㅜㅜ
그래서 김소현은 어떻게 돼?? 피아노 계속해?
응 쟤네둘이 만나서 피아노 같이해 차식이가 유슬이 도우미해주고 서로 도와가면서...
@타큐 아 같은 드라마였구나ㅠㅠ알려줘서 고마워❤️
페이지터너 라고 3부작드라마야 한번봐봐 너목들 피노키오 당잠사 작가가 쓴거야~
@타큐 홀 당잠사 내 인생드라마인데 한번 봐야겠다!!!
ㅠㅠㅠ
페이지터너 잼써... 우리 유슬이ㅠㅠ
오 당잠사 수지엄마도 여기 나오셨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