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밤>
이 영화는 가족들과 새집으로 이사를 가는 21살 진석(주인공)으로 시작이 된다. 그날 밤 왼쪽 다리가 불편한 형이 괴한들에게 납치되고, 19일 후 납치된 동안의 기억을 모두 잃고 돌아왔다. 돌아온 형은 새벽에 진석을 샤프로 찌르려 하고, 오른쪽 다리를 저는 등 낯선 모습을 보인다. 결국 새벽에 밖을 나가는 형의 뒤를 쫓은 진석은 형이 다리를 절지 않고 걸으며, 형이 납치되었을 때 조사를 나온 형사들이 진짜 형사가 아닌 형의 부하인 조폭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석은 집으로 돌아가려다 조폭들에게 들켜 정신을 잃었고, 이후 집에서 깨어나 형에게 적대감을 보이지만 형은 네가 어제 탔던 택시, 시장에서 봤던 일들이 모두 꿈이라고 어제 약을 먹었냐고 소리친다. 진석은 어제 약을 먹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신경쇠약으로 인한 망상이었다고 생각했지만, 방으로 돌아와 자신은 형에게 택시를 탔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에게 저 사람이 형이 아닌 것 같다고 말을 하고 어머니는 나중에 아버지와 같이 형을 따라가 보자고 말한다. 그날 밤 약을 먹고 방으로 돌아가려던 진석은 어머니의 통화 소리로 형과 어머니가 같은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집에서 도망가 파출소에 간다. 신원조회를 하며 진석은 지금이 1997년이 아닌 2017년이며 본인은 21살이 아니라 41살인 것을 알게 된다. 시간과 가족 자신의 나이까지 모든 것이 진석이 알고 있는 것과 달랐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거짓이라면?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내가 지금 사는 집, 내 가족, 학교 모든 것이 거짓이며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마저 실제가 아니라면, 이것이 망상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아낼 수 있나, 생각해본다. 또한 이 영화를 보며 경험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경험은 기억이 되고, 기억은 지식이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듯이 우리는 태어나서 기본적으로 내가 경험한 일들에서 지식을 얻고 내가 경험한 것을 진실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이 영화처럼 타인과 나의 기억에 괴리가 있을 때 공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괴리에서 벗어나려면 경험에서 얻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 속의 본질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도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첫댓글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거짓이라면?"이라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끌어갔으면 좋았을 듯해요. 그런데 "경험이 기억이 되고, 기억은 지식이 된다."라는 말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듯이 우리는 태어나서 기본적으로 내가 경험한 일들에서 지식을 얻고 내가 경험한 것을 진실이라 믿는다."에서 <경험-지식 : 경험-진실>의 구조로 읽혀서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듯해요. 이 영화를 보면서 섬뜩했던 것은 자신을 뺀 모든 사람이 자신이 경험하는 시간이 아닌 그 이후의 시간, 연출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답니다. 재미있는 작품 소개해주어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