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일본 영화를 주로 보게되었다. 대부분 국내에 개봉이 안된 영화들
도 상당수 있어서 정보를 구하지 못 한.. 그러니까 거의 무방비 상태에서
본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상당히 잘 된 영화도 몇편 있었고 대부분은
그저 그랬으나 단 몇장면의 멋진 발상에 박수를 보낸 것들도 있었다.
몇년전 부터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경기가 좋지않아 일본 자국내
영화 제작이 뚜렷하게 감소 된 것을 느낀다. 대부분 일본 TV 에서 이미
상당수의 팬을 확보한 다시말해 검증된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만들거나
비교적 저예산 영화임이 확연히 들어나는 작품들이 많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키타노 다케시를 좋아해서 그의 영화를 즐겨 본다.
대부분 폭력이 난무하는 야쿠자 영화에 많이 등장하지만 다케시의 본업은
잘 알다시피 일본의 국보급(?) 코메디언이다.(거의 원시인에 가까운 우리집
노인네가 예전 일본에서 살던 기억으로 다케시를 기억하는거 보면 말이다)
모든 것을 알아버려서 그리 놀라울것이 없는 듯한 인상과 기가막힌다는
투의 짤막한 코웃음. 가끔 오른쪽 안면을 살짝 씰룩거리며 무표정하게
아니 무서울 정도로 고요하여 오히려 냉소적인 듯한 표정을 좋아한다.
이번에 다케시는 시나리오 부터 감독까지 자신이 직접 많은 일을 해냈다.
스토리는 놀라울 정도로 굉장히 단순하다.
일본에서 거의 떠밀리다시피 한 중간보스(다케시)가 미국으로 와서 어떻게
보면 겁많고 껄렁되는 뒷골목 흑인 몇명으로 다시 갱단을 조직해서 LA 를
기점으로 이태리 마피아들과 생존권을 다툰다라는 내용이고 좀 아이러니
하지만 잔잔한 미소를 동반하는 비극적 앤딩으로 결말을 짓는다.
BROTHER..
말 그대로 형제란 뜻이지만 일본어의 "교다이" (형제)란 의미와 미국 영화
에서 흑인들이 말하는 "my man~" "brother" 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국처럼 아버지에게도 "you" 라고 말하는 다소 평등적인 언어(?)에선
절대 찾아 볼 수 없는 동양적 단어로서 그들에겐 나이 차이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뜻이 통한다는 뜻으로 소위 우리용어 중에 "깜보" 와 같은 의미
인것이다. 영화 속에선 야쿠자들과 우리 깍뚜기 아저씨들이 자신들의
보스를 일컷는 단어인 "아니키" (형님) 란 단어가 나오지만 미국 갱들에겐
하나의 예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름도 직위도 아닌 단지 "애칭" 말이다.
야쿠자 영화에서 보면 자신의 실수를 용서 받기 위해서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자르는 장면들을 알고 있을것이다. 총 한방이면 끝낼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미국 똘만이들은 그 치욕적인 행사(?)의 의미를 당연 이해 못한다.
"왜 손가락을 잘르라고 하지?" 솔직한 질문이지만 하나의 문화의 차이를
이해 시키긴 위한 장치 였을까? 아직도 모르는 어린 미국세대에 말이다.
일본 야쿠자와 며칠 더 알고 지냈다는 이유로 똘만이들은 물어본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농구를 좋아하는 흑인은 꽤나 진지하게 대답한다.
"혹시 자위행위 하지 말라는 뜻 아닐까 ??" 라던지 새까맣게 젊은 흑인들이
일본내에서 굴직한 야쿠자 형님한테 "헤이~ 아니키~!! 아유 오케이?" 같은
대목에선 정말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냥 받아드릴수 밖에 없는 웃음이다
미국의 젊은 영화 감독들과 미국 청소년들은 홍콩 느와르를 좋아한다.
이유라면 우리네와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옛날의 성룡처럼 무술만으로
(그들의 눈에는 현란한 춤동작으로 비추겠지만) 보여주던 액션을 넘어서
그네들 보다 더 멋있는 총기난사와 사나이끼리의 이상 야릇한 의리와 우정
에 이끌린 다는 것이다. 사실 동양 어느나라 보다도 무사 와 사무라이.
닌자등 칼잡이 문화와 그것을 세계에 성공적으로 알린 나라는 일본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영화는 구로자와 아키라가 건재하던 과거에 비해
그 영광을 홍콩에게 물려준지 오래다. 그렇다면 그의 의도가 영화내의 스토리
전반에 깔려 있듯이 지금부터라도 다시 찾아오려는(?) 전초전 같은 것일까?
미국은 일본 야쿠자 보다 중국의 마피아가 동양인으로선 가장 유명하고
소수지만 한국 마피아 또한 잔인성에선 무시 못할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다케시는 일본인 보스를 둔 흑인들과 다국적 인종을 거느린 새로운 갱단을
영화속에서 조직하였다. 그러지 않아도 범죄영화의 천국인 미국에서 말이다
이번 영화도 잔혹한 폭력과 살인이 난무하지만 굉장히 차분하다.
개인주의의 천국인 미국인들도 공감하게 되어가는 가족적인 인간미 또한
느끼게 한다. 미국내에서 불우한 계층인 흑인들을 앞세워서 말이다.
왜 미국인가? 다케시 본인은 정작 영어 한마디 알아들을수도 말할수도 없는
일본 야쿠자 역이지 않는가? 거기에서 상업적인 그의 노련한 비지네스를 느꼈다.
다케시 스스로가 LA 에서 야쿠자 영화를 찍고 싶었다고 한다.
이미 성룡을 스타트로 주윤발과 이연걸은 미국식 영화에 뛰어 들었다.
미국의 거대한 자본과 제 3 세계의 동양배우들이 새로운 방식의 영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고 지금까진 일본인이나 우리는 제외되어 있다.
하지만 다케시는 초조해 하지 않는것 같다. 특유의 상어와도 같은 냉혹한
표정속엔 이제 흐믈거려가는 미국판 홍콩식 느와르 보다 더 진지한 접근
방법을 알아낸듯 하고 시시해져만 가는 블럭버스터 틈바구기 사이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대안을 가지고 있는 듯 한 느낌이었다. 아니 다케시가 직접
못 할 수도 있지만 100 미터 달리기에서 그는 이미 50 미터는 뛰어 놓았다
새로운 일본 신드롬을 일으키려는 것일까?
그것도 아주 친숙한 갱스터 장르로 오래된 홍콩물과는 다소 다른 사무라이
식의 신선한 "쓰시 느와르" 를 만들려는것이 아닐까?
첫댓글 아.. 이거 몇년전 PIFF 야외상영때 참 재미나게 봣던 기얶이 납니다아. 이번 PIFF에서도 기타노 타케시 영화를 야외상영하더군요. "자토이치"..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돆상을 안겨준 영화로 뮤지컬 형싞이라고.. 으.. 재밋겟당 -0-
감"돆"상은 무슨 상인가요? ㅋㅋㅋ
^^;; 흐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