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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원의 책과 인생 이야기
■ 필자의 말 : 칠갑산의 고장 내 고향 청양문화원에서 연간 문집으로 펴내는『칠갑문화(七甲文化)』 29호가 2020년 새해, 우편택배로 배달됐습니다. ▲ 시대가 빠르게 변하지만 전통 문화와 미풍양속을 내 고향 청양문화원에서는 책자 발행을 통하여 변함 없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 소중한 내 고향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이 책자를 서울에 있는 임동석 친구에게 가장 먼저 보내면서 책갈피에는 개인적인 편지도 동봉했습니다. ▲ 내 고향 친구와 어떤 인연으로 이런 글을 쓰게 됐는지, 전통적인『책거리 독서토론회』일련의 과정을 소개합니다. ▲ 자그마치 18쪽 분량의 긴 글입니다. 이렇게 긴 분량의 원고를 청양문화원 관계자들은 오탈자 한 자 없이 정교하고 맵씨 좋게 편집하여 필자로서 감탄했습니다. ▲『칠갑문화』귀한 지면에 파격적인 편집으로 정성껏 소개해 준 청양문화원 관계자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임동석 친구에게
청양문화원에서 발간한『칠갑문화』29호 책자를 기념으로 보냅니다. 이 책에는 임동석 친구가 지난여름 기획하고 지도한 뜻깊은「책거리 독서 토론회」일련의 과정이 수필 형식으로 소개됐습니다.
고향인 청양문화원에서 연간 문집으로 펴내는『칠갑문화』책자에 평소 책을 좋아하는 임동석 친구의 자상한 독서지도 방법이 소개되면 고향 사람들은 물론, 전국의 출향인들에게도 유익한 가정학습 교육 자료가 되리라 믿습니다.
임동석 친구의 독창성이 돋보이는‘독서지도 방법’은 필자 혼자 간직하기 어렵습니다. 경향 각지의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 유익한 가정학습 지도의 본보기가 되도록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양 출신 출향인의 한 사람으로서 초등학교 동기 동창생인 임동석 친구와의 각별한 우정을『칠갑문화』책자에 담아 소중한 전통문화 기록으로 남기게 되어 보람을 느낍니다.
2020년 1월 6일
『문학관에서 만난 나의 수필』저자 윤 승 원
▲ 서울에 사는 임동석 친구에게 최근 출간된『칠갑문화』책자와 함께 감사의 편지도 동봉했다.
▲ 독서토론회 일련의 과정을 <올바른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올사모)> 카페를 통하여 지켜보면서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신 존경하는 고향 선배님이자 역사학자인 정구복 박사(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께도 최근 출간된『칠갑문화』책자와 함께 감사의 인사편지를 드렸다.
▲ 독서토론회에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존경하는 문학평론가 송백헌 박사(충남대학교 명예 교수)께도 책자와 함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 책자 내용 일부
[전문(全文)]
선비 가문의 고향 친구가 마련한「독서 토론회」
-「책거리 독서 토론회」주관한 장평초등학교 동창생 임동석 친구 이야기 -
윤승원 수필문학인
대전수필문학회장, 금강일보 논설위원 역임
『한국문학시대』문학대상 수상
수필집『문학관에서 만난 나의 수필』외 7권
서당에서 공부하는 학동들이 책 한 권을 다 읽고 떼었을 때 훈장과 동료에게 한 턱 내는 행사를 일컬어 ‘책거리’ 또는 ‘책씻이[洗冊禮]’라고 한다. 요즘도 일부 교육기관에서는 방식과 형태는 조금 달라도 그런 전통과 풍습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책거리 독후감 발표회’를 갖는 것은 처음 보았다. 그런 의미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한 사람은 나의 초등학교 동기 동창생인 임동석(청양군 장평초등학교 29회 동기생)이다. 지난 6월 칠갑산에서 열린 동창생 모임에서 54년 만에 처음 만난 친구다.
이 친구는 충남 청양의 명문가로 잘 알려진 장평면 임(任)씨 가문의 자손이다. 민속학계의 거목이었던 고 임동권 박사가 그와 같은 항렬의 집안 어르신이다. 임동권 박사는 <청양의 산촌민속>, <청양의 시장민속>, <청양의 물질문화>, <청양의 두레>, <청양의 전통오락과 놀이문화>, <청양의 교통과 교역>, <청양의 교육>, <청양의 단 ·당 ·사>[청양문화원 刊] 등 사료적 가치가 높은 수많은 저서를 남긴 자랑스러운 청양 출신 학자이다.
▲ 임동권 박사의 각종 저서 - 장평면 출신 임동권 박사는 청양문화원의 역점 사업인 ‘청양의 민속’ 관련 다양한 서적을 펴냈다.
또한 임동권 박사의 백씨(伯氏) 되시는 임동선 선생은 장평중학교 설립에 물심양면으로 공헌하시는 등 ‘기부문화’를 선도하였을 뿐만 아니라, 남다른 봉사정신으로 지역 사회 발전에 헌신하신 분이다.
▲ 장평중학교 교정에 세워진 ‘임동선 선생 공적비’ - 碑文 : 일찍이 이 고장 발전에 큰 뜻을 두시고 모든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시며 내 고향, 내 마을, 내 나라를 위해 장평 건아의 모금자리를 설립하신 선생의 공적을 기리어 우리들 학구민은 작은 뜻을 모아 이 비를 세우다. - 1969. 10. 14. 장평중학교 설립
이와 같은 훌륭한 선비 가문의 내력인지 임동석 친구는 유년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다. 현재 본업은 건설업 대표 사장이지만 틈만 나면 인근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고 한다.
이 친구는 최근에 출간한 나의 졸저 에세이집 ‘신간 정보’도 인터넷 기사를 통해 읽고 자기가 자주 다니는 공공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하여 비치해 놓았을 뿐만 아니라, 두 권을 더 구입해서 분가한 아들에게도 보내주었다고 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 자신의 집에 한 달 동안 기거하게 된 대학생 처조카(부산대학교 1학년)에게 ‘독후감 과제’를 주었다고 한다.
방학 중에 교양서적 1권과 전공 서적 1권 등 2권을 읽게 해서 ‘가족 독서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것이었다. 독후감 발표 명칭은 우리의 전통 서당 풍습을 살린 ‘책거리 독서 토론회’라고 했다. 그의 처조카에게 주어진 독후감 주제는「나의 인생에서 소중하게 지켜야 할 3가지」.
대학교에서 국악을 전공하는 처조카가 전공과목인 ‘피리’에만 관심을 갖고 정서 함양을 위한 책은 가까이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친구의 표현을 빌리면 ‘진득하게 시간을 아껴 쓰는 젊은이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처조카를 바라보는 고모부의 시각이 이러하니, 그의 부모 심정은 어떻겠는가. 내 친구가 궁리 끝에 묘안을 냈다. 이른 바 ‘독후감 미션’을 주기로 한 것이다.
부모를 대신해서 자기가 데리고 있는 방학기간만이라도 정서적인 생활을 유도하기 위한 특별 과제였다. 하나 밖에 없는 자식을 잘 키워보려는 그 학생 부모의 심정을 내 친구는 누구보다 잘 간파하고 있었다.
나의 초등학교 동창회 단체 카톡방에 올라온 친구의 이같은 상세한 ‘독서 토론회’ 취지를 보면서 감탄했다. 친구가 작성한 토론회 개최 안내장은 흔히 볼 수 있는 ‘알림’ 수준의 단순한 고지문(告知文)이 아니었다. 독서 토론회 개최 배경과 의미를 세밀하게 기술해 놓았다.
▲ 청양 장평초등학교 동기 동창생인 임동석 친구가 작성 배포한 <책거리 독서 토론회> 안내장
여기서 나는 다시 한 번 놀랐다. 뜻하지 않게 나의 신간 에세이집『문학관에서 만난 나의 수필』을 처조카가 방학 중에 ‘반드시 읽어야 할 교양도서’로 선정한 것이다.
이 책을 추천하게 된 이유를 임동석 친구는 이렇게 밝혔다.
“이 책의 작가는 뿌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젊은 세대들이 잊고 살아가는 선비정신을 갖고 계신 분입니다. 이 수필집은 평범한 우리 생활 속 이야기를 편하게 기술해 놓았기에 읽으면서 생활의 지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 처조카에게 이런 교양 도서를 탐독케 함으로써 폭넓은 지혜와 독서 습관을 갖도록 하고자 하오니,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기 드문 ‘독서 지도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대학생 처조카를 위해 이만큼 정성어린 마음을 써주는 고모부가 어디 흔한가. 대대로 존경 받아온 선비 가문에서 책을 남달리 좋아했던 친구의 학구적인 태도가 이런 의미 있는 독서 토론회를 기획한 것으로 짐작됐다.
▲ 도서관에서 빌린 추천 도서 - 대학생 처조카에게 ‘방학 중 반드시 읽어야 할 교양도서’로 추천한 수필집엔 ‘도서관장서(藏書)바코드’가 붙어 있다. 임동석 친구는 도서관에서 빌린 이 책을 대학생 처조카에게 추천하면서 ‘독후감 주제’까지 설정해 줬다. 이것을 ‘미션’이라고 했다.
하지만 독후감 대상 서적의 저자로서 영광스러움 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신세대 대학생의 시각과 정서에 걸맞지 않는 ‘책 선정’이라고 혹여 불만스러워 하지나 않을는지……
피리 부는 청년 대학생이 방학 중에 땀 흘려 쓰게 될 독후감 주제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나의 인생에서 소중하게 지켜야 할 3가지」― 과연 거기에 무엇이 담길지, 저자로서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이 같은 사실을 역사학계의 석학인 정구복 박사(청양 장평면 낙지리 출신,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저자의 에세이집에 ‘추천사’를 써 주신 분)에게 전해 드렸더니, 정 박사께서는 이런 답 글을 주었다.
“윤 선생의 친구 임동석 씨의 마음가짐이 돋보입니다. 피리를 전공하는 학생에게 책거리 모임을 가지게 하였다는 점에서 고모부와 부모님의 정성이 담긴 값진 독후감이 될 것입니다. ‘인생에서 지켜야할 세 가지 점’을 주문한 것을 보면 전통을 잇는다는 방식보다도 생활 철학의 깊은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고모부의 정성은 그 학생이 훌륭한 ‘피리의 대가’가 될 것입니다. 제가 비록 참석하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나마 후원자가 되겠습니다. 참으로 실학적인 모색이고 값진 일입니다. 나중에 방송에도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독후감을 기다리겠습니다.”
독서 토론회에 참석하진 않아도 ‘마음속으로나마 후원자가 돼 주고 싶다’는 따뜻한 격려의 말씀이 무엇보다 고마웠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문학평론가 송백헌 박사(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저자의 에세이집에 ‘서평’을 써 주신 분)께서도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은 없겠느냐?”면서 따뜻한 인정이 담긴 격려의 말씀을 주었다.
친구에게도 이 같은 두 분 학자님의 격려 말씀을 전했더니, 친구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윤승원 친구가 존경하는 정구복 박사님이 우리 처조카에 대한 ‘마음의 후원자 역할’과 송백헌 박사님의 ‘독서 토론회 도움 제공’ 말씀에 대해서 대단히 고마운 일이고, 이보다 더한 영광이 어디 있겠는가. 정말 친구 덕분에 그런 학자 분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주니, 고마움 잊지 않을 것이네. 처조카가 지금은 낯설어 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다른 방법으로 두 분 학자님의 귀한 뜻을 접목해 보도록 노력해 보겠네.”
그러고 보면 친구가 주선한 ‘책거리 독서 토론회’가 단순히 한 가정에서 이뤄지는 작은 이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한 평생 교육 현장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높은 경지의 학문을 연구해 온 원로 학자 분들이 마음속으로나마 도와주고 싶어 하시는 인정과 따뜻한 성원을 생각하면 각박한 우리 사회에서 귀감이 될 만한 ‘독서 토론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이번 독서 토론회의 주인공이 ‘피리 부는 청년’ 아닌가. 국악에서 특히 ‘피리’를 전공한다는 신세대 대학생에 대해 나는 신선한 멋과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다. ‘피리’라고 하면 나의 뇌리엔 ‘만파식적(萬波息笛)’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 ‘만파식적’은 나라의 모든 근심과 걱정이 해결된다는 신라 전설상의 피리다. 신라 신문왕이 아버지 문무왕을 위하여 감은사를 짓고 추모하는데, 죽어서 바다용이 된 문무왕과 하늘의 신이 된 김유신이 합심하여 동해의 한 섬에 대나무를 보냈다. 이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부니, 적의 군사는 물러가고, 병은 낫고 물결은 평온해졌다고 한다. 이 설화에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후 흩어져 있던 백제와 고구려 유민의 민심을 통합해 나라의 안정을 꾀하려 했던 호국 사상과 모든 정치적 불안이 진정되고 평화가 오기를 소망하는 신라인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고 한다.』(「네이버 지식백과」)
그렇다면 ‘만파식적’이야말로 오늘 날 민심이 천 갈래, 만 갈래 갈라진 우리 사회의 갈등과 국가적 현실에 적용해도 좋은 악기요,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높은 학문 분야가 아닐까. ‘피리 부는 사나이’ ― 그 청년은 피리만 멋지게 부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독서 토론회에서 발표한 독후감을 보면 저자로서 할 말을 잊는다. 책을 쓴 저자보다 오히려 식견이 반듯하고, 신세대다운 지혜가 번뜩인다. 내 친구(학생의 고모부)의 ‘총평’도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고모부로서 처조카에게 독서 지도를 하면서 이렇게 꼼꼼하고 자상하게 설명하고 깊이가 느껴지는 가르침을 주는 것은 실로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친구가 주도한 독서 토론회 일련의 전 과정을 SNS를 통해 생생히 지켜보면서 감탄하고 감동했다. 하지만 나는 그 보다 더 중요한 요소를 발견했다. 집안 어르신들의 ‘속 깊은 사랑’이다. 가슴에서 우러나는 따뜻한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피리 부는 청년 대학생의 독후감 전문(全文)을 읽어 보고 나서 그에게 품었던 선입견과 걱정이 얼마나 잘못된 기우였고, 공연한 우려였는지 반성했다.
글을 잘 짓는 비결로 삼다론(三多論 : 多讀, 多作, 多商量)이 있는데, 그 중에서 안 군은 집안 어르신들의 걱정과는 달리 ‘다상량’(多商量 : 생각을 많이 함)면에 있어서는 남다른 데가 있어 보인다. 사려(思慮) 깊다는 말이다.
■ 대학생 안도영 군이 발표한 <독후감>
윤승원 작가의『문학관에서 만난 나의 수필』을 읽고
안도영(부산대학교 한국악과 / 피리전공 1학년)
이 책을 읽고 내가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 소중하게 지켜가야 할 3가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우선 이 작가는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있는 그대로 산문 형식으로 책을 펴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생각은 작가님은 인간적이면서 소시민적 삶을 살아오신 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장 기억이 남고 인상 깊었던 대목 중 작가님께서 작년에 고향 청양의 칠갑산 자락에서 50여년 만에 초등학교 동기 동창회를 한 후 일화를 담은 단락이 있다.
현재는 60대 후반이 되신 노인분들이지만 그 세월을 거쳐 오면서 과거의 5~60연대 보릿고개를 겪으신 분들이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풍족하고 기능화한 시대와는 거리가 먼 분들이기에 약간의 괴리감이 있었고, 내가 저 시절에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반문을 하며 이 단락을 읽었다.
이 동창생 분들에게 ‘출세’의 의미란 정말 각별했다고 한다. 바로 군수나 국회의원, 장관이 되는 것이 출세가 아니라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힘들게 살아온 ‘가난의 한’을 자력으로 극복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는 게 그 분들의 암묵적인 출세의 의미였다.
이 부분을 통해 나는 인생살이에서 ‘성공’이란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앞만 보고 돈을 쫒으며 물질적인 상태만 추구하는, 금전적으로는 벌만큼 벌지만 다른 이면은 퇴색되어 가는 그러한 삶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적당히 벌만큼 벌며 자기 행복을 추구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의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니까 말이다.
또 다른 단락은 작가님께서 경찰관으로 근무하셨던 시절, 자신을 뒤따라오던 동료 형사가 작가님 바지 뒷부분이 해졌다는 얘기를 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작가님은 그 말을 들으면서 상당히 창피했다고 한다.
평소에 겉으로는 멀쩡한 차림으로 보이는데, 뒤에서 관찰해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생각을 동료가 하니, 그 상황으로부터의 민망함과 작가님처럼 외부적인 활동을 빈번히 하는 사람이 왜 해진 바지를 입고 다닐까라는 민망함 때문에 창피해 하셨다고 한다. 이 일 이후로 작가님은 거울을 보실 때, 우리가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앞모습보다 도구 없이 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뒷모습’에 더 신경을 쓰신다고 한다.
나는 이 ‘뒷모습’이라는 단어에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사람의 앞모습도 보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 사람의 뒷모습도 자주 목격한다. 우리의 심리상 육안으로 쉽게 보이는 앞모습은 매일 중시하고 관리하고 가꿔가는데, 정작 자신의 뒤는 들여다보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대목을 사람의 삶에 비유해 봤을 때, “앞만 보고 사는 사람은 내일이 없다. 즉,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라는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이 말이 내포하는 의미는 뭘까.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결국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듣고 봤다.
뒤를 돌아본다는 것은 앞만 보고 달렸던 자신에게 최소한의 휴식과 되돌아봄을 통해서 점검하고 반성하며 더 효율적인 전진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다. 만약 그러한 작업이 없다면 정말 성난 물소와 다를 게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간은 정면에만 눈이 있고 뒤통수에는 눈이 달려 있지 않다. 어쩌면 이것은 뒤통수는 쉽게 볼 수 없는 곳이므로 앞모습보다 더욱 더 신경을 쓰라는 조물주의 깊은 뜻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해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인상 깊게 봤던 대목은 ‘행복의 기준’이라는 단락이다. 작가가 얼마 전 방송을 보다가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 음악인이 방송 대담에서 흥미로운 말을 했다고 한다. 진행자가 ‘행복의 기준’은 어디에 두느냐고 질문한데 따른 답변이었다.
<첫째, 값싸고 맛있는 음식점을 두 세 곳 이상 아는 사람, 둘째, 취미가 직업이 된 사람, 셋째, 귀신도 모르는 애인을 가진 사람>이라는 재치 있는 답변에 윤승원 작가님께서도 깊은 인상을 받으셨고, 나 또한 세 가지를 다 공감하진 못하였더라도 어느 일부분은 크게 공감하고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세 가지 흥미로운 답변 중에서 내가 큰 인상을 받았던 답변은 바로 <취미가 직업이 된 사람>이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취미들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운동이 되었든, 음악이 되었든, 요리가 되었든, 여행이 되었든 말이다. 그런데 이 네 가지는 공통적으로 분야별로 봤을 때 폭이 너무 광범위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운동이든, 음악이든, 요리든, 여행이든 그것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취미활동인데, 예를 들어 미식축구라든지, 요리면 일식요리 분야를 구체적으로 좋아한다든지, 음악이면 바이올린 다루는 것을 좋아한다든지 이런 세부적인 내용들 말이다. 보통 취미는 자신이 좋아하니까 또 마음이 가니까 흥미와 관심이 있으니까 자꾸만 내가 하고 싶으니까 본인의 여가시간을 쪼개 즐기는 것인데, 흔히 자신의 취미와 돈 버는 직업이 일치하는 사람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보다 훨씬 드물다.
윤승원 작가님께서는 이 단락을 논외로 사람의 직업에 따른 자기 만족도에 관련해서 여러 언급들을 많이 하셨는데, 자신이 유년 시절 가지고 있었던 취미와 전공분야로 있는 직업이 세월에 걸쳐 일치한다면 그것만한 행운과 행복이 없을 것이라고 나는 또 한 번 생각해 봤다.
윤승원 작가님께서 이 단락에서 언급하신 ‘행복의 기준’은 소박한 것일수록 좋다라는 말씀이셨다. 아무래도 윤 작가님의 연령대를 봐서 기본적으로 첫째는 건강문제와, 둘째로 경제적인 문제로 본인의 자식들에게 짐이 되거나 걱정이나 폐 끼치는 일이 없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하셨다.
이와 반면에 나는 내 건강도 중요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전공, 이 악기를 꾸준히 연구하고, 많은 무대도 서보고, 다양한 음악들을 섭렵해서 내가 가고자 하는 악단에 들어가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내가 좋아하는 이 악기를 직업으로 다루는 전공 연주자가 되고 싶은 바람이다.
※ 필자주 : 본 독후감 원고는 누구도 가필하지 않았다. 학생이 쓴 원고 초안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그의 기본적인 문장력과 인간적인 진솔한 내면까지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총평>은 독서토론회를 주관한 임동석 친구가 장평초등학교 동창생 단체 카톡방에 ‘토론회 후기’형식으로 올렸다.
■ 총평
독후감 발표회를 마치며
임동석(고모부, 토론회 주관자)
2019년 7월 14일(일요일) 09:00~11:00 서울 광장동 막내고모부 거실에서 독서 토론회 주인공인 대학생 안도영 군과 고모, 고모부 등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나의 인생에서 소중하게 지켜야 할 3가지』란 주제로 독후감 발표가 있었습니다.
진행순서는 <독후감 발표>에 이어 <질의응답>과 <논점 토론> 및 윤승원 작가의 수필 ‘신작로’를 <윤독(輪讀)>한 후, 독서 토론회를 주관한 고모부의 <총평>으로 이어졌습니다. 토론회가 끝난 뒤에는 <다과회>가 있었습니다.
□ 주요 토론 내용 :
1) 내가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의미
2) 뒷모습을 아름답게 가꾸고 살아가는 삶에 대해 - “뒷모습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성난 물소와 다르지 않다”는 안도영 군의 시각을 피력
3) 롤 모델(멘토), 헬 모델에 대한 생각과 견해 논의 - 롤 모델, 간접 경험이 갈등 상황 등 판단에 영향을 준다. 또한 헬 모델의 의미도 새기며 반듯한 자세를 안도영 군이 피력함
4) 이상적인 삶은 취미가 직업이 된 사람. 즉,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이 행복할 수 있다고 도영 군이 주장함
□ 작품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 :
작가의 성장 과정에 대한 시대적 배경을 공감하면서 내 삶의 지향점을 찾기 위한 동기 부여 : 부모 세대의 어려운 성장 여건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새 길을 만들어가던 산업화 시대의 발전 역사를 자연스럽게 접목하면서, 4차 산업시대의 주역인 안도영 군의 역사 인식과 4차 산업화 사회에서 ‘새로운 신작로’의 주역이 되는 계기(契機)를 과거 속에서 성찰할 수 있도록 함
□ 총평 :
- 본 독서 발표회는 조카 안도영군에게 큰 부담이 되었으리라고 생각된다.
- 자유 분망하게 자라며 책을 멀리 한 것 같아 ‘미션’을 완수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 기대 이상으로 요점 정리도 잘했거니와, 작가의 생각을 읽어 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보고는 조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막내 고모부는 뿌듯했다.
- A4 3장에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기록했으며, 주장도 명쾌하게 기술되어 있어 흐뭇했다. 이번 독후감 발표회를 통해 조카의 성장 가능성을 보았으며,
- 좀 더 보완한다면 작가의 효심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는 게 아쉬웠다. 효심은 천심이요, 모든 것의 근본이며, 부모님께서 현재의 어렵고 힘드심을 깨닫고 생활에서 찾아 효도할 것을 권했다.
▲ 토론회 주관자의 학습지도 메모 - <총평>을 하면서 핵심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요점 정리’해준 점이 돋보인다.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 요구’도 했다. 책 속에 나오는 저자의 수필 <신작로>를 윤독(輪讀)한 후 고모부가 손수 그림으로 설명하면서 ‘롤 모델’과 ‘헬 모델’을 예시로 든 친필 메모가 인상적이다. 고모부의 자상한 독서 지도 방식에서 따뜻한 사랑이 묻어난다.
친구가 소개한 ‘독서 토론회’ 전 과정을 SNS를 통해 지켜본 저자는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실은 고마운 마음이 더 컸다. 고마운 마음을 학생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했다. 보답할 게 마땅치 않았다. <감사패>를 제작했다.
언어로 감사의 뜻을 전달하는 방법으로는 감사패만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독자에게 주는 감사패> - . 거창하게 의미 부여하고 싶진 않다. 편지 한 통을 담았을 뿐이다. 다만 편지지가 아닌, 쉽게 변색되지 않을 견고한 미색 철판에 편지글을 새겨 우편으로 부치는 것이니까 일종의 ‘편지 개념’ 과 같다.
살아가면서 마음속으로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것들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기념’하고 싶다. 기념이란 기록으로 잡아 두는 일이다. 작은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소시민의 소박한 일상은 무슨 가치로 따질 일은 아니다.
소풍 가서 기념품 하나 사오는 것과 같은 즐거움이다. 그 기념품은 책상 위에 놔두고 완상(玩賞)하다가 세월이 흐르면 서랍이나 골방에 넣어 두어도 좋다. 피리 부는 청년, 안도영 군이 그랬으면 한다.
안 군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은 다시 반납해야 한다기에 저자가 서명한 증정본 책도 한 권 우편택배 상자 속에 동봉했다.
■ 저자가 독자에게 준 <감사패>
▲ 저자가 대학생 독자에게 준 감사패
독서 토론회 감사패
안도영 군(부산대학교 한국음악학과 1학년 / 피리 전공)
안도영 군은 고모부이신 임동석 씨의 권유로 고모부의 초등학교 동기 동창생인 저자 윤승원의 신간 에세이집『문학관에서 만난 나의 수필』을 ‘여름 방학 중에 꼭 읽어야 할 교양도서’로 선정하여 독후감을 쓰셨습니다.
독후감에 담긴 안도영 군의 진취적이며 긍정적인 시각은 신세대 젊은이다운 열정과 패기가 느껴집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책 속에서 공감했던 대목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독창적으로 재해석하는 글 솜씨가 탁월합니다.
단순히 한 권의 ‘책 읽기 소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쓴 ‘저자의 생각’까지 꼼꼼히 읽어 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은 저자를 크게 감동시켰습니다. 책 속에서도 언급했듯이 ‘취미가 직업이 된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피리’라는 멋진 예술적 전공 학문이 인생 성공의 축복의 도구가 되길 바랍니다.
지극한 사랑으로 지도 편달해 주신 고모부님을 비롯하여 안 군을 보석처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집안 어르신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부단히 노력하여 소망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저의 졸저를 성의껏 읽어 주시고 감동어린 독후감을 ‘독서 토론회’를 통해 발표해 주신데 대하여 저자로서 감사하는 마음을 패에 담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7월 14일
『문학관에서 만난 나의 수필』저자 윤승원
■ 임동석 친구의 답장
화룡점정(畵龍點睛)
임동석(독후감 발표한 대학생 안도영 군의 고모부)
오늘 윤승원 친구에게서 우체국 소포가 도착해서 열어보니, 작가가 독자(처조카 안도영)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감사패가 들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포 우편물 속엔 지금까지 우리 가정에서 열렸던 독서 토론회 전 과정을 꼼꼼하게 정리한 수필 글도 들어 있었습니다.
또한 작가가 독자에게 보내는 격려 말씀과 함께 친필 서명한 후 낙관까지 날인한 수필집『문학관에서 만난 나의수필』한 권도 들어 있었습니다.
이 소포 우편물은 저자가 정성스럽게 포장하여 깨질까 염려스러워서 밑바닥에 종이를 두텁게 깔고 포장 박스 외관에는 배달 도중 각별히 취급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파손주의>라는 스티커까지 정성스럽게 붙여서 보내온 것입니다.
완전 감동입니다.
더 큰 감동을 주는 대목은 우리 처조카에게 던지는 저자의 격려 메시지입니다. 그동안 열심히 읽었던 책의 저자로부터 직접 감사의 글을 담은 정성스러운 패가 독자인 자기에게 전달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청년 대학생 처조카에게는 아마도 평생의 추억이 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처조카가 세상 살아가는 동안 저자의 친필 서명 책과 함께 감사패에 담긴 내용은 잊을 수 없는 자신의 인생 좌표로 삼게 될 것으로 이번 독서 토론회를 추진했던 이 고모부는 확신합니다.
오늘 보내준 저자 윤승원 친구의 감사패와 책 속의 저자 친필 휘호, 그리고 서명 낙관은 이번 독후감 발표회의 마지막 ‘화룡점정’이었습니다. 저자인 윤승원 친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2019. 7. 19. 임동석
【저자의 회신】
‘화룡점정(畵龍點睛)’이란 용을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눈을 그려 넣는 것을 말하는데, 임동석 친구가 내게 주는 최고의 과분한 찬사 표현입니다. 용 그림에 눈을 그려 넣으면 용이 승천(昇天)한다는데, 그런 최고의 경지는 앞으로 <피리 부는 청년 대학생> 안도영 군이 성취할 것입니다.
임동석 친구의 훌륭한 ‘독서 지도’는 한 가정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그 방식과 어르신들의 정성어린 사랑은 이 세상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좋은 교육 자료로 활용될 것입니다. 참으로 의미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준 임동석 친구에게 감사의 뜻 전합니다.
2019. 7. 19. 저자 윤승원 드림
■ 두 분 원로학자의 격려 메시지
○ 초강 송백헌 박사(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저자의 에세이집에 <서평>을 써 주신 문학평론가)
박수를 보냅니다. 작은 독서토론회를 통하여 벌어진 아름다운 사연,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행복이란 저 달나라 별나라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가슴 속에서 찾아지는 것’이라는 진리를 새삼 느끼게 합니다.
또한 한 권의 책자가 한 젊은이의 인생관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글을 쓰는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도 합니다. 이 모든 아름다운 행위가 저자 윤승원님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윤승원님의 그 비단같이 곱고 다정다감한 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 2019. 7. 20. 초강 송백헌
○ 낙암 정구복 박사(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저자의 에세이집에 <추천사>을 써 주신 청양 출신 역사학자)
윤 선생에게 안도영 군의 독후감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린 바 있는데, 오늘 그 독후감을 읽고 보니, 참으로 만감이 오갑니다. 고모부이신 임동석 씨의 꼼꼼한 메모 글을 보니 조선조 사관들이 기록을 남긴 것을 연상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생일날 써오는 감사의 말에는 날짜도 기록하지 않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임동석 씨의 세심한 배려에 기쁨을 느낍니다. 그리고 안도영 군의 독후감을 읽고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요즘 학생들의 글 쓰는 솜씨가 뛰어납니다. 우리들이 배워야할 정도로 논리 정연하고, 자기가 느낀 바를 솔직하게 적은 점에서 안 군의 인간성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윤 선생이 감사패를 만들어 주시고, 총평을 하여 주심이 참으로 보기 드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훌륭하신 수필의 대가로 부터 받은 감사패는 안도영 군에게는 먼 훗날 값진 보배가 될 것입니다.
책을 읽지 않고 온 세상 사람들이 핸드폰을 보느라고 여념이 없는 이 시대에 책을 읽으라고 하는 천둥소리와 같은 울림이 될 것입니다.
또한 임동권 교수는 한국사학사학회(韓國史學史學會)에서 <나의 역사연구>라는 주제로 발표를 해주신 분이고, 임동선 씨는 청양 장평의 ‘기부문화’를 선도하신 분이기에 잘 알고 있어 고향의 친지를 다시 뵙는 기분입니다.
안도영 군은 앞으로 국악계를 크게 빛낼 인물이 될 것이라는 직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그의 피리 부는 장면이 전 세계인에게 애틋한 사연을 전하는 날이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꼭 대성하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 2019. 7. 19. 낙암 정구복
※ 본 책자는 지난 해 연말 발행됐으나 청양문화원 주최 2020년 신년 교례회 참석자에게 증정한 뒤, 필진과 각급 기관, 경향 객지 출향인에게도 발송했다고 합니다.
※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올사모]> 카페(2020.1.12.)
낙암 (정구복) 06:48 new
인연을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 시대에 함께 태어난 것도 인연이구요, 청양출신이라는 것도 인연이며, 안도영군의 좋은 독서품평회의 글도 얽히고설킨 먼 인연입니다. 그리고 장천선생의 좋은 책이 인연의 시작이었다고 보이지만 이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먼 인연이 깔려 있습니다.
‘만파식적(萬波息笛)’의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것은 우리 역사에 관통하는 인연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의 깊은 인연은 현세에서 끝나지 않고 미래세에도 연결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인연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다 같이 인연을 가집니다. 저 아프리카 사람도 이란사람도 인연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칠갑문화>에 언제 기회가 있으면 저도 글을 실었으면 희망합니다, 그런 잡지가 나오는지 잘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천선생, 다시 멋진 모임을 인정원에서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동석씨에게도 송구영신의 안부를 전해주십시오. - 새벽 5시 정구복 드림
┗ 윤승원 07:18 new
정말 정 박사님 말씀하신 대로 참으로 아름답고 의미 있는 <인연>입니다. 그냥 보통 인연이 아닙니다. 하늘이 저를 내려다보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 제가 살아가면서 쌓는 개인적인 역사가 저의 능력이나 노력이 아니라, 생시에 그토록 염려하셨던 부모님의 음덕이고, 멀리는 하늘의 뜻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임동석 친구와의 인연도 그렇고 대학생 안도영 군의 독후감도 그렇고, 정 박사님이 따뜻한 격려와 보내주시는 것도 그렇고, 하늘의 뜻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한평생 근면한 농부로서 선량하게 살아오신 부모님의 공덕이 후대인 우리에게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진정한 삶을 가슴으로 느낍니다.
※ 이 글은 올사모 카페뿐만 아니라 <청양 장평초등학교 29회 동기생 단체 카톡방>에도 연계시켰고, <대전수필문학회 카페>,<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과도 연계되어 많은 독자들이 보게 될 것입니다. 청양문화원에서 필자인 제게 보내온 <칠갑문화29호> 책자가 5권뿐이라 책을 보내드리지 못하는 분들께는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쉽게 읽어 보실 수 있도록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피리 부는 청년의 독후감과 독서토론회가 다시 읽어보니 더욱 새롭고 귀합니다. 책을 잠시 손에 들었다가 이내 스마트폰을 집어드는 시대. 독서의 소중함을 되새겨봅니다.
스마트폰 시대에 종이책이 앞으로는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 매출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잘되는 출판사도 많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책은 쏟아져 나오게 돼 있습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선 이렇게 책을 소중히 읽어주는 독자도 있습니다. 업어주고 싶은 독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