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떤 친구가 자신이 마치 ‘트루먼 쇼’의 주인공 같다고 했습니다.
주위 사람은 다 아는데, 그 사실을 자신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지요.
아주 오래 된 영화인데, 나이답지 않게 이 영화를 알고 있더라구요.
짐 캐리 주인공인 이 영화는 주인공의 모든 사생활이 방송 되는 내용입니다.
정작 주인공은 자신의 삶이 모두에게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나도 혹시 트루먼 쇼의 짐 캐리가 아닐까?
나를 중심으로 인생이라는 커다란 연극이 상연됩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또 다른 배우이고,
내가 가는 곳은 커다란 무대인 것이지요.
때에 맞춰 도움이 되는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나고,
때에 따라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내 앞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나는 극본을 모르지만, 나의 트루먼 쇼를 제작하는 감독은 각본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하는 그 때 그 때 적당하게 스토리를 전개해 나갑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탄생 전에 나오는 요한 탄생의 이야기입니다.
예수님 앞서, 그 길을 닦았던 요한의 탄생도 하느님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성탄의 순간도 그러했지만, 그 전에도 많은 준비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조심스러운 손길이 예수님의 트루먼 쇼를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각자의 트루먼 쇼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그 조심스러운 손길이 있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