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도록 아픈 그리움을 간직했던 평은역 우리 모두의 고향역이었다. 영주댐 건설로 이젠 자취를 감추고 추억 속에서 그 역을 볼 수 있다72년간 숱한 애환을 남기고 떠나야 했던 평은역, 옛 역무원이 심었던 개나리 울타리에 하천에서 날아 온 물새가 슬피 울고 있다하얀 겨울을 뚫고 고향으로 왔던 완행열차 이젠 그곳에서 볼 수 없다마지막 겨울이 될 수몰민, 멀리 평은면 소재지가 보인다굉음을 내고 저 멀리 서울 부산으로 가던 그리움을 실은 비둘기호 열차 저 웅장한 송리원철교 위에서 멈춰섰다억새의 흐느끼는 소리가 더 애처로운 것은 마지막 겨울이기 때문이다자! 이제 떠나야 한다 고향에 내린 하얀 눈을 밟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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