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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 제작 & 1998 개봉 / 160분>
=== 프로덕션 노트 ===
감독 : 구로사와 아키라
출연 : 나카다이 타츠야 & 야마자키 츠토무 & 하와가라 켄이치 & 유이 코타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천하를 제패하기 위해 영주들이 펼치는 치열한 전투와 음모, 그리고 당대 최고 무사의 그림자 무사가 된 좀도둑의 이야기를 담은 서사 대작
화려한 색감의 스펙터클과 감동적인 드라마가 결집된 구로사와 아키라 영화의 정수
제33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제34회 영국 아카데미 감독상, 의상상 수상
제53회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미술상 노미네이트
해외판 제작에 조지 루카스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공동 참여
1980년 당시 일본 영화 사상 최대의 제작비 600만 달러 투입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가 전세계에 배급한 첫 번째 일본 영화
서기 1573년. 가히 지방의 영주 다케다 신겐(나카다이 다스야)은 교토로 상경하여 대장군이 되려는 야심으로 군대를 동원하여 서쪽으로 진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오다 노부나가를 쳐야만 했다. 그러나 도쿠가와와 오다 연합군과의 격전을 앞두고 신겐은 적군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죽음 직전에 신겐은 자신의 죽음을 3년간 적에게 노출시키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다.
이에 동생인 노부카도는 신겐이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그와 똑같이 생긴 좀도둑을 신겐의 '카게무샤(그림자 무사)'로 내세운다. 카게무샤는 군사들을 격려하고 신겐의 손자도 사랑하며 점점 영주의 모습을 갖춰가는데…
=== 제작 노트 ===
1998년 타계한 일본 영화의 거목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대표작. 80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일본 안에서 제작비를 구하지 못하자 그를 흠모하던 영화 후배 조지 루커스, 프랜시스 코폴라, 스티븐 스필버그가 '보증'을 서 20세기 폭스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전국시대 말기 영주 다케다 신겐이 죽음을 앞두고 그와 외모가 닮은 무식한 범죄자를 가게무샤(그림자 무사)로 세운다. 개인의 정체성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스펙터클 넘치는 영상과 배합했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80년 칸영화제 대상 수상작. 일본영화 수입개방 2호다. 16세기 말의 일본은 세명의 실력자, 다케다 신겐,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분할지배하고 있다. 그 중 최강의 군대를 거느리고 있었던 다카다 신겐과 그의 죽음 뒤 대역을 맡은 도둑의 이야기를 그린 시대극.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나카다이 다쓰야, 야마다키 쓰토무, 하기와라 겐이치 출연.
=== 작품 해설 ===
세계영화작품사전 :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카게무샤[影武者]
〈카게무샤〉는 1980년에 제작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시대극으로 16세기 중엽 지방 영주들이 천하를 놓고 다투던 일본의 혼란기 때 가장 강력했던 영주인 다케다 신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게무샤란 ‘그림자 무사’란 뜻으로 신겐이 사망하자 그를 똑같이 닮은 가게무샤가 신겐의 역할을 대신한다. 1980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침체기에 있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다시 재기하는 발판이 된 영화이다.
시놉시스
16세기 중앙정부의 힘이 약화되면서 일본은 분열되고 다케다 신겐과 오다 노부나가,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렇게 세개의 큰 세력들이 천하를 다툰다. 그들 중 가장 강력했던 신겐은 왕도인 교토를 정복하기 위해 서쪽으로 진격하고 이에야스와 노부나가는 동맹을 맺는다. 1573년 신겐은 이에야스의 노다성을 포위하게 된다. 20여일간의 대치 상태로 성은 함락을 앞두고 있었지만 매일 성에서 피리 소리가 들려온다. 궁금해진 신겐은 피리 소리를 들으러 갔다가 저격수의 총에 맞아 치명상을 입는다. 신겐은 결국 죽게 되며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말고 최소한 3년 동안 비밀로 하라는 유언을 남긴다.
신겐의 가게무샤(그림자 무사)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던 신겐의 동생 다케다 노부카도는 얼굴이 신겐과 거의 비슷한 가게무샤를 구하고 신하들과 상의해 그를 죽은 신겐 대신 앞세운다. 다 이겨놓은 상태에서 화친을 맺고 철군을 하는 다케다 군을 이상하게 여긴 이에야스와 노부나가는 첩자를 보내 신겐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지만 너무나 똑같은 가게무샤에 첩자들은 속아 넘어간다.
원래 좀도둑이었던 가게무샤는 물건을 훔쳐서 도망치려고 하다가 신겐의 시체를 발견하고 그가 죽은 것을 알게 된다. 죽은 사람을 대신할 수 없다며 떠나려는 가게무샤에게 노부카도와 신하들은 3년 뒤에 큰 상을 주겠다고 설득하지만 가게무샤는 떠난다. 다음날 신하들이 신겐의 시체를 수장시키는 것을 본 첩자들은 신겐이 죽었다고 확신하게 되고 그것을 본 가게무샤는 마음을 고쳐먹고 가게무샤의 역할을 받아들인다.
성으로 돌아온 가게무샤에게 손자인 다케마루는 할아버지가 아니라고 말하고 첩실들도 모습은 그대로지만 목소리가 변했다며 의문을 품지만 가게무샤는 병중이라며 그러한 위기 상황을 잘 넘긴다. 신겐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이에야스와 노부나가는 싸움을 일으키고 가게무샤는 흔들리지 않는 신겐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전투 이후 가게무샤는 신겐이 다시 살아난 것처럼 잘 적응해가고 안정되어간다.
작품 해설
1. 영화사적 의미와 제작 배경
〈카게무샤〉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26번째 작품이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1943년 데뷔작 〈스가타 산시로〉부터 1965년 〈붉은 수염〉까지 영화를 거의 매년 한편씩 찍어내는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1950년작 〈라쇼몽〉이 이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일본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되고 1960년대 중반까지 세계적인 거장으로서의 명성을 떨친다.
하지만 그에게도 침체기가 찾아온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다룬 〈도라! 도라! 도라!〉가 미국 이십세기 폭스사의 연출 의뢰를 받지만 중도에 무산된다. 후유증에 시달리던 구로사와는 고바야시 마사키, 이치가와 곤 등과 함께 독립 프로덕션을 만들고 도호 영화사와 함께 자신의 첫 컬러 작품인 〈도데스카덴〉(1970)을 만든다. 하지만 도쿄 빈민가 사람들의 일상을 다룬 이 영화는 흥행에 참패하고 절망에 빠진 구로사와는 자살까지 시도한다.
투자자들이 그에게서 멀어져가고 있을 때 구로사와는 소련 제작자의 제작 의뢰를 받고 시베리아 사냥꾼 데루스 우잘라의 이야기를 다룬 〈데루스 우잘라〉(1975)를 만든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았지만 유럽에서만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한다. 〈데루스 우잘라〉 이후 구로사와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각색한 작품을 기획하지만 엄청난 제작비 때문에 투자는 쉽게 성사되지 않는다(이 작품은 훗날 프랑스 제작자 세르주 실베르만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란〉(1985)으로 결실을 맺는다).
구로사와는 〈카게무샤〉의 시나리오를 들고 동분서주하지만 방대한 스케일과 막대한 제작비에 투자자들은 투자를 외면한다. 쉽게 제작될 수 없다고 판단한 구로사와는 영화화될 수 없다면 자신이 구상한 이미지라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200장이 넘는 스토리보드들을 그려나간다.
그는 시나리오와 그 그림들을 가지고 유럽과 미국으로 가서 투자자를 구한다. 구로사와를 존경하고 있던 조지 루카스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그가 곤경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듣고 주저없이 이십세기 폭스사와 주선해 투자를 이끌어낸다. 그들의 〈대부〉나 〈스타워즈〉의 구상에 구로사와가 많은 영향을 끼쳤었고 이십세기 폭스사의 투자도 〈카게무샤〉의 흥행을 예상해서라기보다는 〈스타워즈〉의 흥행으로 인한 루카스에 대한 보답의 의미가 강했다.
결국 당시 일본 영화사상 최고인 600만달러의 제작비가 투자되었고 첫 흥행에서 1천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림으로써 당시 최고의 히트를 기록한다. 그리고 제3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과 흥행 모두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카게무샤〉는 구로사와가 힘들었던 침체기에서 벗어나 재기에 성공하게 되는 신호탄 역할을 하는 영화이다. 또한 흑백영화를 고집했던 구로사와가 첫 컬러영화인 〈도데스카덴〉 이후 자신의 영화 형식과 영화 미학에 색이라는 또 하나의 요소를 부가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자신의 영화 형식으로 구현해낸 영화이다. 그때까지 축적된 구로사와의 영화 세계를 볼 수 있는 걸작이며 또한 화려하지만 단순하고 웅장하지만 엄격해지는 그의 영화 세계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2. 제작 과정
〈카게무샤〉의 시작은 구로사와가 〈리어왕〉 각색을 위해 16세기 말의 일본 역사에 관한 조사를 하고 있을 때 의문을 가졌던 나가시로 전투에서부터 시작된다(나가시로 전투는 영화에서 마지막에 등장하는 대규모 전투 신이다). 그 전투에서 노부나가와 이에야스 가문에 비해 다케다 가문이 전멸하게 된 것에 의문을 가지게 된 구로사와는 다케다 신겐이 자신의 대역 무사인 가게무샤를 많이 사용한 것에 착안, 그 가게무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의문에 다가가고자 했다.
그런 다음 가게무샤를 하찮은 도둑으로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나가시로 전투에서 병사들이 전멸한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다케다 신겐의 캐릭터를 구축한다. 그리고 많은 설이 있는 그의 죽음에 대해 건강할 때 저격병에 의해 갑자기 죽는 설정을 하게 된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나가시로 전투 장면은 실제 역사의 기록과 비슷하게 묘사된다. 주인공 역으로는 원래 맹인 검객 자토이치의 연기로 잘 알려진 가쓰 신타로가 낙점되었지만 그는 자신이 나오는 신을 직접 찍겠다는 의욕을 보이는 등 결국 구로사와와의 갈등 끝에 중도 탈락한다.
3. 영화의 주제와 주요 장면
가게무샤란 ‘그림자 무사’란 뜻으로 고위급 무사가 암살을 피하고자 자신과 닮은 사람을 자신처럼 꾸며 앞에 내세우는 무사를 말한다. 16세기 중엽 일본은 중앙정부의 힘이 약화되면서 지방의 영주들이 천하를 얻기 위해 힘을 다투던 혼란기였다. 나가시로 전투를 승리로 이끈 노부나가가 결국 전국을 통일하지만 곧 암살당해 죽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권력을 잡는다.
하지만 임진왜란을 일으킨 그가 병으로 죽자 노부나가와 연합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정권을 이어받게 된다. 영화는 나가시로 전투 이후 멸망한 다케다 가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가게무샤는 당시 암살을 피하기 위해 자주 쓰였고 구로사와 아키라는 그 가게무샤의 모티브를 끌고 와 역사적 사실 속에 허구적 상상을 덧붙인다.
다케다 신겐과 그의 동생인 다케다 노부카도 그리고 신겐의 가게무샤가 앉아 있는 유명한 첫 장면은 6분가량의 롱 테이크로 원신 원숏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신 원숏은 하나의 신을 하나의 숏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중앙의 신겐을 중심으로 왼쪽엔 노부카도, 그리고 오른편 앞쪽엔 가게무샤가 앉아 있다. 나카다이 다쓰야가 1인2역을 하고 합성기법으로 특수촬영된 이 장면은 앞으로 전개될 서사를 함축하고 주제를 암시하는 중요한 장면이다.
안정감 있는 삼각구도로 배치된 인물들과 화면 구도는 연극 무대를 떠올리게 한다. 중앙 상단의 다케다 가문의 문양 아래에 있는 세 인물들은 똑같은 옷을 입고 있고 롱숏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누가 누군지 얼굴 구분이 잘 가지 않고 같은 사람처럼 보인다. 그리고 신겐 왼쪽으로 신겐의 그림자가 유난히도 크고 뚜렷하게 보인다. 진짜와 가짜, 실체와 허상, 그리고 이러한 연극성은 앞으로 이어질 가짜인 가게무샤가 신겐의 연극을 하는 서사와 맞물리며 우리 삶의 연극성을 보여준다.
〈카게무샤〉는 전쟁을 다루고 있지만 전투 신이 난무하는 일반적인 전쟁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영화에서 전투 장면는 있지만 스펙터클한 전투 신은 관객이 직접 볼 수 없다. 영화 중반부에서 벌어지는 야간 전투 신에서 우리는 비명과 함성, 전령들의 보고, 아우성으로 전투의 진행 상황을 이해할 수 있지만 카메라는 신겐의 역할을 하는 가게무샤에게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 그 전투 장면을 볼 수 없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나가시로 전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노부나가와 이에야스의 연합군이 총을 쏘는 장면과 다케다군의 기마 부대가 진격하는 장면들만 볼 수 있을 뿐 치열하게 서로 죽이고 싸우는 장면들은 볼 수 없다. 우리는 가쓰요리를 비롯한 장수들이 자신들의 부하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장면들을 통해 다케다군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그 뒤 카메라는 전투가 끝난 다음 죽어가는 말들과 병사들을 보여준다.
구로사와는 이러한 직접적인 전투 장면 대신 구도적으로 적절하게 잘 짜여져 있는 화면 구성과 깃발, 의상 등등 색채와 여러 시각적인 이미지들을 강조한다. 〈카게무샤〉에서의 색채는 화려하면서도 야단스럽지 않은 뛰어난 색감을 보여준다. 결국 구로사와는 전투 장면이 중심이 되는 전쟁영화보다는 인물과 그 캐릭터의 변화 과정이 중심이 되는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타자가 되어가는 한 인물의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인터뷰에서 “나의 모든 영화에는 공통된 테마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하나의 의문이다. 왜 사람들은 서로 보다 더 행복해질 수 없는가 하는 의문, 그들은 인간이기에 그렇다”라고 말한다. 구로사와는 인간의 존재 의미와 그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져왔다. 많이 알려진 〈라쇼몽〉만 봐도 겉으로 보이는 허상과 실체는 다를 수 있고 선과 악의 단순한 논리로는 인간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카게무샤〉 또한 무엇이 실체이고 허상이며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묻는다. 그러한 질문을 통해 인간의 조건과 그 본질에 대한 성찰을 영화는 보여준다.
주요 등장인물
다케다 신겐(나카다이 다쓰야) : 50대 초반이지만 지도자로서의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영주. 꾸밈없고 솔직하고 움직이지 않는 산과 같은 위엄으로 신하들을 다스리지만 아버지를 추방하고 장남을 죽이는 비정함도 갖고 있다. 또한 죽어서라도 아들을 지켜주려는 따뜻한 인간의 정도 가지고 있다. 다른 어떤 영주들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천하 통일에 한발 앞서가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는다. 앞날을 바라보는 식견으로 죽어서도 자신의 가문을 3년 동안 지켜낸다.
가게무샤(나카다이 다쓰야) : 좀도둑으로 형벌을 받기 전 노부카도에 의해 목숨을 건지고 신겐의 가게무샤 역할을 맡는다. 좀도둑이지만 신겐에게 나라를 훔친 자라며 누가 더 큰 도둑인지 물을 정도로 배짱이 두둑하다. 반면에 신겐의 가게무샤 역할을 하다가 도둑의 본능을 어쩌지 못하고 물건을 훔쳐 달아날 생각도 한다. 목을 치겠다는 협박과 큰 상금을 주겠다는 제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찾아 가게무샤를 버리고 떠나지만 신겐을 돕고 싶다는 진심을 깨닫고 가게무샤의 역할을 자처해 다시 맡는다. 탁월한 임기응변으로 여러 고비들을 극복해나가며 훌륭하게 가게무샤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오만으로 신겐의 말을 타게 되고 결국 진실이 밝혀진 뒤 쓸쓸히 쫓겨난다. 잠깐의 대리 역할이었지만 신겐의 손자 다케마루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과 쌓인 정을 잊지 못하고 숨어서 그들을 지켜본다.
다케다 노부카도(야마자키 쓰토무) : 다케다 신겐의 동생이며 가게무샤를 처음 발견한다. 신겐이 죽자 권력의 중심부에 서며 가게무샤를 가르치고 훈련시킨다. 형인 신겐의 영향력을 파악하고 가쓰요리에게 권력이 넘어가면 어떻게 될지 예상한다. 형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으며 가문을 지키기 위해 형의 유언을 받든다.
다케다 가쓰요리(하기와라 겐이치) : 다케다 신겐의 아들. 많은 전투에서 공을 세웠지만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자신의 아들인 다케마루에게 후계자의 자리를 뺏긴 뒤 다케마루의 후견인으로 전락한다. 신겐의 참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아버지에 대한 불만과 콤플렉스에 휩싸여 살아간다. 결국 성급하게 전쟁을 일으키고 가문을 패망으로 이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유이 마사유키) : 젊은 신흥 영주. 다케다 신겐에게 패했지만 적장의 능력을 인정할 줄 아는 인물이다. 젊지만 물러날 때와 나가야 할 때를 알며 사리판단에 빠른 권력자.
오다 노부나가(류 다이스케) : 다케다 신겐,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함께 전국 통일을 꿈꾸는 권력자이지만 급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명장면 명대사
- 다케다 신겐 : 그러나 노부카도, 닮기는 했지만 형별을 받은 범죄자다. 어찌 이따위 악인이 내 가게무샤가 될 수 있겠는가?
- 가게무샤 : (웃으며) 전 단지 동전 몇푼 훔쳤을 뿐입니다. 좀도둑입니다. 그렇지만 나리는 수백명을 죽이고 한 나라를 강탈하십니다. 누가 나쁜 사람인가요? 말해봐요. 나리인가요? 저인가요?
영화의 첫 장면이다. 다케다 노부카도는 처형장에서 자신의 형이자 영주인 다케다 신겐과 닮은 좀도둑을 발견해 그를 데려오고 신겐의 가게무샤로 적당한지 신겐에게 물어보는 장면이다. 좀도둑은 좀도둑답지 않게 영주에게 누가 도둑이냐며 배포 있게 물어본다. 신겐은 그의 배포를 마음에 들어 하고 그를 자신의 가게무샤로 삼는다. 좀도둑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인간의 조건과 그 본질에 대해서 질문한다. 이 장면은 앞으로 전개될 서사를 함축하고 영화 전체의 주제를 암시해주는 중요한 장면이다.
관련정보
수상
• 1980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 1981년 영국 아카데미 데이비드 린상, 의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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