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40년 까지 살아 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러나 그 때까지 살아 있을 사람들은 신경을 많이 써야 할 만한 내용이다. 몇해 전 호주 공영방송인 ABC에서 출연한 사람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45년 전에 인터뷰한 10분 짜리 영상을 다시 소개했다. 그 내용은 당시 컴퓨터가 예측한 2040년엔는 문명이 붕괴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방송의 내용은 호주에서 만든 것이 아니고 미국의 MIT가 호주의 초대형 컴퓨터로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MIT는 1973년 지속 가능한 지구 모델을 제시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월드원‘(World One)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한 곳은 전세계 정치 지도자와 학자, 유엔 관리들이 참여해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1968년에 만든 로마클럽이었다.
이들은 1972년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개발과 성장 위주의 정책이 몰고 올 지구 환경 재앙을 경고했다.
이것은 당시의 세계적인 오염 수준, 인구 증가 추세, 그리고 자연 자원 이용량과 전반적인 삶의 질 추세를 종합한 결론이었다. 컴퓨터는 삶의 질이 악화하고 자연자원이 감소하는 첫 번째 이정표가 세워지는 해로 2020년을 꼽았다. 그때부터 대규모 사망 사태가 벌어지는 등 삶의 질이 극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2024년 여름 전세계 북반구를 휩쓴 장기간의 가뭄과 폭염은 기후변화 폐해를 피부로 느끼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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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 방송에서 당시 로마클럽 의장 알렉산더 킹(Alexander King)은 숨막히는 결론을 내린다.
45년 전에 앞으로 국가 대신 기업들이 모든 것을 관리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가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둘째 아들이 Greenpeace 서울 사무소 미디어 담당 PD 였었다. 그래서인지 다림질 하는 옷은 입지 않는 정도로 철저한 환경주의자이다. 한 번은 아들 부부에게 농담 삼아 “너희들은 태어나기만 하고 생산을 못했으니 인류에 죄를 지은 거야.”라고 했더니 아들이 “무슨 소리예요? 지금 인구 폭발로 지구가 고통 받고 있는데.”라고 응수 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낳지 않는 진짜 이유는 환경 때문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지구가 다음 세대까지 무사하리라고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평소에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증세가 조금 심하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금년 날씨를 보니 애들 말에 신뢰가 더 가게 되었다.
지구의 종말이 지구의 주인인 신 때문이 아니고 세입자인 인간 때문이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최후의 심판도 하나님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자초한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도 상식이 있다면 한 번 십자가 진 것도 힘들었는데 또 다시 예수 신세질 생각 말고 지구를 지키는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