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증권사 실적, 올해 '1조 클럽' 없을 듯…내년에도 '글쎄'
2020년 첫 '1조 클럽' 나온 뒤 2021년 5곳 확대 후 급감
3년 만에 '1조 클럽' 0곳 전망…2023년에도 0곳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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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올해 증권시장이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부진함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경신하는 곳이 3년 만에 없을 전망이다. 2023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1조원 클럽' 증권사가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모두 1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에셋증권이 전년 대비 34.1% 감소한 97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고, 이어 메리츠증권이 20% 줄어든 94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43.17% 줄어든 8644억원, 삼성증권은 46.87% 감소한 6954억원, NH투자증권이 516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09% 줄어들 전망이다.
2020년 증권사 최초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지난해 이들 증권사는 모두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지만, 3년 만에 '1조 클럽' 가입 증권사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에는 증시가 부진한 원인이 컸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에서 탈출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25일 기준 15조9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가량 줄어들었다.
증시 부진과 금리 인상에 따른 역머니무브 등으로 위탁수수료 수입이 급격히 줄었고, 투자은행(IB) 부문 부진,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실적은 악화됐다.
이런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은 조직 개편, 희망퇴직, 자회사 매각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평사에서도 증권업 산업과 신용등급에 대해 '비우호적,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증권사들의 내년 영업이익도 1조원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가 9949억원, 미래에셋증권 9373억원, 메리츠증권 7770억원, 삼성증권 7488억원, NH투자증권 7099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2023년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환경에서 올해 대비 금융권 내 신용위험이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시장위험과 유동성 위험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금융시장 및 유동성 환경에 보다 민감한 증권업황 역시 추가 악화보다는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락세를 보인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 바닥을 찍은 뒤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뉴스1이 국내 주요 1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11명(68.75%)은 내년 코스피가 '상저하고'(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은 형태)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에는 경기 경착륙, 침체 가시화로 인한 변동성 확대와 통화정책 완화로 인한 분위기 반전시도를 전개할 것"이라며 "하반기 통화정책 완화와 경기회복 가시화로 상승세 전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1] 2022.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