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척자(開拓者)★
[노숙 56~60]
56
하바로프스크는 1649년에 엘로페이 하바로프라는 탐험가가 이곳을 찾아냈고 곧 극동의 중심지가 된 후에 1858년에 하바로프스크로 명명되었다. 그리고는 개방 이후에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어서 매년 모습이 달라지는 도시인 것이다.
김명천이 하바로프스크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4시반경이었다. 초행이었고 혼자서 떠난 길이었지만 불안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첫 업무를 외국에서 시작하게 되었다는 설레임이 있을 뿐이다. 짐은 지사로 보내는 화물편에 따로 보냈으므로 트렁크 하나만을 끌고 대합실로 나온 김명천의 앞을 동양인 하나가 가로막았다.
"김명천씨 맞습니까?"
"그렇습니다만."
긴장한 김명천이 3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사내를 보았다. 지사에서 마중을 나온다고 하지는 않은 것이다. 레닌 거리에 위치한 일성전자 사무실은 찾기 쉬웠으므로 택시를 타면 그만이다. 김명천의 시선을 받은 사내가 얼굴을 펴고 웃었다. 호인풍의 인상이었다.
"난 빅토르 박입니다. 하바로프스크 지사 직원이지요. 마중을 나왔습니다."
"아, 고맙습니다."
사내는 지사에서 채용한 고려인이다. 러시아의 극동 지역에는 동포들이 흩어져 살고 있었는데 고려인이라고 불린다. 중국 땅의 동포들이 조선족으로 불리우는 것과 같다.
"먼저 숙소로 가시지요."
김명천의 트렁크를 같이 끌면서 빅토르가 말했다.
"숙소에다 짐을 풀고 기다리면 직원들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회사로 가면 퇴근시간이 다 될 겁니다."
맞는 말이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조금 걱정이 되었던터라 김명천이 머리를 끄덕였다.
"박선생 덕분에 수월하게 시내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내 일이 이런겁니다."
빅토르가 다시 흰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통역이나 관광안내, 마중이나 배웅 나가는 일들을 주로 하지요."
건물 앞에 김명천을 세워놓은 빅토르는 곧 한국산 중형 승용차를 몰고 왔는데 차체에는 일성전자의 마크가 선명했다.
3월의 하바로프스크 기후는 아직 한겨울이었다. 눈발이 조금씩 흩날리는 도로에 들어섰을 때 빅토르가 힐끗 옆에 앉은 김명천을 보았다.
"신입사원 이시지요?"
"예, 그렇습니다."
"하바로프스크 지사에 신입사원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그런가요?"
쓴웃음을 지은 김명천이 물었다.
"박선생은 언제부터 지사에 근무 하셨지요?"
"4년 되었습니다."
정색한 빅토르가 앞쪽을 본채 말했다.
"하지만 그 전에도 모두 경력사원으로 차 있었지요."
"직원이 모두 몇명입니까?"
"지사장이하 14명입니다. 그중 현지채용 고려인은 저까지 두명이구요."
지사장 고영호는 부장 직급으로 전에는 모스크바 지사의 팀장으로 근무하다가 영전된 인물이다. 김명천이 발령을 받고나서 알아본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알 수가 없었다. 그때 힐끗 김명천에게 시선을 주었던 빅토르가 말을 이었다.
"어쨌던 러시아 입국을 축하합니다. 김선생, 이곳에서 좋은 성과를 이룩하시기 바랍니다."
의례적인 말이었지만 가슴이 울렸으므로 김명천은 심호흡을 했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57
지사원 숙소는 더나모공원 근처의 아파트식 저택이었는데 빅토르 박과 함께 김명천이 들어섰을 때 이미 수명이 퇴근하고 돌아와 있었다.
"어, 신입이군. 웰컴 투 마이 홈."
하면서 노랫가사를 흥얼거리며 맞은 사내는 정시환대리였다. 자신을 소개한 정시환이 오병수와 박만종, 이성일을 차례로 인사 시켰다.
"당신까지 이집 식구는 다섯이 되었어. 마침 오늘은 다 모인 셈이구만."
정시환이 현관쪽 방을 턱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방을 쓰라구. 마지막 남은 방이야."
"대충 정리하고 나와. 6시반에 저녁 식사 시간이야."
오병수가 무뚝뚝하게 말하더니 빅토르의 어깨를 툭 쳤다.
"빅토르, 저녁 먹고 가."
"그래야겠군. 고마워."
코트를 벗으면서 빅토르가 사례했다. 문간방으로 들어선 김명천은 만족했다. 마치 원룸 하우스같은 구조였던 것이다. 10평도 넘어 보이는 방 안쪽에는 침대가 놓여졌고 주방과 화장실까지 구비되었다. 문만 닫으면 독립 공간이 될 수가 있도록 꾸며져 있는 것이다.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나서 옷을 갈아입은 김명천이 밖으로 나왔을 때 응접실 옆쪽 주방에는 이미 다섯명이 둘러앉아 있었다.
"라냐, 새로운 문간방의 미스터 김이요."
정시환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여자에게 김명천을 영어로 소개했다.
"이분이 숙소의 주방장이며 관리인이지. 하지만 식사는 저녁만 얻어먹을 수 있으니까 나머지는 알아서 때워야 해."
김명천에게는 그렇게 말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라냐."
김명천이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자, 라냐가 빙긋 웃었다. 허리가 40인치는 될 것 같은 비대한 체격이었지만 얼굴은 미인형인 러시아계 여인이었다.
"반갑습니다. 미스터 김."
"라냐는 스무살난 딸이 있어."
정시환이 은근한 표정을 만들어 보이면서 한국어로 말했다.
"기가막힌 미인이지. 대학생이야. 그래서 지금 오병수와 이성일이 노리고 있어."
"이런 젠장."
라냐를 도와 그릇을 챙기고 있던 이성일이 투덜거렸다. 오병수와 이성일은 정시환과 같이 대리였고 박만종은 입사 3년차였다. 그리고 모두 미혼이다.
"어이, 김명천씨, 앞으로 당신은 나하고 같은 팀이 될거야."
식탁에 둘려 앉았을 때 정시환이 말했다.
"하바로프스크 입성을 축하하네."
"동감이야."
오병수 등도 제각기 한마디씩 했으므로 김명천은 머리를 숙였다. 정시환이 나서서 챙겨준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곳은 전장이야."
닭고기 스프를 떠먹으면서 정시환이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
"러시아 동북부 시장을 장악하려고 세계 일류 메이커는 모두 모였지. 그래서 매일 시체가 본국으로 후송되고 있어."
나머지 셋은 이쪽에다 시선도 주지 않고 먹는 시늉을 하고 있었지만 모두 정색한 얼굴들이었다.
어느덧 긴장한 김명천을 향해 정시환의 말이 이어졌다.
"시체란 곧 경쟁에서 패하고 본국으로 송환되는 상사원들을 말하지. 비록 몸은 살아있지만 정신은 시체나 같은 패배자."
얼굴을 일그러뜨린 정시환이 김명천을 응시했다.
"그 전장의 최선봉에 우리가 있다네. 내일 자세한 이야기는 윗놈들 한테서 듣겠지만 당신은 그 전장에 내던져진 것이라구."
식당 안은 조용했고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58
다음날 아침 김명천은 숙소의 일행과 함께 지사 사무실로 출근했다. 지사장 고영호와 간부급 사원들은 각각 아파트를 얻어 따로 생활하고 있었다. 김명천의 신고를 받은 고영호가 표정 없는 얼굴로 머리를 끄덕였다.
"동토에 온 것을 환영하네, 하지만 앞으로는 추위 따위는 잊을걸세."
고영호가 강한 시선으로 김명천을 보았다.
"우리는 엄선해서 자네를 선발한 거야. 정신 똑바로 차리도록."
"알겠습니다. 지사장님."
"자네는 최경태 차장의 팀이야. 어제 숙소에서 정대리는 만나 보았지?"
"예, 지사장님."
그때 지사장실로 들어선 사내가 김명천의 옆에 섰다. 몸에서 짙은 향수 냄새가 맡아졌는데 김명천과 시선이 마주치자 희미하게 머리만 끄덕여 보였다.
"이 친구입니까?"
김명천을 응시한 채 사내가 물었다. 마치 물건을 비교하는 것 같은 시선이다.
"그래."
그리고는 고영호가 김명천에게 말했다.
"미스터 김, 최차장이다."
"말씀 끝나셨으면 데리고 나갈까요?"
최경태가 묻자 고영호는 턱으로 문 쪽을 가리켰다. 여전히 얼굴에는 표정이 없다.
"끝났어."
최경태를 따라 밖으로 나온 김명천은 먼저 지사원들에게 하나씩 인사를 해야만 했다. 지사에는 팀장이 세명 있었는데 나머지 2개팀의 팀장은 직급이 과장이었다. 최경태가 서열상으로는 지사의 2인자였지만 요즘은 서열만 주장했다가는 큰코 다친다. 실적이 뛰어난 과장 팀장이 부장을 휘하에 두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경태의 기세를 보니 명실상부한 2인자 같았다.
"이쪽은 미스 민, 민경아씨야. 우리 팀이지."
맨 나중에 여직원을 인사시켜 주면서 최경태가 말했다. 갸름한 얼굴형에 윤곽이 뚜렷한 미인이었는데 김명천을 향해 가볍게 눈인사만 하더니 다시 시선이 모니터로 옮겨졌다.
"그리고 이쪽은 서진옥씨. 현지 채용사원이다."
"잘 부탁합니다."
김명천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을 때 서진옥이 그렇게 답례했다.
"자아, 그럼 이제 팀 회의를 할까."
번갯불에 콩 구워먹은 것처럼 후다닥 소개를 마친 최경태가 정시환에게 말했다.
"서둘러."
그로부터 1분도 되지 않아서 회의실에는 A팀원 4명이 모두 모였다. 물론 신입인 김명천까지 포함한 4명이다. 최경태는 30대 후반쯤으로 마른 체격에 피부가 희었다. 짙은 눈썹에 콧날이 반듯한 미남형의 용모였다. 최경태의 시선이 정시환과 민경아, 김명천의 순서로 훑어가더니 입이 열렸다.
"미하일과 내일 오후 8시에 접선한다. 접선 장소는 전망대 옆의 아무르강 아랫쪽이야."
최경태가 정시환을 보았다.
"진행 과정에 대한 자료를 넘겨받는 일이지만 주의하도록."
"알겠습니다."
"신입 김명천이를 데려가 교육을 시키는 것이 좋겠다."
"예, 그렇게 하지요."
그때 최경태가 김명천에게 물었다.
"자네 이력서가 흥미롭더구만. 공사장 잡부에 대리운전사 경력까지 있더군."
눈만 껌벅이는 김명천을 향해 최경태가 처음으로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거기에다 운동신경과 적응력도 뛰어나고. 그런데 이곳이 뭐하는 곳인지 아나?"
59
김명천이 눈만 크게 떴을때 최경태가 불쑥 물었다.
"일성전자 하바로프스크 지사의 작년 실적이 얼마였지?"
"6000만불 정도였습니다."
본사의 자료에 나와 있는 것이다. 지사발령을 받고 지사 내역을 알아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최경태가 머리를 끄덕였는데 입가에는 다시 웃음기가 떠올라 있다.
"그렇지, 일성전자의 76개 해외 지사중 C급 수준이지. 그렇지 않나?"
"예? 그것은."
그러면서 우물거렸지만 맞는 말이다. ABC의 3개 등급으로 나눈다면 C등급이 틀림없을 것이었다. 인원 14명에 6000만불 실적이면 하급 지사인 것이다. 그때 최경태가 말을 이었다.
"하바로프스크 지사는 아시아와 일본을 포함한 지역의 정보부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기업에 관한 모든 정보, 기술을 취급하고 직접 기조실장의 지시를 받는다. 알겠나?"
놀란 김명천의 시선을 받은 최경태가 턱으로 팀원들을 가리켰다.
"모두 영업직이 아니야, 정보팀이다."
"차츰 알게 되겠지요."
그때 정시환이 거들었다.
"정보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곧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만 더."
최경태의 시선이 다시 김명천에게 옮겨졌다.
"정대리한테서도 주의를 받겠지만 업무에 대해서는 일절 발설하지 말 것. 우리는 회사의 정보를 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된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끈기와 용기, 그리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요구되는 직책이야. 자네는 수천명 중에서 선발되었다는 긍지를 가져도 될 것이다."
머리를 숙였던 김명천이 시선을 들었을 때 원탁의 최경태 옆쪽에 앉아있는 민경아가 희미하게 웃는 것을 보았다. 눈끝이 조금 굽혀져 있어서 자세히 보아야만 알 수 있는 웃음이었다.
"자, 그럼."
회의를 끝낸 최경태가 민경아와 함께 방을 나갔으므로 회의실에는 정시환과 김명천 둘이 남았다.
"놀랬지?"
의자에 등을 붙인 정시환이 웃음띤 얼굴로 김명천을 보았다. 어제 숙소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꽤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도 정시환은 전혀 업무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것은 숙소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김명천은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어젯밤 그가 실적이나 바이어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물었을 때 아무도 명확하게 대답해 주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팀의 업무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니까 기억하고 있도록 해."
"알았습니다."
"업무를 상의할 사람은 팀장하고 나, 그리고 민경아씨 셋이야."
그렇군요."
"내일 만날 미하일은 러시아 우주개발 연구소의 엔지니어인데."
목소리를 낮춘 정시환이 말을 이었다.
"우리들은 음성인식장치에 대한 자료를 빼내려고 하지. 물론 비밀리에 말이야."
"그렇다면."
"미하일은 아직 매수되지 않았어. 지금 가치 없는 정보를 흘리면서 가격을 높이려는 공작을 하려는 것 같다."
그리고는 정시환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것도 거래지. 대단히 위험한 거래야."
60
영업에서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엇보다 크다고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김명천이다.
그러나 자신이 입사하자마자 회사의 정보부서에 배속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것도 지사 형태로 위장된 비밀 정보부서인 것이다. 그날 저녁, 퇴근 무렵이 되었을 때 정시환이 김명천의 책상 앞으로 다가와 섰다.
"오늘 저녁에 술한잔 하지. 물론 우리 둘이 말이야."
정시환이 힐끗 최경태의 책상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팀장은 내일부터 출장이야."
만 하룻 동안 사무실 근무를 했을 뿐이었지만 김명천은 이곳의 다른 점을 역력하게 느끼고 있었다. 첫째로 거래선과의 통신이 거의 없는 대신 팀별 회의가 수시로 열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직원들의 외출이 잦아서 사무실에는 서너명만 남아 있었다. 그날 저녁, 아무르 강이 창밖으로 보이는 식당에서 김명천과 정시환은 해산물 요리와 함께 보드카를 마셨다.
"팀장과 지사장은 모두 정보 전문가야."
술잔을 든 정시환이 말했다.
"미국 기관에서 각각 1년씩 교육을 받았고 나도 진급을 하면 그 과정을 이수해야 돼."
"그렇습니까?"
"난 군에서 정보부대에 있다가 예편했어. 예비역 중위였지."
"전 해병대 병장 출신입니다."
"알아."
한모금에 보드카를 삼킨 정시환이 붉어진 얼굴로 김명천을 보았다.
"태권도 4단에 유도 초단, 고등학교 때에는 복싱 미들급으로 전국체전에도 나갔더구만."
"태권도하고 복싱 양쪽에 출전했지요."
김명천이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장학금을 받아야 했거든요."
"만일 그것이 우리 부서로 배치된 가장 큰 이유라면 실망할텐가?"
"어쨌던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더욱이 그곳이 일성전자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지요."
"그런가?"
"그렇게 절실했습니다."
정색한 김명천이 정시환을 보았다.
"직장을 얻기 위해서라면 용병이라도 나갈 작정이었으니까요."
그러자 정시환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식당 안은 혼잡했는데 모두 러시아인이었다. 이쪽에 신경을 쓰는 사람도 없었지만 정시환은 주의 깊게 주위를 관찰했다.
"밖에 나오면 항상 미행을 당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고 신경을 쓰지."
정시환이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우리는 말하자면 산업스파이 역할이야. 따라서 상대가 경쟁국 국가기관이 될 수도 있어."
"그렇겠군요."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네."
"당연한일 아닙니까? 각오하고 있겠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배짱이 있군."
이번에는 정시환이 얼굴을 펴고 밝은 얼굴이 되어 웃었다.
"자네 이력서와 면접보고서를 읽고 팀장이 그렇게 예상하더군."
그러더니 정시환이 눈을 가늘게 뜨고 김명천을 보았다.
"우리 팀원은 우리가 뽑는다네. 따라서 자네는 수천대 일의 경쟁을 뚫고 지사장까지 포함한 우리 4명이 선발한 셈이야. 그것이 우리 정보부의 특징이지."
"영광입니다."
"다른 팀도 그렇지만 우리 팀도 각각 팀원의 기능이 있어. 자네의 역할도 있는 거야."
정시환의 목소리가 차분해졌다.
"자네는 행동대 역할이야."<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