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기도. 250104 교회 안의 도둑들
요세비
교회도 하나의 사회성이 있어 이런 저런 불미스러운 악들이 존재한다. 그래서는 안 되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황당할 때가 많다.
죽도 성당에 다닐 때인데 그 때가 80년대 말쯤 이었다. 성당에서 핸드백이 도난 되는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도난 당한 핸드백과 성가 책, 기도서 들이 다른 성당에서 발견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성당에서 가방이 또 도난 당하고, 그 성당의 것이 다른 3의 성당에서 발견되었다. 이 현상이 주기적으로 발생하자 패턴은 인지한 형사들이 잠복하여 도둑을 잡았다. 잡아놓고 보니 고등학생이었다. 할머니 밑에서 자랐고 어려서부터 성당에 다니던 주일학교 학생이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빌고, 각서 쓰고, 용서 받고 풀려났다. 몇 년이 흐른 후 봉헌주머니를 통째로 도둑 당했다. 성당에서 미사 후에 봉헌바구니의 헌금을 자루에 넣어 사무실로 가져갔는데 어떤 청년이 슬쩍 챙겨서는 줄행랑을 친 것이었다. 황당한 일이었다. 주변 성당에 조심하라고 사발통문을 돌리고 얼마 후 범인이 잡혔다. 가방을 훔쳐가던 그 학생이 범인이었다. 청년이 되어 있었다.
90년대 중반, 새로 지어 분가한 성당에서 금전적으로 낌새가 이상한 현상이 감지되었다. 사목위원들이 사무장을 의심했고, 결국 횡령이 발견되었다. 적게 할 때는 발견이 어렵다가 간이 커져서 자꾸 금액이 커지고 꼬리가 길면 들키게 된다. 이 역시 쉬쉬했고 용서했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으나 십년 후 같은 범죄로 쫓겨났다.
그리고 또 십년이 지났다. 주임 신부님이 돈을 너무 밝히는 눈치가 보였다. 참 어려운 일이다. 합법적인지, 합리적인지 헌금인지, 기부인지, 선물인지, 뇌물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항목들이 보였다. 불필요한 행사와 공사와 사업,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결국 내부적 외부적 시선이 많으니 발각되었으나 심증만 있고 물증이 확인되지 않았다. 소문만 나쁘게 나고 결국 조기에 가셨다.
도둑이란 어떤 존재일까? 법을 어긴 것일까? 윤리 도덕적인 것일까? 양심을 어긴 것일까?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물리적 이득을 취한 것이라고 말하면 맞는 말일까? 의무도 이행하지 않으면 도둑이 될까?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도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헌금을 내지 않으면 도둑일까? 자발적인 액수를 정해놓고 그에 미치지 못하면 도둑일까? 약속을 지키지 않은 죄만 있을까?
내 주머니만 우선인 사람을 도둑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가난한 사람을 돕지 않은 것도 죄가 될까?
죄의 개념이 도둑의 개념이 평준화 되어있지 않다. 세속의 법은 모든 이에게 같은 무게로 적용되지만 하느님의 법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