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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한 눈빛으로 서로에게 장창을 꼬나들던 시절이 있었다. 측면에서는 무법자였기에, 서로에게 절대로 질수 없었다. 90년대, 그들은 빨랐다. 따라잡는 수비수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법. 어느덧 두 명의 ‘날쌘돌이’는 불혹을 앞둔 나이가 됐다. 그리고 2008년. 두 동갑내기는 K3리그라는 고리로 잠실벌에서 재회했다. 서정원(38)과 정재권(38). 정재권은 서울유나이티드의 선수로서, 서정원은 관중으로서였다. “경기장에 와보니 너무 뛰고 싶다”는 서정원에게, 정재권은 “우리 반반씩 뛰자”며 농을 건넸다.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둘의 너털웃음에서도 여유가 느껴졌다. 서정원, “스타플레이어 은퇴 후 K3리그 참여하는 분위기 조성되야” 이날 서정원은 시축자로 경기에 참여했다. ‘전설의 날쌘돌이’의 등장에 관중석은 술렁였다. 일반관중과 같이 경기를 관람한 서정원은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이었다. “경기수준 높죠?”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K3리그라고 해서 좀 얕봤던 게 사실이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경기력이 너무 높습니다. 특히, 서포터의 응원은 대단하네요. 웬만한 K리그 팀들보다 더 나은 것 같습니다.” |
서정원은 한국축구에 대해 많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K3리그의 출범을 누구보다 반기는 이유도 그래서다. 진정한 풀뿌리 축구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는 유럽에 있을 당시 K3리그에 대해 신문기고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유럽의 축구환경이 부러웠고, 한국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럽에는 동네클럽에서 청소년대표가 나오기도 하거든요.” 그는 유난히 지역클럽을 강조했다. 유럽에서의 경험이 그에게 끼친 영향은 지대한 듯했다. “K3리그를 이렇게 실제로 보니 기분이 너무 좋네요. 앞으로 K4, K5리그까지 생겼으면 합니다.” 서정원의 생각은 K3리그의 존재 뿐 아니라, 그것의 존속과 발전까지 닿아있었다. “유럽에서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은퇴 후 자신의 지역클럽으로 가서 축구를 계속합니다. K3리그도 보면 왕년의 스타들이 많잖아요. 그러면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게 되고요.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거죠. 스타플레이어가 은퇴 후 K3리그 같은 하부리그에서 뛰는 문화가 조성됐으면 합니다.” |
정재권, “온전히 축구가 너무 좋아서 뛰고 있다” 경기 후 만나본 정재권은 숨이 찬 듯 했다. “너무 오랜만에 뛰어서 그런지 힘드네요. 앞으로 차차 좋아질 겁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골도 기록했다. 팀의 3-1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기록한 것. 예의 스피드는 여전했다. 오른쪽 터치라인은 여전히 정재권의 ‘나와바리’였다. 시즌 전, 정재권은 숱한 화제를 뿌리며 서울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한때 K리그 최고의 공격수가 K3리그에 참여한다는 소식은 충분히 핫이슈였다. 90년대, 그는 측면의 지배자였다. 97년에는 소속팀 부산의 리그 3관왕을 이끌었다. A매치도 14경기나 뛰었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사라졌다. 그는 “그동안 축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그는 K3리그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생각이었다. “직장생활이 자칫 단조로워 질 수 있는데, 이렇게 투잡을 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요.” 정재권은 “스타플레이어로서 K3리그에 참여하는 것이 늘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K3리그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까닭이다. “K3리그는 현재 퍼즐과도 같습니다. 하나하나 맞춰나가고 있는 중이죠. 아마 잘 맞춰질 겁니다. 노력해야죠.” 경기 후, 서정원과 정재권은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힘들어하는 정재권을 보며, 서정원은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정재권은 “나는 은퇴한지 7년이나 지났지만, 정원이는 1년 밖에 안됐다”며 “뛰게 된다면 매우 잘할 것”이라고 했다. 화기애애했다. 긴장의 짐을 풀고 축구로 다시 만난 두 고수는 여유가 넘쳤다. 둘의 만남은 분명 볼거리였다. 그 때, 둘 뒤로 서울유나이티드의 서포터들은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서정원, 우리 팀에 들어와서 같이 뛰어요.” 서정원은 손을 흔들었다. 짐짓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는 선수들의 발과 그라운드를 번갈아 응시하고 있었다. K3리그 컬럼니스트 김정남 |
출처 : 대한축구협회
첫댓글 쎄오가 K3참여하면 그팀 관중수는 어느정도 보장될탠데.핰핰
쎄오~~~ oh ~~my hero~~영원하라~~수원의 푸른별~~
'수원의 레전드' 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
정원이형도 나와서 한 겜 뛰시져 ^^;
이제 시작단계니까 앞으로 이런풍토가 조성될거같네요
이런 기사 읽으면 참으로 두근댄단 말야~(^-^)음~
'나와바리'?.....음....
음.. 스타플레이어의 하부리그 복귀는 좋은거 같아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