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불교철학 중간고사 대체 과제
철학과 2021201042 이유정
웹툰 앵무살수의 캐릭터에 드러난 인도불교철학적 영향
고려 국경 근처의 중국의 변방지역. 강호에는 선근경과 천음경 두 경전을 손에 넣는 자는 불사한다는 말이 구전되고 있었다. 변방의 모 고대일족의 우두머리인 백동사왕은 일족의 유전병을 치료하고 일족의 부흥을 위하여 두 경전을 손에 넣고자 한다. 강호에는 다양한 문파들이 있어 나름의 자경단 역할을 하고있었지만, 오랜 세월 평화에 칼끝이 무뎌져 서로 이권싸움을 하고있을 따름이었다. 이야기는 선근경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장백수의 딸 장미려가 백동사왕이 보낸 암살자 양요화에게 쫓긴 끝에 장강의 귀신이라 불리는 살수 ‘노소하’에게 고려까지의 경호를 의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편, 한때 문파에 몸을 담았으나 이제는 깊은 산속에서 유유자적하는 학통에게 오랜 벗이자 병을 앓고있는 노승인 석운이 찾아온다. 학통에게는 수발을 드는 아이 ‘무명’이 있었는데, 석운은 그를 수상히 여겨 지켜본다. 어느날 탕약을 들고 방에 들어오는 무명을 석운은 추궁한다. 석운이 근거로 삼은 세 가지는 첫째, 아이답지 않은 공허한 눈빛과 둘째, 무명이 살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른다는 점 셋째, 학통과 바둑을 둘 때 무명이 훈수해준 수가 고대의 귀수였던 점이었다. 석운의 추궁에 무명은 돌변한태도로 말한다. ‘내겐 이름이 없다. 다만 시대가 나를 달리 불렀을뿐.’ 무명은 자신의 말을 증명하듯 얼굴과 모습을 바꾸는 무공을 쓰며 여러 시대를 살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석운은 그 모습을 보며 ‘불사인(不死人)’이 눈 앞에 있음을 짐작한다.
작중에서 불사인 무명은 ‘천개의 이름을 가진 자’라고도 불리는데, 무명의 이름이 한자로 언급된 적이 없다는 것은 무명이라는 이름이 함축하고 있을 의미를 숨기려는 작가의 의도로 보인다. 출신을 알 수 없으니 그저 학통이 무명(無名)이라고 불렀을 것이라 짐작하는 것도, 귀신과도 같이 목숨이 없는자이니 무명(無命)으로 해석되는 것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약 불교에서 말하는 12연기(욕망이 인과적으로 일어나는 관계를 설명, 이를통해 걱정, 한탄, 근심, 괴로움, 번뇌가 일어나게 된다)의 첫 번째 단계인 무명(無明)으로 연결짓는다면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
내가 무명이 인도불교철학과 연관이 있는 인물임을 떠올린 두번째 단서는 무명이라는 이름 외에도 무명의 외관에서 살펴지는 특징 때문이다. 그의 이마에는 부처의 백호와 비슷하게 보이는 점이 있다. 백호는 부처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털로, 그 광명이 무량세계를 비춘다고 전해진다. 또한 무명의 모습은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무명은 욕망에 대한 집착이 시작되는 원인이자,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무명의 현재 모습이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그려진 것 역시 이를 비유하는 듯 하다.
무명이 불사인인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석운에게 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천하가 사분오열 되었을 땐 거대한 검은 말을 타고 전장을 누비며 수천의 무사를 베었고 한때는 흠모하는 이를 섬기며 나라의 백년대계를 논하고 술잔을 기울였다. 그리고 이제는 세상의 가장 높은 곳에서 너희들을 다스릴 왕이다.’ 무수히 많은 삶을 살아온 불사인의 이야기는 마치 윤회하는 삶을 멀리서 조망하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전혀 다른 얼굴과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비슷한 바를 욕망하면서 끊임없이 윤회하는 것이다. 불사인이 이루고자 하는 바는 천하를 다스리는 왕이 되는 것이지만 모종의 이유로(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불교에서 사성제는 네 가지의 거룩한 가르침으로서 고성제(苦聖諦), 집성제(集聖諦), 멸성제(滅聖諦), 도성제(道聖諦)의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고성제란 인생은 괴로움의 바다라는 진리다. 집성제란 괴로움의 원인은 욕망의 집착이라는 진리다. 멸성제란 욕망의 집착을 끊어야 괴로움의 바다를 벗어날 수 있다는 진리다. 도성제란 괴로움에서 해탈하기 위해서는 여덟 가지 바른 길을 닦아야 한다는 진리다. [네이버지식백과] 무명의 상태는 위와같은 사성제를 깨닫지 못한 상태를 가리키므로 불사인이 끝없이 욕망하여 윤회의 굴레에 갇혀있다는 것을 이름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불사인이 200여년전 자신을 막아섰던 제자와 다시 치룬 전투에서 제자가 스승의 눈에는 일반적인 욕망이나 집착이 아닌 그저 공허함만이 보임을 지적하자, 불사인은 이렇게 답한다; ‘ 세상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이 불타 잿더미가 되고 그 잿더미마저 다시 불타 그 아무것도 남지 않은 세상의 끝을 이 두 눈으로 우두커니 관조하는 것이다.’ 아직은 그 생각의 시작이 어디인지 끝이 어디인지 밝혀진 바가 없으나 이 대사를 통해 불사인은 세상을 파멸시키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것이 불타 잿더미가 된다는 언급이 가진 종말적 이미지를 떠올려보았을때 한편으로 무명이 미륵신앙과도 연관되어진 인물이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다. 예로 118화에서 무명을 두고 괴족의 인물들은 ‘미륵보살’이라고 부르며 절을 한다. 비록 무명 스스로가 자신더러 미륵이라고 칭한 적은 없지만 군중이 말하는대로 두는 것으로 보아 이미 흔히 그렇게 불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수도 있다. 자신이 스스로 미륵불이라고 주장하고 싶어하는, 그러나 본디 무명이란 아직 밝지 못한 상태이므로 무명이 무명이 맞다면 그의 전복 계획은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또한 119화에서 무명이 소수 정예의 병력으로 관군을 물리치며 ‘그가 이룬 천하보다 더 큰 천하를 이루어낼 것이다!’라고 독백하는 장면을 보았을때 완전히 불사인 무명이 욕망,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이 아닐수도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창 전개되고 있는 컨텐츠를 보며 이러저러한 분석을 해 보았다.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에서 이 글의 추측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가름할 단서들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무명’이라는 캐릭터의 외관과 그의 대사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대사, 위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가 쓰는 술법의 이름과 동작을 통해 추측해보았을때 불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닐까 짐작하게 한다.
첫댓글 본래 백호는 눈썹과 눈썹 사이의 이마 부분에서 광채가 나는 것을 말한답니다. 컨텐츠는 어떻게라도 변형할 수 있기 때문에 꼭 거기에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도교적인 듯해요. 물론 중국불교라면 도교와의 밀접한 교류를 통해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인도불교적 영향이라고 하면 다소 느슨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