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친환경 전환 고도기
대체연료 엔진 수요 급증
K엔진 르네상스의 두 번쨰 우너동력은 친환경 전환 지연이다.
해운업계는 국제 해사기구(IMO) 탄소 배출 규제 강화에 맞춰 선박 연료를 바꾸고 있다.
하지만, 탄소배출 없는 '전기 선박' 대중화는 아직 요원하다고 산업계는 입을 모은다.
특히, 대형 상선은 장거리 운항에 필요한 에너지 밀도가 높아 현재 배터리 기술만으로는 경제성을 맞추기 어렵다.
충전 인프라와 운항 거리, 화물 적재 효율까지 감안하면 당장 배터리만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LNG선,
발크선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게 산업계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과도기를 타고 LNG.메탄올.암모니아 등 대채연료 기반 엔진이 현실적인 탈탄소 해법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이런 흐름은 한국 조선 생태계 전반에 기회로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한국 조선사는 LNG선.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에서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친환경 엔진.연료공급장치.추진 시스템까지 결합하면 선박 한 척당 부가가치가 더 커진다.
과거 엔진이 조선업 하위 기자재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선박 규제 대응 능력과 중고선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장치로 위상이 변화했다는 평가다.
3. 지정학.안보 위기
엔진의 전력자산화
K엔진 르네상스의 세 번째 원동력은 지정학.안보 위기다.
AI 전력난과 친환경 전호나 지연이 엔진의 산업 가치에 숨을 불어넣었다면, 지정학 위기는 엔진의 안보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은 무기체계 안정적 조달과 핵심 부품 자립을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엔진은 단순한 기계 부품이 아니라 전투기.전차.무인기.함정의 성능과 수출 가능성을 좌우하는 전략자산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특히, 무기체계에서 엔진을 해외에 의존하면 성능 개량, 정비, 수풀 승인, 부품 조달에서 협상력이 열위에 놓인다.
전차와 항공기처럼 기동성이 핵심인 플랫폼은 엔진 기술 내재화 여부에 따라 산업 희비가 갈린다는 분석이다.
전방 산업 변화를 노려 한국 기업도 발 빠르게 엔진 기술을 방산.우주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K2 전차용 국산 디젤 엔진 기술을 확보해 폴란드 수출형 전차에 적용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부와 함께 국산 전투기와 무인기에 탑재할 첨단 항공 엔진 개발을 서두른다.
우주 경쟁에서도 엔진은 핵심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확인된 액체로켓 엔진 기술은 향후 민간 우주 산업의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엔진 사업 다각화 속도
선박 넘어 우주.엔진까지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도 엔진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는다.
응용 수요처 확대로 기존 선박은 물론 전력과 AI, 방산까지 외연 확장을 노린다.
발전용 엔진 시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엔진이 주목받는다.
가스터빈은 초내열 합금과 정밀 주조 기술이 결합된 고난도 설비다.
두산에어빌리티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약 1조1000억원을 투입해 2019년 국내 최초로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했다.
2023년에는 상업 운전 실적까지 확보했다.
두산 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기술력을 발판 삼아 AI 전력 인프라로 다각화를 노린다.
AI 데이터센터는 짧은 기간에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지만 송전망과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가스터빈은 발주부터 발전소 준공까지 약 3년 안팎으로 비교적 짧고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하는 기동성도 갖췄다.
특히, 글로벌 전력 인프라 병목 탓에 GE 등 기존 강자 생산라인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덕분에 해외 성과도 눈에 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0월 미국 빅테크 기업과 2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첫 해외 수출 성과를 ㅇ로렸다.
이후 추가 3기 계약에 이어 올 3월 7기 공급 계약까지 따내 미국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30년까지 가스터빈 누적 45기, 2038년까자 누적 105기 수주를 목표로 제시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2030년 45기 기준 연간 약 4100억원,
2038년 105기 기준 연간 약 1조원의 서비스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는 부중단 고출력 전략이 필수인 만큼 국산 가스터빈은
SMR(소형모듈원전)과 연계한 하이브리드 전력망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용 엔진 시장에서는 HD현대그룹의 확장 전략이 두드러진다.
핵심은 전설기계용 엔진을 데이터센터 비상발전, 방산, 수소 엔진으로 넓히는 것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K2 전차용 1500마력급 디젤 엔진을 독자 개발. 양산하는 국내 유일 제조사다.
지난 1월 현대로템과 폴란드향 K2 전차용 엔진 116대 공급 계약을 맺었고, 튀르키예 차기 전차용 엔진도 양산한다.
방산 엔진은 일반 산업용 엔지보다 인증과 유지보수 문턱이 높지만, 한번 공급망에 진입하면 장기 계약과
후속 정비 수요가 따라붙어 알짜 사업으로 평가된다.
HD현대건설기계 는 포르투갈 발전기 제조사 그루펠과 발전기용 G2 엔진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증가에 맞춰 DX37, DX77, DX51등 초대형 비상발전용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도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사 에이페리온에너지그룹(Aperion Energy Group)과 684MW 규모
'힘센(HiMSEN)엔진' 기반 발전 설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산박용으로 축적한 중속 엔진 기술이 육상 발전 시장으로 이동한 사례다.
친환경 전환 지연도 선박 엔진 기업에 기회다.
가령, 한화엔진의 올 1분기 DF엔진 신규 수주액은 9323억원으로 전체 선박 엔진 수주액의 80%에 달했다.
DF 엔진은 중유.디젤 같은 기존 선박 연료와 LNG.메탄올.암모니아 등 대체연료를 함께 쓸 수 있는 '이중연료 엔진(Dual Ful Engine)'이다.
선주 입장에서는 연료 규제에 대응하면서, 특정 친환경 연료 인프라가 주류가 되기전까지 운항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LNG.메틴올 기반 DF 엔진은 선박용 엔진 시장의 중요한 성장 동력인 만큼
한화엔진의 경쟁력을 당분간 유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진입 장벽이 높은 영역은 항공.우주.방산 엔진이다.
전투기나 전차의 엔진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부와 함께 앞으로 국산 전투기와 무인기에 탑재할 첨단 항공 엔진을 개발 중이다.
47년 동안 1만대 이상 항공 엔진을 생산했고, 독자 기술로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항공 엔진만 11종에 달한다.
무인기용 1400마력 터보사프트 엔진과 5500파운드 터보팬 엔진도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 중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우주.방산 엔진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전략 산업'이라며
'글로벌 기업과 기술 격차를 줄이려면 정부의 장기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준희, 조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