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러시아 월드컵 첫 상대인 스웨덴, 이탈리아를 꺾고 올라온 팀이기에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F조에서 가장 해볼만한 팀이 바로 이 팀이 아닌가 싶다. 조직적인 수비가 강점이지만, 스웨덴의 공격력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유럽 예선에서 퍼부었던 골들은 대다수 전력이 많이 떨어지는 팀들에 한한 골들이었으며 월드컵 이전 친선경기들에서 그들은 공격에 있어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니까, 잘만하면 무승부이상의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팀이라는 말이다.
스웨덴의 공격 전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기본적인 포메이션인 4-4-2에서 파생되는 두 가지 공격 전술은 모두 측면 미드필더 활용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라이프치히의 포슈베리를 중심으로 두르마스, 클라쏜 같은 선수들이 그 역할을 맡는다. 보다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중앙 미드필더에 비해 스웨덴의 측면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는 항상 움직이며 상대를 교란한다. 때문에 스웨덴의 공격 대형은 4-2-2-2 형태를 띈다. 중앙 미드필더들이 뒤로 무른 상태에서 시작을 하고 측면 미드필더들과 스트라이커는 전방 혹은 중원 쪽의 교란을 위해 이런 대형을 유지하는 경우가 잦다.
우선 스웨덴은 4-2-2-2 대형으로 인한 빈 공간을 공략한다. 스트라이커와 중앙 미드필더 간의 간격이 큰 팀이기에 이 공간을 어떻게든 메워야하는데 그 임무는 보통 앞서 언급했듯 측면 미드필더들이 소화하곤 한다. 즉, 스웨덴의 측면 미드필더들은 스타트 지점만 측면이지 거의 프리롤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움직임에 있어 자유로움을 갖추고 있다. 특히 팀 내 에이스인 포슈베리의 경우는 더더욱. 측면 미드필더들이 이따금씩 중앙으로 이동하면 측면 공간이 활짝 열리게 되는데 이 공간은 이제 중앙 미드필더 혹은 풀백이 채운다. 스웨덴에서 전방 자원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수동적인 움직임을 갖는다. 측면 미드필더나 스트라이커가 먼저 움직여서 공간이 나지 않는한,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자 임무다.
만약 중앙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 사이의 공간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을 경우. 즉, 측면 미드필더가 중앙으로 파고들지 못하는 상황일 경우에 스웨덴은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을 통해 측면 미드필더에게 공간을 내어준다. 베리, 토이보넨, 구이데티 중 한 명이 한 발 먼저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측면으로의 볼 전개를 시작하고, 생겨난 공간에 측면 미드필더들이 침투하며 공격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중앙 미드필더는 전진하여 좀 더 공격에 무게를 실어주며, 움직이지 않은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으로 인해 측면 미드필더는 침투패스, 사이드 리턴패스, 중앙 미드필더에게 백패스 라는 많은 선택지를 얻는다. 이 상황에서 스웨덴은 꽤나 빠른 선택을 통해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고자 한다. 아무래도 좁은 공간에 많은 선수가 배치되어있다보니 잘만 활용하면 좋은 찬스가 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스웨덴의 공격력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 앞서 말한 전술들이 행해지는 위치가 상대 문전과는 거리가 좀 먼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도 있고 개개인 선수들의 민첩함이나 센스등이 부족해 마무리 단계에서의 아쉬움이 남곤 한다. 상대팀이 지역수비를 추구하며 패스길만 잘 차단한다면 그들의 공격은 매우 무력해진다. 물론 사이드 작업을 통한 크로스 플레이는 그들의 신장과 피지컬이 받쳐주는 한 어느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 마저도 제대로 활용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비로 넘어가보자. 스웨덴의 진정한 무기는 수비다. 4-4-2 대형을 필두로 견고하게 짜여진 그들의 수비 전술은 독일이 아닌이상 F조의 팀들이 공략하기 꽤나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린델로프와 그란키비스트의 약점들을 보완하고자 앞 선의 4명은 한 명씩 번갈아가며 상대에게 압박을 가하며 이를 또 다른 미드필더 혹은 풀백들이 보좌해준다. 좁은 간격의 두 줄 수비를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며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높은 퀄리티의 전환 패스를 요구한다. 상대팀들은 중원의 자원을 활용해 한 번에 반대쪽으로 넘겨주는 패스를 구사해야 비로소 그들의 밸런스를 흐트러트릴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의 수비 전술이 복잡한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짜임새있는 대형과 조직력은 결코 무르지 않다. 제공권에서도 좋은 이점들을 갖추고 있기에 세트피스에서도 곧잘 방어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조별단계에서는 수비보단 공격쪽의 장점을 갖춘 팀들이 유리하다고 보기에 스웨덴의 16강 진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조금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은 언제나 둥글다. 멕시코와 한국은 과연 그들의 철벽수비를 뚫어낼 수 있을까.
첫댓글 크 정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