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세상이 달라지는 길로 향하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부모 요구사항 수용키로 사노위에 감사 꽃다발…“스님들 연대 덕분”
지난해 6월, 사노위 주도로 시작한 오체투지 회향서는 장애인 부모가 직접 ‘시범’ 선보여
땡볕 아래 일제히 몸 눕히며 울고 웃던 대중들 “모두가 보통의 삶 누릴 때까지 투쟁이어갈 것” 오체투지는 ‘세상이 달라지는 길’로 향했다. 조계종 사노위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6월27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마지막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보건복지부가 우리 요구사항을 수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오체투지는 ‘세상이 달라지는 길’로 향했다. 잇따른 발달장애인 일가족 사망 사건으로 ‘참사의 사슬’을 끊고자 전국적으로 전개한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오체투지가 서울을 끝으로 기나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6월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체투지를 회향하며 “보건복지부가 발달장애인 지원정책에 관한 우리 요구사항을 수용키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간 지속적으로 연대해준 스님들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안겼다. 지난해 6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스님, 이하 사노위)와 함께 오체투지에 나선 지 1년 만에 이룬 성과다. 당시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내 아이가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살아가게 해달라”고 울부짖으며 거리에 처음 몸을 던졌다. 마지막 오체투지에 앞서 발언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부모들. 웃고있는 부모들. 이들은 오체투지에 나선지 1년만에 성과를 이뤘다. 장애인부모연대는 보건복지부와 추후 면담 및 협의를 거쳐 요구사항을 진행할 예정이며, 서울시와는 이날 마지막 오체투지 후 삭감됐던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인건비 전액을 다시 살리기로 했다 마지막 오체투지는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진행됐다. 오체투지를 시작한 이래 가장 뜨거운 날이었다. 현장 분위기는 밝았다. 무더위 투쟁에 앞서 웃으며 서로를 격려했고, 가져온 간식을 나눠먹었다. 애착인형을 들고 함께 거리에 나온 자녀도 눈에 띠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박혜연(45세, 서울 강북구) 씨는 “오체투지가 오히려 쉬웠다”고 말했다. 박혜연 씨는 “아이를 걱정하며 매일 전쟁같은 날들을 보내다가, 함께하는 사람, 응원하는 사람이 가득한 이 현장에 많은 위로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무교라 처음엔 오체투지가 낯설어 많이 주저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체투지의 의미를 안다. 종교를 떠나 온몸을 다해 우리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늘도 역시 당장은 요구사항들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끝내는 이룰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화도 있었다. 행진 시작에 앞서, 스님이 아닌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무대에 올라 직접 오체투지 시범을 선보인 것이다. 오체투지 투쟁에 15차례 참석했다는 한 발달장애인 부모는 참석대중을 향해 “몸을 눕혔을 때 배부터 먼저 일으켜야 손목에 무리가 없으니 몸 조심하시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변화도 있었다. 행진 시작에 앞서, 스님이 아닌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무대에 올라 직접 오체투지 시범을 선보인 것이다. 1년 전, 오체투지 시범을 선보이고 행진 대열을 선두했던 스님들은 이날 대중들 속으로 들어갔다. 구호를 외치는 사노위 스님들. 오체투지에 앞서 열의를 다지는 참석대중들. 정치인들도 대거 참가해 연대 발언을 전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측에서도 참석,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는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발언은 30분 가량 이어졌다. 서로의 목소리에 웃고, 박수를 보내던 이들은 성명서를 낭독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들은 “오늘 오체투지는 반복되는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를 멈추게 해달라는 처절한 삶의 투쟁”이라며 “이 길이 마침표가 아니라 투쟁의 여정 속에 있음을 안다. 우리는 누구나 보통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완전한 통합사회를 기어이 이뤄내겠다”고 했다. 곧이어 오체투지가 시작됐다. 오체투지 이래 가장 뜨거운 날이었다. 곧이어 오체투지가 시작됐다. 1년 전, 오체투지 시범을 선보이고 행진 대열을 선두했던 스님들은 이날 대중들 속으로 들어갔다. 부위원장 혜문스님, 위원 원경스님, 한수스님, 덕인스님과 조희주 재가위원, 이준범 재가위원은 인파 속에서 구호를 외치며 아스팔트 바닥에 몸을 눕혔다. 시민들도 함께했다. 한현지(36세, 경기도 고양시) 씨는 수차례 오체투지에 참여했다. 그는 “발달장애인 문제와 관련해 개인의 책임으로만 맡겨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무언가를 함께한다는 것에 큰 중요성 느끼고 힘을 싣고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이은주(54세, 강서구) 씨는 아들과 함께 왔다. 이은주 씨는 “아들이 집회 오는 걸 좋아한다”라며 “다 함께 연대하고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를 느끼는 것 같다. 모두가 다치지 않고 원만히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들 김상현(23세, 강서구) 씨도 “핑키(애착인형 이름)도 함께 응원하겠다”라며 “다치지 마세요”라고 응원했다.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아버지와 아들. 땡볕 아래 오체투지 하는 사노위 스님들. 오체투지 이래 가장 뜨거웠던 날,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온몸으로 무너지고 마음으로 일어섰다. 몸짓은 처절했지만 웃고있었다. 웃다가도 울고, 울다가도 웃었다. 오체투지 도중 “우리 아들 잘한다”라며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부자도 있었다. 정부종합청사에서 서울시청까지 1시간 가량을 오체투지로 행진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도착지에 다다라 사노위 스님들에게 그간의 연대와 격려에 감사를 표하며 꽃다발을 안겼다. 사노위 부위원장 혜문스님은 “조계종 사노위는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있는 곳에 함께하겠다”라며 “모든 분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백선영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국장에 따르면 이들은 향후 보건복지부 측과 요구사항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서울시와는 삭감됐던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인건비 전액을 다시 살리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왔다. 큰 진전을 이뤘지만, 이들은 모든 이가 차별받지 않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 행진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시청에 다다라 사노위 스님들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안기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노위 부위원장 혜문스님은 “조계종 사노위는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있는 곳에 함께하겠다”라며 “모든 분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세상이 달라지는 길’로 향하고 있는 참석대중들. 한편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5월28 제주도를 시작으로 경남, 울산, 부산, 경북, 대구, 전남, 충북 등 전국 15개 광역시도를 순회하며 오체투지를 이어왔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건강생명권 보장 △발달장애인 사회적참사 진상조사위 구성 △발달장애인 행정전수조사 실시 △사회적 고립에 처한 발달장애인 가정 구출 △사각지대 없는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며 투쟁해왔다 |
첫댓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