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설날 여행 2020, 상록수 동행
밤의 풍경을 본다.
내 고향땅 경북 문경의 어느 마을을 지나치면서, 내 시선에 잡혀든 밤의 풍경이다.
저만치 멀리 가로등의 이어진 불빛도 그 풍경 속에 있었고, 불 켜진 가게 불빛도 그 풍경 속에 있었고, 아직 잠들지 않은 집에서 새어나온 불빛도 그 풍경 속에 있었다.
하얗고 노랗고 빨갛고 파란 색색의 불빛들이 높낮이 없이 평탄하게 줄을 잇고 있었다.
구슬 같은 사연들 하나하나를 꿰어서 엮어놓은 목걸이 같았다.
언뜻 ‘설날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내 고향땅 문경을 찾아서 곳곳을 찾아다녔던, 2박 3일 일정의 우리들 여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경새재 옛 과것길도 올라봤고, 영주 무섬마을도 들러봤고, 삼강나루터도 찾아보는 등, 웬만한 갈 곳은 다 가봤다.
읍내 온천암소갈비집에서 맛있는 갈빗살 고기도 먹어봤고, 읍내 시장순대국 집에서 순대국밥에 선지국밥도 먹어봤고, 문경새재 입구의 라오미 자연밥상집에서 힐링도 해봤고, 점촌 영신 숲 그 뚝방의 ‘자연산매운탕’집에서 메기매운탕도 먹어보는 등, 웬만한 먹을 것은 다 먹어봤다.
문경 고요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 여정 내내 우리 두 부부의 마음은 하나로 녹았다.
돈 아끼지 않았고, 마음 아끼지 않았다.
밥값 서로 내려고 다투고, 마른자리는 서로 밀어붙여 가 앉게 하고, 진자리는 서로 빼앗아 차지하려고 했다.
심지어는 읍내 문경중앙떡방앗간에서 참기름 한 병 사면서도 서로 그 기름 값 내겠다고 다투기까지 했다.
비난 이번 여정뿐만이 아니다.
지나온 30년 세월의 만남 내내 그랬었다.
늘 푸른 상록수 동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