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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밤 종현입니다.
대화하기 참 힘든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기들끼리만 아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
전혀 관심 없는 주제를 혼자 신나서 30분 넘게 떠드는 사람.
혹은 내가 무슨 얘기를 해도 기승전 자기 얘기로 끝내는 사람.
이런 사람들과 함께일 때면 우린 입을 꾹 다물게 되겠죠.
근데요, 입을 꾹 다물게 되는 사람 중에 정말 최악은 따로 있습니다.
내 말을 잘못 알아듣고 혼자 오해해서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그 말을 전할 때.
듣기만 해도 피곤하시죠?
적어도 푸른 밤에는요. 제가 대충 얘기해도 무슨 말인지 척척 알아듣는.
절대 제 진심을 오해하지 않는 분들만 오셨겠죠?
6월 9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수 없이 배운 것들 중에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무슨 일이든 기본 이상은 해야 성공한다.’
무슨 일이든 기본 이상을 한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되죠.
그게 말이 쉽지 어쩌면 제일 어려운 일 일 수도 있습니다.
결혼 정보 회사에서 제일 까다로운 손님은요.
모든 항목에 B+를 바라는 고객이라고 하잖아요.
결국 하나만 잘해도 되는 겁니다.
그것만으로 우리는 괜찮은 사람들인 거죠.
6월 10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비오는 날이면 왜 파전에 동동주가 땡길까요?
일단 첫 번째 댓글로 달린 의미없는 글. ‘아싸 1등!’
두 번째로 달린 감성 댓글 ‘지글지글한 소리가 빗소리랑 닮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그리고 세 번째로 진지 돋는 댓글 ‘우리 몸은 비가 오면 기운이 급속히 떨어져서 따뜻하게 몸을 해주고 싶어서, 음식을 찾게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마지막에 달린 이 댓글에서 우린 정답을 외칩니다.
‘술 마시고 싶은데 핑계가 필요했으니까. 파전은 덤이지.’
핑계가 필요한 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나를 열받게 하는 사람들이 그렇고요.
죽어라고 안 풀리는 오늘 하루가 그렇죠.
바라는 핑계거리가 가득했던 오늘, 여러분은 오늘 무얼 하면서 보내고 계신가요?
6월 11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만화가 이현세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살다 보면 꼭 한 번은 천재를 만나게 된다. 대다수 우리들은 이 천재와 경쟁하다가 상처투성이가 되는데,
절대 천재들과는 정면승부를 해서는 안 된다. 천재를 만나면 무조건 먼저 보내주는 게 상책이다.
어차피 산다는 건 장거리 승부이기 때문이다.”
‘운이 좋다.’라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천재들이 있죠.
지금 다들 한 명씩은 생각 나시죠?
만약 그 천재가 지구력까지 있다면 ‘이번 생에는 어쩔 수 없겠구나.’ 싶겠지만요.
대부분의 천재들은 게으르잖아요.
다른 거 빼고 지구력 하나 정도라면 우리도 해볼만하지 않을까요?
꾸준히 17년 정도 DJ 하는 게 목표인, 저는 종현이고요.
6월 12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혼자 다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안 되면 다른 사람한테 슬쩍 넘겨도 되는데 불안함 때문에 계속 붙들고 있는 사람들이요.
하지만 경험상 우리는 알죠. 그럴 경우 결과는 늘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는 걸요.
그래서 축구에서도 중요한 건 패스라고 하잖아요.
정말 능력있는 사람은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다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잘하는 부분은 내가 하고 내가 못하는 부분은 적절하게 패스할 줄 아는 거죠.
금요일 밤인데, 심지어 월드컵도 시작했죠?
그런데 혼자 다 해야 된다는 생각에 아지까지 붙들고 계신 건 아니겠죠?
6월 13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한 남자가 물었습니다.
왼쪽으로 갈까? 오른쪽으로 갈까?
이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왼쪽 혹은 오른쪽이라고 대답을 했는데요.
한참 후 그 남자는 조용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은 직진이 하고 싶었는데, 누군가 몇 명쯤은 그렇게 얘기해 주길 바랬는데.” 하고 말이죠.
아니, 직진이 하고 싶었으면 보기에 넣지. 하면서 툴툴거리신 분들 분명 계시겠죠?
근데 저는요. 그 상황이 이해가 갑니다.
사람들은요, 정말 묻고 싶은 건 묻지 못할 때가 더 많거든요.
그런 거 여러분은 뭐가 있으세요?
6월 14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어느 심리학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돈 버는 것에 재미를 느끼면 휴일에 일을 해도 그건 일이 아니라 놀이가 된다.
진정한 여가는 무언가로부터 자유가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이기 때문이다.”
어때요? 이 말에 공감되시나요?
오늘까지 쉬지도 못하고 일을 하신 분들이라면,
그 심리학자 이름이 뭐냐고, 어느 나라 인간이냐고 뭐 분노하실 것 같은데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좋죠.
하지만 저는요,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더 좋습니다.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던 오늘, 어떻게 보내셨나요?
6월 15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모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자가 자신한테 어울린다는 걸 아는 사람이고요.
선글라스를 즐겨 쓰는 사람은 선글라스가 내 얼굴을 돋보이게 한다는 걸, 아는 사람이죠.
물론 아주 가끔은 어울리지 않는 소품을 향해 짝사랑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개그맨 정형돈 씨는 이런 말로 힘을 줬었죠.
“패션은 자신감이다.”
모자가 안 어울려도 선글라스가 과해도 나는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그 뻔뻔함.
그 뻔뻔함이 우리한텐 필요합니다.
자신감이라는 건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솔직함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완벽하지 않은 한 주의 시작이었지만,
나름 괜찮았다고 뻔뻔하게. 자신감 있게 시작해 볼까요?
6월 16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솔로여서 좋은 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데이트로 돈이 나가지 않는다. 연인과의 다툼으로 감정 소비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주말에 편히 쉴 수 있다. 썸에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 뭐 이런 것들이겠죠?
그럼 이쯤에서 커플의 좋은 점도 하나 얘기해 볼까요?
커플의 좋은 점. 어쨌든, 솔로보단 낫다.
잠시만요, 눈물 좀 닦고요. 솔로의 장점이 아무리 많아도요.
커플의 장점 하나를 이길 수가 없어서 우리 모두는 커플을 갈망합니다.
근데요, 제 생각에는 그래요.
오늘의 솔로가 내일도 솔로일지는 모르는 일이고요, 그 커플들이 오늘 행복하다고 내일도 행복할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에요.
어쩌다보니 커플을 저주하게 된 저는 종현이고요.
6월 17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외모’라는 건 트럼프 카드와도 같죠.
물론 내 경우에는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좋은 패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좋은 패를 갖고도 게임에서 질 수 있죠.
나는 그 게임에서 성공하기 위해 그 만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할리우드 최고 미남 배우 브래드 피트가 한 말이라고 합니다.
참, 멋진 말이긴 한데요. 한편으론 울컥하네요.
외모 부분에서도 우리가 ‘원페어’를 들고 있다면,
브래드 피트는 아무리 낮게 쳐줘도 ‘로열 스트레이트 플래시’ 뭐 이정도 들고 있는 거잖아요?
절대 질 수가 없죠.
그렇게 생각하면 또 좌절 모드가 되지만요. 외모 분야에서는 그렇다는 거고요.
외모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우리도 원페어 이상은 들고 있지 않을까요?
6월 18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오늘은 책을 보는 유형에 따라 심리테스트를 해보겠습니다.
1번, 일단 책을 잘 안 본다.
2번, 잠들기 직전에 누워서 편하게 본다.
3번, 화장실처럼 편한 곳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본다.
4번, 베스트셀러는 꼭 소장해서 밑줄을 쳐가며 본다.
5번, 본 듯 안 본 듯 언제나 깨끗하게 책을 본다.
자, 몇 번이셨어요?
이제 결과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시간 관계상 인터넷에서 아무 심리테스트를 검색하셔서요,
질문과는 상관없이 번호에 따른 답만 보시면 됩니다.
원래 이런 건 누가 읽어도 다 맞게 비슷비슷하게 적어 놓거든요.
심리 테스트 자체가 재미로 하는 거지만요.
사람의 심리나 성격이 얼마나 다양한데 그걸 겨우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겠어요?
다양한 유형이 있으니까 힘들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그런거겠죠?
6월 19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분명히 내가 혼나야 할 상황인데, 상대편에서 잠잠하면 왠지 더 불안해지죠?
특히 ‘아, 지금이 화 낼 타이밍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타이밍을 그냥 넘겨버리면 그땐 겁까지 납니다.
그 상대가 엄마일 땐 더하고요. 여자친구거나 회사 선배일 땐 정말 상상도 하기 싫죠.
지금 누군가의 침묵 때문에 불안해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누군가한테 쏟아내고 싶은데 꾸욱 참고 계신가요?
만약 전자라면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생각에 괜히 건드리지 마시고요.
만약 후자라면 한 번쯤은 너그럽게 넘어가 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오늘만큼은 서로가 서로에게 너그러워 지길 바라면서
6월 20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만약 딱 한 번의 기회가 주어져서 과거로 타임슬립을 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언제로 가 보고 싶으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요. 이별의 순간이나, 치욕의 순간.
어쨌든 내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순간으로 돌아가려고 하죠.
아마 행복했던 때로 가려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업을걸요?
모든 일은 연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하나의 실수를 정정하면 지금과는 좀 달라질 수 있겠죠?
그런데요 전 이런 생각도 듭니다.
지금의 우리를 만든 건 그 크고 작은 실수들 때문인데,
그 시행착오를 다 없애버리면 정말 지금보다 나아질까요?
저는 그냥 ‘실수해도 괜찮다.’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6월 21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지금부터 체크리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첫째, 식사 때가 되도 딱히 먹고 싶지 않아서 굶었다.
둘째, 밤새서 놀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셋째, 핸드폰도 충전 안 하고 잠수를 탔다.
넷째, 정말 아무 것도 안 하고 잠만 잤다.
다섯째, MSG가 가득한 인스턴트음식을 폭풍 흡입했다.
이 중에서 여러분은 몇 개나 체크하셨어요?
과학적으로 검증은 안 된 거지만요. 만약에 세 개 이상 체크를 하셨다면 정말 제대로 주말을 보내신 겁니다.
매일을 그렇게 보낸다면 문제가 생기겠지만, 주말 이틀 정도면 그렇게 멋대로 살아도 괜찮거든요.
다들 그렇게 보내셨겠죠?
6월 22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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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푸른밤 3년동안 들으면서 참 행복했는데 이렇게 다시 글로 보니까 좋다
너무 좋다
어제도 이거 보고 잤는데 고마워 덕분에 평온해졌어
난 멋진 주말보내고 있는거네? 넌 어때?
디게 좋다 다정독했어
좋다 보고싶다
정말 타임슬립이 있다면 꼭 돌아가서 말해주고 싶다
너무 다정하고 포근하다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종현 보고싶다 ㅜㅜ
요즘 티비에 종현이란 이름이 뜨면 다른 아이돌의 종현이 나오는 거더라 ... 난 아직도 내 마음속 종현은 너인데 ... 내인생에 종현은 오직 너야 행복하지? 행복했으면 좋겠다
종현아 오늘도 고마워💙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글이 많다 진짜😌 약간 심장을 거품으로 마사지해주는 느낌이야.. 몽글몽글
그리고 글 쓴 게녀얌 6월 21일 글 중에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걸요?" < 요부분오타난것같아! 읽는데에 문제는 없지만 혹시나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