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연휴라서 엘도라도에 가서 짱뚱이를 구경하려 했는데 빈 방이 없어서 집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하여 즐거운 휴가 보내기의 일환으로 석탄일에 부처님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온 가족이 극장에서 영화를 두 편 보았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다 끝날 때까지 영화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엄마와 두 아이 뿐이네요.
제작에 참여한 한국인 이름찾기가 취미입니다.
음...'드래곤 길들이기'를 3D 아이맥스로 보면서 예고편과 광고도 겸하여 즐겼네요.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게 최고입니다 ^^
얼마나 놀아야 저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부러워하면서
즐거운 음악과 어여쁜 영상, 하늘을 휙휙 나는 스릴을 만끽하였어요.
바이킹 마을이 정말 그렇게 험한 절벽에 만들어졌나 구글을 검색해보니 아니네요 .
아바타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애 아빠가 바이킹은 왜 사라져버렸나 질문도 아이들에게 해주었구요.
'로빈후드'는 읽은지 거의 40년이나 되어 도대체 기억이 나지 않아
얼마만큼 픽션이 들어가 있는지 판단이 잘 되지는 않지만
팩션으로 보아도 왕들의 어리석은 정치, 십자군 전쟁, 13세기 영국의 생활상,
영국과 프랑스의 영토전쟁, 성직자와 귀족들의 탐욕, 귀족과 왕들의 갈등,
마그나 카르타의 등장배경 등이 나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대만족이었는데 '로빈후드'에 대한 미국언론의 평이나 인터넷 평점은 그리 좋지 못하네요.
리들리 스콧 감독의 팬이라서 '글래디에이터', '킹덤 오브 헤븐'을 몇 번씩이나 보았고
이번 영화도 대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에 와서 애들에게 물었습니다.
왜 엄마아빠가 너희들에게 영화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욕심이 없는 아빠에 대하여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둘째는 매사에 의욕적인 엄마에게
부담을 느끼면서 상당한 괴로움을 표합니다. 장래 자기가 무엇이 될 지 모르고 자신도 없어서요.
엄마 저에게 돈 쓰지 마세요. 엄마 노후 준비 하세요.
그래서 위로해 줍니다.
엄마아빠가 너희와 같이 하는 게 즐거워서 선물해 주는 거다.
같이 보는게 행복해서 그래. 최고의 것을 보여주고 싶어.
성적을 너무 걱정말고 현재 배우는 공부를 잘 소화해라.
취직 할 데는 많을 거야. 영화관 매표소 직원도 할 수 있고 착실하면 매니저도 될 수 있다 ^^
나중에 무엇이 될지 몰라도 두려워말고 지금 현재에 감사하며 즐기고 최대한 배우거라.
그러자 둘째가 빙긋이 웃으며, 맞아요 엄마.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에서도
그 여주인공이 보잘 것 없었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했잖아요, 하며 영화주인공으로부터
위로를 받더군요.
저 어렸을 땐 책의 주인공을 모델로 삼아 위로받았는데
비주얼시대의 우리 애들은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으로부터 격려받나 봅니다.
첫댓글 저희 아들과 신랑도 지금 드레곤을 보고 갔네요.... ㅎㅎ
<드래곤 길들이기> 너무 재밌게 봤고요, 저도 비슷한 생각에 좋은 영화 보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한 기분이었어요. <로빈 후드>는 초5 아들과 봐도 괜찮을까요?
초5 아드님이 흥미있게 볼 것입니다. 같이 보시면 화제가 생겨서 좋아요 ^^
저두 킹덤 오브 헤븐 몇번이나 보면서 너무 좋았어요! 영화취향 같은 분 만나면 반가워요!!!
저도 반갑습니다 ^^
킹덤오브헤븐에서 살라딘이 너무 맘에 들어서, 만화책 (래리 고닉-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세계사') 에서도 살라딘 편을 찾아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흐뭇해 했지요. 이슬람에 대해 아이들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