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힙합씬을 단숨에 휘어잡은 중국계 배틀 MC Jin 국내에도 이미 널리 알려진 중국계 미국인 래퍼 Jin은 최근 미국 흑인문화 전문 방송국
BET(Black Entertainment Television)에서 중계하는 106 & Parkway Freestyle Friday에서
프리스타일 배틀을 7주 연속으로 승리하여 명예의 전당에 오르면서 미국 힙합씬을 흥분의 도가니로 뒤흔들었다. 미국에서 이름을 떨친 첫 동양계
아티스트란 점 뿐 아니라, 그가 프리스타일 배틀에서 보여주었던 가사나 실력은 가히 놀라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동양 사람이란 점을 프리스타일의
주제로 삼아 공격하는 거구의 상대들에 맞서 전혀 꿀림이 없이 "I am the reason why your sister's eyes are
slanted[내가 네 여동생의 눈이 (동양사람의 눈처럼) 찟어져 있는 이유이다]" 같은 가사로 당당하게 받아쳐 이기는 모습은 보기에
통쾌하기까지 했다. 특히 마지막 명예의 전당에 오르면서 밝힌 Ruff Ryder와의 계약은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과 기대를 한껏 부풀게 만들었다.
중국계 미국인인 Jin의 본명은 Jin Au-Yeong으로서 올해 24살이다(매니져의 주장에 따라 20살이라고 발표하곤 한다).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랩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90년대 초반 LL Cool J나 Naughty By Nature 등이 큰 인기를 끌 때
힙합에 빠져들었다. Jin의 부모 April과 Joe는 홍콩에서 만나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음식점을 경영하며 Jin과 여동생 Avah를 키웠다.
미국 마이에미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North Miami 고등학교 시절 학교 공부와 부모의 식당일을 도우면서 랩가사를 쓰기에
바빴다. 랩가사를 읊조리다 손님들의 주문을 잊어버려 혼난일이 많았으며 또한 그의 부모는 당시 힙합과 관련된 안좋은 이미지들, 갱스터, 마약 등에
Jin이 연류될까봐 그가 힙합을 한다고 할 때 이를 반대했고, 더불어 그가 고등학교 시절 사귀던 흑인여자와의 교제도 반대했다고 한다.
14살 정도 될 때 그는 LL Cool J 등의 랩을 외워서 따라하는 것으로 시작해 곧 자기 스스로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도 인정하듯 실력이 형편없었다고 하지만, 점점 연습을 계속하면서 각종 open mic 세션이나 프리스타일 대회 등에 참여하여
우승하면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뉴욕의 Elmhurst, Queens로 이사온 그는 자신의 프리스타일과 싱글곡들을 시디에 담어 레코드점
앞에서 직접 팔기 시작했다. 뒷 얘기에 따르면 이때 Ruff Ryders의 공동대표 Joaquin Dean이 Jin을 처음 보았고 이때부터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에게 큰 기회는 2002년 1월 BET에서 주최하는 106 & Park Freestyle
Friday에 참여하기 위한 오디션에 참여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250여명의 참여자 중 동양계는 오직 자기 하나뿐이었다고 회상하는 그는
이것이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고 한다. 그는 프리스타일 실력을 인정받은 수명의 상대들과
대결하여 떳떳하게 한주 한주 우승을 거듭했으며 곧 그의 이름과 실력은 미국 전역에 알려지게 되었다. 특히 그는 동양인에 대한 우스개 소리나 이런
특징들을 비꼰 상대의 공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오히려 반격의 대상으로 삼았으며, 스스로 자신이 동양인인 것이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유일한
동양인으로서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자신은 실력으로만 승부하지 상대가 동양인에 대한 말을 먼저 꺼내지 않으면 절대 이를 랩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뉴욕에서 Ruff Ryders를 통해서 2003년 초 발매의 데뷔앨범 준비에 한창인 그는 앨범에 7-8곡 정도를 끝마치고 녹음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높은 목소리와 프리스타일 실력 때문에 Eminem에게도 자주 비교되는 그는 가사의 내용과 창조적 측면에서 Eminem에게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둘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엠씨라고 말한다. 그가 녹음한 "I Don't Know"란 곡의 가사에서 "I'm no Eminem,
I'm not wack either, only reason you compare me to him is because I'm not black
either[난 에미넴이 아니다, 난 실력이 없지도 않다, 네가 날 에미넴과 비교하는 이유는 나도 흑인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동안
프리스타일로는 엄청난 실력을 보여준 언더그라운드 출신의 아티스트가 실제 앨범을 내놓고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Canibus의 경우가 그랬고,
Mad Skillz도 그랬다. 그러나 이런 걱정에 대해 Jin은 걱정하지 않는다. 자신이 이미 작업한 곡들을 듣고 판단하라며, 새로 발매될
앨범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는다. 또한 그는 자신 뿐 아니라 중국인 한국인 베트남인 등 실력있는 동양계 래퍼들이 많이 있으며, 미국 힙합씬에
동양인으로서도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는 힙합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또한 항상 자신이 동양인임만을 내세우지는 않을
테지만, 동양인으로서 다른 동양인을 자랑스럽게 만들고 싶다고 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