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기억은
끔찍하리만치
아름답지요.
강원도,
언제나
님을 지켜주는
고향이었으면.. 합니다.
건물들 옥상이
자동차의 지붕들이
30센티는 됨직한
눈 상자를 이고 있어요.
눈 내린지
이틀이나 지났지만
응달에도
볕 난 양지에도
아직
눈 바닥이랍니다.
이젠 잘 다져져서
미끄러운 길,
조심 조심
다니는 발걸음이
재밌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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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의 고향은 언제나 강원도 입니다.
그곳을 추억할때 떠오르는 영상중엔
눈 온 날 엄마 동생과 함께 거닐었던
그리고 유년을 즐겁게 보내던 제게는 한없이 아름답던
기억들이 있네요.
사북은 온통 검다고들 하지만 제 기억속엔
하얀 도시랍니다.
눈을 빗질하다... 부럽습니다.
이 곳 분지엔 눈구경이 별똥별 만큼이나 보기 어렵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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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온 날 풍경>
간 밤
쏟아져 내린
하얀 눈들은
세상에 크림층을
두텁게 발라놓았다.
눈 온 날 아침은
빗자루로 시작한다.
들어 올 길, 걸을 길을
빗자루로 쓸다 보면
물 젖은 개
몸 털 듯
사방에 뿌려지는
하얀 눈가루.
뽀송뽀송 마른 땅에
살며시 쌓인 새 지층은
화석 하나도 품지 않고
누룽지 한 겹 눌지도 않고
차르르
흩어진다.
내 발자국 눌림이야
쓰레받기로 퍼내야지.
금방 닦아놓은 길
다시 눈발 내려앉아도
다져져 얼기 전에
폭폭 떠내야지.
땀 흘려가며
열 김 올리면서
내 집 앞,
큰길까지
마른 낯 드러 내놓고
한 줌 허리 펴
둘러보았더니
상자만큼 묵직한
눈 치우는 이웃들,
천막을 장대로
콕 찍어 올리면
와르르
떨어져 내리는
눈사태를 만난다.
가래로
푹 퍼담아
철썩 던지자
우둑우둑 눈 조각들로
한 쪽에 세워진 산.
싸리 빗자루야
눈 덮인 날 그만이지.
제 키 만한 비를 들고
노는 듯
장난치듯
길 내던 아이들이
치우던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든다.
넉넉하게 웃고있는
눈사람 아저씨 따라
종소리로 울려 퍼지는
아이들 투명한 웃음.
저런~
미끄러운 길도 좋아,
즐거운 연인들은.
동글게 말아 쥔 눈덩이
웃음 섞어 던지면
몸에 맞아 터지는 것
어디 눈뭉치 이리,
시리게 푸른 청춘의
눈 온 날
사랑폭탄.
2001.12.26. 시냇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