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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역시
아무리 찾아 봐도
우리 서민의 대명사(代名詞) 시인으로
정호승 시인만큼 편안하고 다정하게 쉬운 언어로 첫눈을 맞이하는 시인은 없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 호 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구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이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출처; 정호승 [수선화에게] 2015년 비채
첫댓글 이젠 늙었는지 첫눈이 와도 별 감흥이 없네요 ㅋㅋㅋㅋㅋ ㅋㅋㅋㅋ ㅋ
시감상 잘하고 갑니다
최근 통계를 보니
우리나라 인구의 53%가
1년에 책을 1권도 안 읽는 다고 하는데,
그 책의 기준이 무언지는 몰라도
시집(詩輯)에서야 두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마는,,,
우리 총무님은
이러케 굳이 댓글도 주시네요^@^
안밖으로 수고가 많으신거죠
온새총무님은
책임감과 일처리에는 출중한 분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