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3 사순제1주간 금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20ㄴ-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0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1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23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25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26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요즘 집없이 떠돌아다니는 식구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다. 우리 밥집 상담실 앞에 머무는 식구들도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머리 최씨, 술꾼 김씨, 공릉동 집사와 그의 친구. 상담실 앞 붕어빵집과 상설장터를 간이 실내공간으로 만들어 찬바람을 피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새벽 출근길에 그 추운 공간에 부스타 불을 피워놓고 자고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슬프다. 주변은 지린내가 진동한다. 이들이 굶어죽거나 얼어죽어도 세상은 별 관심도 없다. 몇년전에 눈보치는 날 속초해수욕장에서 술에 취해 얼어죽은 권투선수가 되려다 좌절해 노숙자가 된 우리 빕집 식구 강군이 생각난다. 소리 소문 없이 그는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8,5)
우리 아이를 보면,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은 참 신비롭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하느님의 본성인 거룩함과 존엄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산상수훈'(마태 5-7장)에서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이 예외없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소중한 자녀임을 보여주신다. 그리고 동시에 사람은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임을 보여주신다.
자기자신과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이 '하늘 나라'의 참된 행복을 누리며 사는 사람,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는 의로움'을 지닌 사람임을 보여주신다.
인간의 나약함과 어리석음과 불완전함 때문에 저지르는 '죄는 미워하지만,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사도행전이 보여주는 초대교회의 理想이고,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理想이다.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그리고 재산과 재물을 팔아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사도 2,44-47)
그러나 기득권자들인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과 유다인들의 지도자들은 반대하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의 '부익부 빈익빈', '유전무죄 무전유죄', '황금만능' 현상이 극성을 부린다. 영화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이 보여주는 가진자 못가진자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폭력적인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적자생존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인들, 우리 생태복지마을 식구들, 친구들은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을 선포한다. 본래의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을 선포한다.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함께 하는 고마운 친구들이 많아 참 행복하다. 오늘도 멀리 사는 한 고마운 고등학교 친구가 큰 정성을 보내주었다. 이 고마운 친구들과 함께 버림받은 식구들에게 편하고 따뜻하고 깨끗한 화장실과 씻을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