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일여’ 화두로 정진해 온
한국불교미술 대표할 선화가
병마와 동거하며 일생 정리한
책 펴내고 수좌노후 후원하는
전국 4대 도시 순회전 마련해
범주스님 선묵전ㆍ회고록 발간
선화가 범주스님이 오는 29일부터 9월3일까지 서울 조계사 나무갤러리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전국 4개 도시를 순회하는 ‘수좌복지 후원을 위한 선묵 회고전’을 연다. 사진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일 선묵화 ‘달마도’. |
‘선묵일여(禪墨一如)’를 화두로 50여 년을 정진해 온 선화가 범주스님이 수좌복지 후원을 위한 자비나눔 전국 순회전을 개최한다. 또 그 동안의 구도여정을 정리한 회고록을 발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상주 달마선원장 범주스님은 오는 29일부터 9월3일까지 서울 조계사 나무갤러리에서 수좌복지 후원을 위한 선묵 회고전을 연다. 또 울산 문화의 전당에서 9월10일부터 23일까지, 부산 시민공원갤러리에서 9월24일부터 3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10월1일부터 4일까지, 고양 동국대병원갤러리에서 11월9일부터 22일까지 전국 4개 도시를 돌며 잇달아 전시회를 연다.
지난 2013년 고희전에 이어 2년 만에 선화를 통해 사부대중과 소통하는 범주스님은 이번 전시회에서 지난 1년 동안 준비한 선화 30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회와 회고록 출간은 뜻 밖에 스님의 건강악화에서 비롯됐다. 스님은 2014년 갑자기 찾아온 병마와 사투를 벌이고 완치하는 과정을 겪으며 “지금까지의 인생을 정리해 보고 남은 인생을 뜻 깊게 마무리 해야겠다”는 원력을 세우게 됐다. 그 결과 최근 회고록 <나를 찾아 붓길을 따라서>(도서출판 운주사)가 발간됐다. 또 이를 계기로 수좌들의 복지를 후원하는 전시회도 기획하게 됐다.
범주스님은 “참선과 예술을 하나로 참다운 나로 살기위한 ‘선묵일여’는 내 구도 여정의 화두가 됐다”면서 “어느덧 고희를 넘는 몸이 되어 한생의 여정을 회향하는 의미에서 회고록을 쓰게 됐고, 더불어 선묵전시회를 열게 됐다”면서 “특히 이 전시회의 또 하나의 의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일념으로 참선 수행해온 수좌 스님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어 “나 역시 젊은 날 선방에서 용맹정진 하다 병이 들어 한동안 방황한 적이 있었다. 작은 힘이지만 동참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틈틈이 만든 선묵화를 모아 이번에 선보이게 됐다”면서 “뜻 있는 불자들의 동참으로 미래의 부처님들이 몸 걱정 없이 일념으로 정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회고록 <나를 찾아 붓길을 따라서>. |
이번 전시회에서는 범주스님의 대표 분야로 꼽히는 선화와 옻칠이 만나 완성한 ‘천년 선묵화’는 볼 수 없다. 옻칠은 ‘하늘이 내린 최상의 도료’로 천년 이상 보존이 가능한 재료지만 강한 독성을 지닌 탓에 현재 스님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불자들이 가정에서 부담 없이 감상하고 소장할 수 있는 선묵화를 만나 볼 수 있다. 스님은 “선화는 수행을 통한 밝은 기운으로 그린 그림으로 집에 걸리면 집안의 기운도 밝아질 수 있다”면서 “선화는 부적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진정한 힐링아트”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회고록 <나를 찾아 붓길을 따라서>는 범주스님이 홍익대 미술대학 재학 때까지의 출가 전 이야기부터 고희전을 열기까지의 과정을 3부로 나눠 담았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홍익대 지회를 창립할 당시와 인천 용화사 전강스님과의 인연, 다시 붓을 잡게 된 계기, 미국에서의 포교활동 등을 글과 사진, 그림을 통해 전하고 있다. 오는 29일 오후4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공연장에서 회고록 출판기념회도 갖는다.
범주스님은 1966년 출가해 전강스님 문하에서 수행했다. 이후 10여 년을 제방선원에서 정진한 스님은 1976년 첫 전시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 들어갔다. 그 동안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국내외에서 20여 차례 개인전을 열며 선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왔다. 특히 스님은 1m가 넘는 큰 붓을 들고 즉석에서 달마를 그려내는 ‘달마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2005년 부산 APEC정상회담 당시 범어사를 찾은 각국 정상 부인들에게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불교신문3129호/2015년8월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