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수행자 진오스님
진오스님은 달리는 수행자이십니다. 다른 출가자들은 참선에 염불에 장좌불와하시지만, 스님은 달리는 것으로 수행(?)을 삼으십니다. 달려도 그냥 달리는 것이 아니라, 꼭 서원(誓願)을 가지고 달리십니다. 때로는 집을 사기(?) 위해, 때로는 해우소(解憂所, 절간의 화장실)를 세우기 위해, 또 때로는 늙고 병든 어르신께 용돈을 드리기 위해 그렇게 달리고 또 달리십니다. 달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난하고 힘든 분들을 도와드리려면 절에서 목탁만 쳐서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찾아가야겠다고 결심했는데 달리지 않으면 저런 일을 할 수가 없다고. 저런 일을 하려면 돈이 드는데, 그냥은 돈이 안 생긴다고. 달리면 사람들이 알아보고, 또 끝까지 완주해야 돈이 들어오기에 도중에 힘들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울기도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이유는 힘들어서!
잠을 자지 않고 64시간을 달린 서울에서 강릉 가는 308km를 뛸 때도 그렇게 힘들어서 우셨다고 합니다. 그 달리기는 다문화 한 부모 가족의 어려움을 알아주기를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어찌나 졸립고 힘드셨는지 뺨을 때리며 달리고 눈물도 많이 흘리셨다고 합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혹시 스님이 달리지 않고 누구들(?)처럼 사진만 찍고 차를 타고 이동하고 짐짓 달린 것처럼 하지 않나 의심도 하십니다. 또 때로는 함께 하시는 분 중에 당신을 딱하게 보신 어느 분은 사람들이 안 보니까 잠시 차를 타고 질러 가시자고 유혹(?)하기도 하신다고 합니다. 하도 그런 분들이 적지 않은 세상이라 당연한 의심이고 유혹(?)이겠지요. 그러나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건 약속이라고. 그래서 그냥 길따라 가셨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종교인이 이래서 다르구나 하는 분들도 생기고 행여나 이상한 오해를 하면 그 분들이 너는 스님을 몰라서 그래, 모르니까 오해가 생긴다며 옹호해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스님은 당신의 달리기를 <백원의 기적>이라 부르십니다. 한 걸음이 십원이라며 그렇게 십원 백원 모아 의미있게 쓰는 것입니다.
스님은 군복무 중이던 25세 때,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하시게 됩니다. 한참 출가자로 희망이 부풀어 오를 때 겪은 사고. 낙담 속의 스님은 어느 날 같은 군병원에 입원한 다른 병사들을 보게 됩니다. 스님보다 더 큰 사고를 겪어 끔직한 모습이 된 그 분들을 보며 스님은 눈 하나 다친 건 오히려 다행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후 가난하고 어렵고 힘든 분들을 보면 당신의 마음이 움직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후 십여년 전 구미에서 우연히 외국 노동자를 처음 만난 계기로 이주 노동자들, 그리고 다문화 가족의 여성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오시고 있습니다.
스님은 오늘날 불교가 이웃들에게 멀어진 이유를 두 가지로 말씀하십니다. 하나는 소위 전문 수행 이외에는 등한 시 하는 풍토(이 부분은 기억이 희미함. 추후 다시 듣기로 확인하고 틀리면 수정하겠습니다), 둘은 절이 세간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교가 이웃들에 다가가지 못하고, 오늘처럼 이렇게 멀어져 버린게 아닌가, 하고 말씀하십니다.
달리기를 하게 된 이유는 건강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어느 달리기 하는 날, 어느 분이 요리 모자를 쓰고 옷에다 자신이 하는 가게를 소개하며 달리는 것을 보고 당신도 기왕에 달릴 거, 그렇게 당신이 하는 일을 알리자, 그래서 도움을 좀 받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 당신의 뜻을 그렇게 알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스님은 1km마다 백원을 적립해 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이렇게라도 할테니 크게도 말고 km당 백원만 후원해 주시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100km를 달리면 만원이 들어오는데, 지금까지 달린 거리가 약 8천 km 라고 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스님은 8천만원 정도의 후원금을 받은 셈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은 돈이 복리로 불어나는 법! 스님의 서원에 동참한 여러 이웃들의 도움으로 이보다는 많은 후원금이 들어와 이주민을 위한 집도 사고 병든 이웃들도 지원해 주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스님의 책(혼자만 깨우치면 뭐하겠는가?)을 보신 기독교인 한 분이, 당신이 선교 사업을 위해 모아둔 돈 백만원 중 50만원을 주신 적도 있고, 어느 분은 거금 500만원을 아무 연락도 없이 입금시키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스님은 말씀합니다, 그 돈이 얼마나 아까우셨겠냐고. 당신도 오천원 만원 하나도 당신을 위해 못 쓰시고 남을 주려면 힘든데 그 분은 얼마나 더 힘드셨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어려움이 있어야 뭘 하는 것 같고, 조금만 도와주면 되는데 하다 보면 또 모금이 되더라>고 지난 일을 말씀하십니다. 또 어떤 분은 저보고 (건강을 위해) 그만 뛰라고 하는데, 그 말씀하기 전에 후원을 해주시면 더 좋겠다며 웃으십니다.
스님은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우리나라는 자살율이 높다, 청소년 행복 지수가 제일 낮아요. 저는 희망이 있어요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자비의 마음을 많이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면 아이들이 <인생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고 목표가 없고 아이들을 성적으로만 평가하기에 힘들어진다, 그런 면에서 불자들은 성적보다 자비의 마음을 얼마나 더 실천하느냐, 그게 더 부처님 가르침에 가까운 불자가 아닌가, 공부 잘하라 좋은 대학 가라 기도하기보다 <우리 아이가 자기가 가지고 태어난 재능을 잘 찾아갈수 있게끔 안내해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라고.
사단법인 꿈을 이루는 사람들의 대표이기도 하신 스님. 이런 단체를 세우게 된 이류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살면서 꿈이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에서 사망하거나 다치면 꿈을 잃어버린다 왜 저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꿈을 이뤄야 하는데 왜 잃어버릴까 그래서 꿈을 이뤄주자고 하는 마음에서 세운 단체."라는 것입니다.
스님은 기와불사나 불전함에 돈 넣는 것이 불교만을 위해 쓰여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아무 관계 없는 분들 위해 쓰여지는 게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씀합니다. 사회자는 기부라는 것이 마음의 문제구나, 천원은 별 게 아니지만 그 천원을 꼭 필요한 곳에 낼 수 있는 그 마음이 있어야 되겠다고 말씀하자 스님은 이렇게 화답하십니다. "모금은 돈을 모으는 게 아니라 마음을 모으는 것이라 배웠다. 그래서 달리는 것. 그냥 달라는 게 아니라, 제가 이렇게까지라도 할 테니까 주시면 제가 쓰는 게 아니라 대신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요즘은 큰기업에서도 초청한다고 합니다. 스님으로 부르는 게 아니라 살아온 모습이 직원들에게 큰 감명을 줄 것 같다는 이유에서랍니다. 스님은 이렇게 책도 내고 방송 출연도 하는 것이 전법이 되겠구나하고 말씀합니다.
스님은 아직 멈출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왜? 아직도 자전거 페달을 밝아야 할 정도로 할 일이 남아있기에! 그리고 후회는 없다고 하십니다. 왜냐면 이 때문에 더욱 단단해진 원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육체의 눈은 잃었지만 마음의 눈은 얻었다고 생각한다시며, 그런 점에서 앞으로 희망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함께 의미있게 살고자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 동행하자, 이 아름다운 세상 같이 살자, 이 얘기를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한 마디를 청하자 스님은 <유구감응(有求感應)>, 간절하게 구하면 응답이 있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래서 <천수천안관음보살께 간절히 기도하면 이루어진다>시며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무엇이 간절한 것인가? 그게 진짜 간절한 것인가? 꼭 간절한 건가? 이렇게 되물어본다면 우리 삶의 방향은 나아질 것이다>라는 말씀으로 끝을 맺습니다.
수행 붐이 일어나 온통 수행으로 가득 찬 한국불교. 그러나 수행이란 멀리 있는 것,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밝은 한마음이 있는 곳이 바로 수행입니다. 그리고 그 밝은 한마음은 서원(誓願)으로 비로소 불이 붙기 시작합니다.
서원을 세우면 곳곳이 도량이요 하는 일마다 수행일지니, 부디 우리 불자님들은 수행에 속지 마시옵소서! 천만번 만만번 절을 해도 밝은 서원이 없으면 굴신운동에 불과하고, 천만번 만만번 화두를 깨쳐도 내 마음에 밝은 서원이 없으면 사람 속인 일만 됩니다. 온 세상이 깨달음이요 온 세상이 부처님 공양 도량인 줄 알아, 수행만 붙잡고 일생을 나도 속고 남도 속이는 그런 공부는 이제는 그만 둘 시절인연이, 아 정말 우리에게 도래했습니다!
*스님 말씀에 의하면, 베트남 캄보디아가 6.25 때 추리를 도와준 국가라고 합니다. 군인을 보내준 16개 국가 외 물자를 보내준 39개 국가 중에 베트남 캄보디아가 있고, 그 중 캄보디아는 쌀을 보내줬다고 합니다. 그리고 베트남 출신으로 결혼하신 분만 지금 4만명이라며 스님은 국경도 민족도 인종도 뛰어넘어야 참 종교라는 부처님 말씀이 이제 딱 맞다고 하십니다. 그런 점에서 기왕에 한국에 와서 아이를 키우는 그 분들 도와주자는 것이 스님 생각입니다.
진오스님-사단법인 꿈을 이루는 사람들의 대표, 김천 다문화가정센터 센터장, 구미 대둔사 주지
*스님이 말씀하는 인생의 목표는 불교 언어로 말씀드리면 <서원>입니다. 로고테라피의 창시자 빅터 프랭클박사도 <의미>를 아는 사람은 죽거나 자살하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오늘 말씀드린 스님의 인터뷰는 불교방송 <우리절 우리스님> 코너 2014년 12월27일 방영분입니다.
첫댓글 스님 한우물을 파고 계시는군요.
대도무문이라 ...
존경!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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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_()_
나무아미타불 _()()()_